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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사고로 한 팔 잃은 요리사, 로봇팔을 얻은 후 3년 간의 이야기

2011년 몬타나주의 한 야산에서 에듀라도 가르시아Eduardo Garcia는 하이킹을 하고 있었다. 미동없는 곰 한마리가 그의 시선에 들어왔다. 가지고 있던 칼로 곰을 찌르는 그 순간, 그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진 뒤였다. 2,400볼트가 흐르는 전선에 감전되어 죽은 곰에 몸에는 전류가 아직 흐르고 있었다. 가르시아는 정신을 잃으며 쓰러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의 눈 앞에는 검게 재가 되어버린 왼손이 보였다.

왼손을 절단해야만 했다. 주요 근육들과 말단 신경이 모두 손상을 입었다. 가르시아는 삶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내 육신의 수명은 조금 줄어들었겠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걸을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며, 먹을 수도 있고, 요리도 할 수 있어.” 큰 사고를 겪고 난 후 당연하게 누렸던 것들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어린 시절, 가르시아의 부모는 아이가 보이지 않으면 주방으로 향했다. 아이는 항상 주방에 있었다. “15살, 돈을 벌려고 피자를 만들어 팔았어요. 야외로 나가 사냥하고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죠. 그럴 때마다 요리는 제 삶의 숙명이라 느껴요.” 그에게 요리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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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열정과 의지를 감전 사고가 꺾을수 없었다. 가르시아는 쇠고리 의수를 착용하고 퇴원 후 5일 만에 주방으로 복귀했다. 왼손이 없으니 무거운 물건을 들 수도 없었다. 예전엔 눈감고도 하던 양파썰기가 절벽을 오르는 일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가르시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한 손으로 스테이크를 굽거나 살사 소스를 젓는 일을 맡았다. 새 의수와 함께 예전에 쉽게 할 수 있었던 일들을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배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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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소개된 에듀라도 가르시아의 로봇 의수 착용 모습

지난해 9월, 그는 ‘터치바이오닉스Touch Bionics‘와 ‘어드벤스드암다이나믹Advanced Arm Dynamics‘의 두 회사로부터 새로운 로봇 팔을 얻게 됐다. 근육의 움직임을 소프트웨어로 분석하는 ‘미오엘렉트릭Myoelectric‘이라는 신기술이 적용된 로봇 팔이었다. 로봇 팔은 무려 25가지의 근육의 움직임을 구별해낼 수 있으며 용도에 따라 달린 손의 형태도 교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힘과 속도, 민첩성이 부족했다. 부족한 부분이 보이기 시작하니 더 필요한 부분도 생겼다. “전동칼갈이가 달려 있으면 어떨까? 모니터로 알림을 보내주는 세균감지센서는?” 그의 호기심은 한쪽 팔을 잃은 셰프들을 위한 로봇 팔 개발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당시 가르시아는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소개됐다. 일명 ‘바이오닉셰프Bionic Chef로 생체공학 셰프 혹은 인조인간 셰프라는 뜻이다. 기존에도 로봇의수(義手)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어떤 직업보다 손이 필수적인 셰프의 로봇 팔 개발은 세계적으로 더욱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셰프들이 아무리 장비를 좋아한다고 해도, 세상 어느 셰프도 가르시아만큼 비싼 장비를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오래 가지 않았다. 무려 $150,000(한화 약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조리도구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의수(義手)는 너무 비싸서 보험회사의 보상 대상도 아닌데다가, 팔을 잃은 사람만을 위한 장비를 만든다는 것은 사업성이 전혀 없었다. 그때 가르시아는 자신이 로봇공학자가 아니고, 미디어의 관심이 역시 자신의 행복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요리사의 본분에 충실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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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ana Mex의 홍보영상 – 제한적인 신체 조건에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요리할 수 있는 기계 의수로 돌아왔다.

그는 다시 주방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로봇 팔이 아닌 쇠고리 팔이 달려 있다. 쇠고리 팔로 요리하기가 여전히 쉽지는 않다. 얼마 남지 않은 근육으로 쇠고리를 움직여야하는 데다 무게도 엄청나서 야채를 씻으려면 허리가 부러질 지경이다. 하지만 그는 긍정적이다. “떼었다 붙일 수도 있죠, 원한다면 휘스크나 주걱을 꽂아 쓸 수도 있어요. 펄펄 끓는 물에 집어 넣을 수도 있고, 손가락을 자를 염려도 없죠. 1억5 천만 원짜리 로봇팔을 달고 있으면 아무 일도 못 했을거에요.”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려고 많은 시간을 쓴 만큼 그에게 인생은 짧다. 그는 자신이 절실히 원했던 것은 요리였으며, 요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제는 안다. “저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요리를 할 뿐입니다. 제가 어떤 방식으로 당근 껍질을 벗기고, 얼마나 힘들게 파스타를 삶아내는지 누가 상관해요? 중요한 것은 제가 만든 음식이 얼마나 맛있냐는 것입니다.”

그는 현재 소스와 향신료를 판매하는 식품업체인 ‘몬타나맥스Montana Mex‘의 공동창업자이자 여전히 여행과 사냥, 아웃도어 스포츠와 요리를 즐기는 요리사다. 왼손을 잃은 지 3년,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의 삶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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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다." 음식을 만드는 당신을 아는 것으로 대한민국 식문화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셰프뉴스 대표 robin@chef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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