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뜨거워진 요리인들의 열린 모임 “힐링셰프, 여덟 번째 밤”

홀과 주방의 불빛이 하나둘 꺼지기 시작한다. 주방 정리를 막 마친 요리사들이 다시 자신의 도구 가방을 챙겨 발걸음을 재촉한다. 매월 요리사들이 모이는 늦은 밤 모임 ‘힐링셰프’에 참여하기 위해서.

지난 23일 일요일 밤. 서울 방배동에 있는 에이셰프요리학교ACCA(이하ACCA)에 약 80여 명의 요리인들이 모였다. 지난 1월부터 매월 빠지지 않고 열린 힐링셰프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금용의 이산호 셰프와 리츠칼튼 호텔 취홍의 구근모 요리사 등 5명 내외의 주최 팀이 손발을 맞춰 왔다. 덕분에 지금의 힐링셰프는 요리사가 마음껏 즐기고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성장했다. 주최 측은 요리시연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조리 팁을 공유하고, 블랙박스 요리대회로 행사에 열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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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 시연으로 아이디어와 팁 공유

블랙박스 요리대회에 앞서 행사 장소를 제공한 ACCA 안종성 대표의 시연과 리츠칼튼 호텔의 취홍 소속의 구근모 셰프의 중식 요리 시연이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옹기종기 모인 참여자들은 시연의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카메라에 순간순간을 담았다. 때로는 탄성으로 때로는 웃음과 박수로 시연자와 관람객은 호흡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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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메뉴를 시연한 안 대표. 첫 번째로 맑은 토마토 콩소메 수프를 만들었다. 붉은색의 토마토지만 한천으로 이용해 맑은 수프를 뽑아내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마이크로 허브 샐러드에 수비드 조리한 생선 롤과 토마토를 이용한 아이올리 소스를 곁들였다. 주요리는 저온조리한 오리 가슴살에 데운 채소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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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구근모 셰프의 시연이 있었다. 중식 요리사이지만 서양식 소스를 사용해서 새로운 요리 팁을 공유한 점이 특이했다. 두 가지 요리를 선보였는데, 첫 번째로 토마토소스에 버무린 새우튀김을 선보였다. 우선 신선한 중새우에 이연복 셰프가 전수한 전분 튀김 옷을 입히고 약180℃ 기름에 튀겼다. 토마토소스는 네슬레에서 제공한 부이토니 토마토소스와 데미글라스 소스를 베이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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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요리로 팔각해삼을 만들었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해삼 속에 메쉬 포테이토와 다진 새우 살을 채워 넣고 튀긴다. 튀긴 해삼 위에는 데미글라스와 설탕, 닭 육수, 미극장(조미 간장)을 섞어 만든 소스를 붓는다. 홀과 주방의 불빛이 하나둘 꺼지기 시작한다. 주방 정리를 막 마친 요리사들이 다시 자신의 도구 가방을 챙겨 발걸음을 재촉한다. 매월 요리사들이 모이는 늦은 밤 모임 ‘힐링셰프’에 참여하기 위해서.

| 요리 욕망을 자극하는 블랙박스 대회

행사의 백미는 블랙박스 요리대회였다. 한정된 식재료와 시간. 그리고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서 요리를 완성해야 한다는 조건은 요리사의 창의성과 임기응변 실력을 높일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 대회에 제공된 식재료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각종 해산물, 육류와 네슬레에서 협찬한 소스류, 경북 봉화군의 해오름 농장(대표 최종섭)에서 재배한 특수채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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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에 참여한 총 일곱 팀은 30분 동안 같은 메뉴를 두 플레이트를 제출했다. 4명의 심사위원은 제출한 음식의 설명을 듣고 시식을 통해 순위를 결정했다.

전체 행사의 사회를 맡아 진행한 이산호 셰프는 시상에 앞서 “원래 이렇게 긴장감 넘치거나 성대하게 할 생각이 없었는데, 하다 보니 참가자들의 실력과 퀄리티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대회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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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1 조성원29,심야식당시즌3/권용국,37,서가네순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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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2 배가령,35, 븟/이상필,32,레스토랑 피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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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3 정동명,32,중식레스토랑 제일호/박준완,28,도와줘요달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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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4 김남성,36,생어거스틴/김지훈,33,퓨어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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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5 나영훈,33,리츠칼튼 호텔 취홍/왕병훈,39,리츠칼튼 호텔 취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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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6 김민희,29,Y1975/최순철,28,프랑스에 다녀온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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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7 최병욱,48,몽중헌/구광신,48,파크루안>

30만 원 상당의 븟 조리복 상품권을 받게 된 1등은 김지훈, 김남성 요리사가 차지했다. 2등은 이상필 셰프와 배가령 븟 매니저가, 3등은 최순철, 김민희 요리사, 4등은 리츠칼튼 호텔 취홍의 두 요리사 왕병훈, 나영훈 씨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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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엘엑스코리아에서 협찬한 시중가 50만원 상당의 올리브 오일을 상품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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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요리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12시간 일을 하면서 일에 몰두하기 쉬운데, 요리사는 그러면 안 됩니다. 커뮤니티를 통해 계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위주로 모이고 있는데, 많은 선후배님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폐쇄적인 모임이 대부분이었던 외식 업계. 요리사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인이 모여 순수하게 교류할 수 있는 자리는 그만큼 소중하다. 특히 요리사를 구심점으로 한 모임은 손에 꼽기도 어렵다. 앞으로 모임의 횟수를 거듭해도 변하지 않고 열려있는 요리사 모임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 행사 현장 슬라이드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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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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