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blr_nk7yyoWPvz1tdoka8o1_1280

식품회사는 담배회사만큼 해로운가? 서홍관 교수 글에 대한 견해 2

Editor’s Note 지난 7월 21일 국립암센터의 서홍관 교수가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대한 최낙언 이사의 견해를 연재합니다. 최낙언 이사의 원래 글에는 총 8개의 반박 내용이 있으며, 셰프뉴스는 4번에 걸쳐 전달할 예정입니다.

| 반론3. “식품회사도 담배회사 못지않게 연구를 왜곡해왔다”고?

-인체의 건강과 관련된 실험(임상시험)은 주로 의료기관과 관련 연구소가 한다.

식품회사는 식품의 효능광고를 할 수도 없다. 의사나 과학자들이 어떤 식품이 건강에 좋다고 하면 그런 소재를 넣은 제품을 출시하거나, 무슨 식품이 나쁘다고 하면 재빨리 그것을 빼거나 대체한 제품을 출시하는 정도이다. 심지어 건강기능식품도 제품에 효능표시는 규정에 정해진 최소한의 문구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70조가 넘는 식품시장에서 홍삼을 제외한 건강기능식품은 2조 원이 되지 않는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식품법규가 까다로운 나라도 없고, 표시나 광고가 까다로운 나라도 없다. 단지 방송에 출연한 일부 의사, 한의사, 영양학자가 무차별적인 자유를 누리고 있을 뿐이다. 식품회사는 특정 성분의 효능에 대한 임상 시험을 하지는 못한다. 그 실험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의료기관과 관련 연구소들이다.

식품회사가 그렇게 여론 조작에 능숙하다면 왜 지난 50년간 MSG, 사카린, 첨가물에 대한 누명을 벗지 못했을까? 시중에 온갖 엉터리 괴담과 서적들이 난무하는데도 말이다. 진실을 왜곡하는 능력이 그렇게 좋다면 그 능력의 1/100이라도 거짓말을 없애는 데 사용했다면 지금 같은 식품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안전한 식품을 먹는 나라도 없는데 국민 대부분이 식품에 대해 불안해한다. 그런데도 속수무책인 것이 식품회사의 소통 능력이고 로비의 능력인 것이다.

한 번에 끝날 이벤트를 무마하기 위한 로비의 영향력을 의심하는 것은 그래도 합리적이다. 그런데 식품이나 식품원료는 날마다 수백만 또는 수억 명이 먹게 될 것이라. 로비로 결과를 왜곡하면 반드시 뒤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식품이나 식품원료의 연구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무작정 로비의 결과라고 우기는 것은 의혹이 아니고 그냥 과학과 이성에 대한 모독일 뿐이다

lobbyists
| 반론 4. “식품에서 가공과정은 식품회사의 이익을 만드는 과정이다. …”

-비타민과 미네랄도 첨가물이고 원하는 어떠한 규격의 제품도 만들 수 있는 것이 식품회사이다.

국민 주치의로 불리는 유명한 의사가 쓴 책에 냉동식품이나 아이스크림에 보존료, 방부제가 쓰인다고 주장을 해서 매우 놀란 적이 있다. 아무리 식품에 대해 공부를 안 했어도 냉동하면 미생물이 죽지는 않아도 증식은 안 된다는 것은 알 것이고, 그렇다면 미생물 억제를 위한 보존료는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알 텐데, 시중에 매우 흔한 불량도서의 내용을 앵무새처럼 그대로 떠들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실망했다.

사실 서 교수의 이번 주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공부하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앵무새처럼 떠든 것이다. 모든 상품은 부가가치를 부여하여 이익을 만드는 과정이다. 식품이 아니라 식품원료인 설탕이나 소금에 정제과정이 있다. 건강전도사들이 무작정 천연은 좋고 합성은 나쁘다고 하다가 설탕과 소금은 천연인데 왜 나쁜 것이죠? 라는 질문에 만들어낸 억지가 정제과정에서 섬유소와 영양은 없어지고 당분(혹은 염분)과 칼로리만 높아진다는 주장을 그대로 식품 전체에 대입한 것이다. 정제과정만으로 식품이 만들어진다면 식품을 제조하기가 얼마나 쉽겠는가? 비타민과 미네랄도 식품첨가물이고 그런 성분은 정제의 과정을 통해 늘어나는 것이 아니고 배합에 추가하는 공정을 통해 증가한다. 가공식품은 뭘 빼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개별 성분을 하나하나 정확한 온도와 시간에 맞추어 정교하게 투입하여 만들어진다. 최근에 요리에서 개별 성분을 다루고 기존보다 정교하게 온도와 시간 그리고 프로세스를 지키는 분자요리가 등장했지만, 가공식품은 맨 처음부터 그런 분자요리였다.

About 최 낙언

최 낙언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부터 제과 회사에서 근무했고,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하여 연구했다. 첨가물과 가공식품을 불량식품으로 포장하는 거짓된 프로그램에 충격을 받아 www.seehint.com에, 여러 자료를 스크랩하고 연결, 정리하여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한 결과물을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감칠맛과 MSG 이야기』가 있으며, 나머지 생각도 몇 권의 책으로 마저 마무리 할 예정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