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될 것인가?” 전통주를 사랑하는 다섯명의 좌담회

“술은 입속을 경쾌하게 한다. 그리고 다시 마음속을 터놓게 한다. 그래서 술은 하나의 도덕적 성질, 즉 마음의 솔직함을 운반하는 물질이 된다.” by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지난 8월 7일 서울 인사동 전통주갤러리에서 전통주 시장의 중심에 있는 인물 다섯 명과 셰프뉴스가 한자리에 모였다. 전통주 업계의 현실과 대안을 이야기 한 약 2시간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의 솔직함을 운반하는 물질’인 술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한반도에는 이 땅에서 나는 곡물로 빚은 술이 존재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술을 전통주라 부른다. 어쩌면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전통주 한 잔에 담아 들이키는 중인지도 모른다. 과거 집집마다 향과 맛이 달랐던 술은 그 이전과 달리 조선시대를 정점으로 고급화에 성공했다. 멥쌀에서 찹쌀로 바뀐 원재료부터, 단양주법에서 중양주법으로 바꾼 발효 기술까지. 현재도 명주로 꼽히는 당시의 술은 이런 격상된 양조기술이 있었기에 이어져 올 수 있었다.

광복 후 70년이 흘렀다. 최근 들어 다시 우리 술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젊은 층 사이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 좌담회의 장소를 제공한 전통주갤러리의 이현주 관장도 이날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젊은 친구들의 방문이 급격하게 늘었어요. 이들은 지금까지 몰랐던 전통주를 하나의 술 문화, 놀이 문화로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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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주란 무엇인가?

1910년 조선 왕조가 무너지고, 일제가 들어섰다. 한반도를 불법 침탈한 지 5년만에 그들은 주세령을 포고했고, 찬란했던 가양주는 자취를 감춰야 했다. 어느 주점에서나 같은 맛의 술을 마셔야 했던 우리 인생 선배들은 자연히 전통주의 매력을 잊어 갔다. 짧게는 한 오백 년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전통주는 일본강점기를 기점으로 물 건너 들여온 술에게 상석을 내준 꼴이 된 셈이다.

이후 지금까지 관습으로, 또 문화로만 남아 있던 전통주 산업을 법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전통주는 무엇이고, 어떤 조건이 있어야 전통주로 불릴 수 있는지를 정의하는 과정이다.

현재 전통주는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약칭 ‘전통주산업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법에 의하면 전통주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법에 따르면 ① 중요무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가 빚은 술, ② 식품명인이 제조한 명인주 스무 가지 술, ③ 우리나라 지역 생산물을 주원료로 만든 시도지사의 추천을 받은 술, ④ 농림부 장관이 정한 술 이 네가지를 전통주라 부른다. 이 중 ①~②에 포함되는 술이 민속주, ③을 지역특산주로 분류한다

다시 불붙기 시작한 전통주 소비 열풍. 소비자 근저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도 새 역사를 쓰는 데에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 현상을 짚어보고 그 이유와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그래서 중요하다. 전통주 산업 일선에서 앞으로 달리기만 했던 5명을 불러 세워, 잠시 주변을 둘러볼 시간을 함께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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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이 자리를 기획하면서 공부하다 보니, 전통주가 무엇인지 알기가 조금 어려웠어요. 그리고 약주와 청주에 대한 법적인 인정과 일반 소비자가 인식하고 있는 부분에도 괴리가 있는 것 같고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상현– 저도 장사를 시작할 때 어떻게 구분을 해야 하는지 분간이 안 되더라고요. 곡주는 크게 제법이나 성상에 따라 3단계로 나뉘는 걸로 알거든요. 탁하게 만들어진 막걸리, 이 술을 가라앉히고 위에 뜬 맑은 술로만 만든 것이 청주, 그리고 청주를 증류해서 만든 증류식 소주. 쉽게 탁하니까 탁주, 맑으니까 청주, 증류하면 소주로 이해하고 있어요.

이현주– 이미 전통주가 무엇인지는 법적인 근거와 정의가 있으니, 업계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듯한데, 청주와 약주 부분은 추가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소비자는 가양주가 아닌 주류 제조 면허를 가지고 제조되어, 시중에 판매되는 술을 기준으로 삼거든요. 소비자가 인식하는 청주하고 전통주 업계에서 부르는 청주의 개념에 차이가 있어요.

현재 주세법상 청주는 입국방식으로 만든 것을 말하고, 약주에 우리 전통누룩으로 만든 술이 포함됩니다. 그래서 전통주 종사자들이 ‘우리 청주를 마시자!’ 하면 일반 소비자들이 헷갈릴 수 있어요. 우리 제조 방식과 원료로 만든 술이 잘못하면 다른 술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죠. 청주가 엄연히 우리 술의 하나이지만, 아쉽게도 일본을 대표하는 술로 인식되잖아요. 법의 규정대로 약주라고 통일해서 부르는 것이 전통주 발전에 긍정적일 것 같아요.

안상현– 맞아요. 제가 판매자의 입장이다 보니 소비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많거든요. 실제 막걸리는 10도에서 15도 사이의 알코올이 있는데, 소비자들은 희석해서 알코올 도수를 낮춘 6도짜리를 막걸리로 이해하거든요. 다시 말하면 소비자는 탁하면 다 막걸리고, 맑으면 청주라고 인식하니까 업계에서 먼저 제대로 술을 부르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박중협– 저도 비슷하게 생각하는데요. 예전에는 약주라는 개념이 정확하게 사용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청주가 맑은 술을 지칭하는 용어였죠. 우리 술 같은 경우에 발효할 때 약초를 넣어 향도 내고, 건강에 좋은 술이라는 개념 때문에 약주라는 단어가 쓰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10년, 20년 전에는 약주라고 불리는 술이 잘 팔렸는데, 지금은 잘 안 먹죠. 아무래도 옛날 느낌도 나고, 일본 청주(사케)가 고급술이고, 약주는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 생긴 것 때문인 것 같은데, 한 번 정리할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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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위에서 잠시 전통누룩과 입국 방식의 누룩을 말씀하셨는데, 두 가지 제조방식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박중협 – 입국은 백국균 아스퍼질러스 균이라고 하는데, 그것만 끄집어내서 그것만 배양을 한 겁니다. 깨끗하고 단일한 맛을 낼 수 있는 베이스가 되는 균이고요. 누룩 같은 경우에는 메주같이 공기 중에 내버려 두는 겁니다. 황국균도 있고, 푸른곰팡이도 있고. 당연히 이것을 가지고 술을 담그게 되면 다양한 맛을 내게 되죠. 복합적인 맛이냐 단순한 맛이냐의 차이가 있는데, 예전에 약주가 흥했을 때는 좋을 수 있지만, 최근에는 판매가 조금 떨어질 수 있을 거예요. 왜냐면 사람들이 가면 갈수록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원하기 때문이죠.

이현주– 결국 음식문화 차이라고 봐요. 누가 더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죠. 전통 누룩은 다양한 균들과 미생물 효모를 전부 사용하니까 당연히 맛이 복합적이죠. 사실 입국 방식에 쓰이는 누룩도 우리나라에 있었던 누룩의 한 종류였으니까요. 단일 균을 이용하다 보니까 품질 컨트롤에 용이하다는 정도의 장점이 있겠네요.

전통누룩이 청국장 같은 풍미라면, 입국으로 만든 술은 낫토 같은 깔끔한 맛을 주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둘 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 것이죠.

Q 네 말씀하신대로 모든 조건을 갖춰서 전통주로 인증이 되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이승용– 주세 즉, 세금 감면혜택이 있어요. 소주 같은 경우는 36~72%까지 세금을 내야 하는데, 그 중 50%의 세금 면제 혜택이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사 하단에 법령 기준을 제시

Q 그렇다면, 법적으로 전통주로 분류되지 않는데, 전통주로 인식하고 있는 술을 볼 때의 느낌은 어떤가요?

이승용– 소비자가 전통주를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어요. 법규상의 논리와 사람들이 느끼는 것의 차이는 인정을 하는 거죠.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나는 술을 모두 전통주라 불러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이미 주류업계의 대형 업체들이 모든 설비와 인력을 갖고 전통주 시장에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것은 걱정됩니다. 대형 업체가 품질 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을 유발해서 시장 자체가 공멸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어서입니다.

안상현– 저도 참 우려하는 부분인데, 산업이 처음 생겨날 때 어느 정도 성장이 돼 있는 상태에서는 대형 업체하고도 경쟁이 되는데, 아직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90% 이상인 산업에서는 대형 업체의 독점이 가속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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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주 인기의 시작과 보완점

전통주 관련한 기사를 찾다 보면, 막걸리 매출과 수출이 반 토막 났다는 내용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막걸리의 쇠락 이면에는 개성 넘치는 전통주의 재발견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숨어 있다. 값싼 막걸리가 마중물이 되어 지금은 전통주에서도 고급주에 속하는 술들이 속속 소개되는 중이다. 특급호텔 최초로 제주도 켄싱턴 호텔에서는 전통주 전문 한식점을 오픈했고, 서울 유명 도심 곳곳에 있는 세련된 전통주 전문점에는 예약이 줄을 잇는다. 업계 일선에서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들어봤다.

Q현재 전통주 시장이 재조명받으면서 오히려 트렌드를 이끈다고 보이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현주– 전통주의 트렌드를 비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건 문배주 사진이에요. 전통주의 과거와 현재가 보이니까요…. 문배주가 최근 젊은층에 크게 어필하고 있는 데는 젊은 감각의 문배주 유리병이 한 몫 했다고 봅니다.

이승용– 진짜 1년 전만 해도 문배술을 먹을 수 있는 술집이 없었어요. 파는 데가 없었으니까. (웃음) 근데 지금은 1년 전에 비해 취급하는 업장이 늘어서 많이 찾아 볼 수 있으니 상황이 변한 건 맞죠. 근데 문배술만 그런 게 아니고 (전통주) 전반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는 것 같아요.

문선희-막걸리학교 같은 경우도 일찍 찾아온 기수에는 대부분 40~50대 은퇴를 앞둔 분들이 찾아오셨어요. ‘귀촌해서 양조장을 만들어볼까’해서 오신 거죠. 근데 요즘은 연령대가 확 낮아졌어요. 30대, 20대 중반까지. 광고기획자, 홍보전문가, 전통주 관련 창업을 희망하는 젊은 분들의 수강신청이 꽤 늘었어요. 이 전에는 마셔볼 기회가 없어서 전통주를 몰랐다면, 지금은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커질 정도로 상황이 바뀐 것 같아요.

이현주– 여기 전통주 갤러리에 있으면 변화를 격하게 느끼거든요. 정말 젊은 친구들이 많이 와요. 예전에는 전통주가 애국심이라든가 자아 정체성 찾기의 소재로 사용됐었어요. 근데 요즘은 전통주 자체를 재미있는 놀 거리로 인식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제는 전통주가 문화로 인식되면서 대학 졸업작품을 위해 취재하러 오거나, 외국인 친구들 데리고 와요. 신이 나서 맛을 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언제 한 판 놀고 싶을 정도로 즐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고 그래요.

이승용–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것 같아요. SNS를 이용한다든가, 예능방송 소재가 된다든가. 제가 전통주 시장에 입문한 게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진짜 3~4년 전까지는 희석식 소주나 저렴한 막걸리가 아닌 팔도 막걸리를 전국 주점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대부분 명절에 파는 게 전통주 판매의 정석이었으니까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웃음) 2014년에 인터넷에서 문배주를 검색하면 2010년 자료가 가장 최신 자료로 뜰 정도였으니까요.

안상현– 전통주가 주목 받고 있는지 생각해보니 진짜 그런 것 같네요. 백화점에 전문 코너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그렇고, 텔레비전에 나오고도 하니까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두 가지 정도가 생각나네요. 2008년 일본에서 막걸리 붐이 일면서 역으로 우리나라에도 막걸리가 유행했었던 일이 하나이고, GDP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자연스레 소비성향이 변한 게 두 번째네요. 작은 사치품, 스몰 럭셔리라고 하나요? 예를 들어 위스키 성지순례나 수제 맥주 전문점을 찾는 식이죠. 전통주는 다른 외래 술보다는 접근하기가 더 쉽고 직접 만들기도 쉬워서 더 주목받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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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다른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전통주에 유입 되는 점도 주목할 만해요. 이미 자신의 전문분야 특히 마케팅이나 홍보 쪽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이 전통주를 새로운 소재로 삼고 진심으로 즐기고 있으니까, 방향이 제시된 것 같아요. 대동여주도의 이지민 씨만 해도 와인 업계에서 10년 이상 홍보와 마케팅을 하다가 전통주의 매력에 빠져서 참신한 발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고, 그 외에도 곳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 고무적이죠.

양조장에서도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오랜 시간 쌓아온 제조 기술을 더 정교하게 발전시키고 있어요. 경영과 마케팅, 양조분야에 있어 2~3세대의 약진이 두드러지지요. 이승용 전수자도 대학에서 양조를 전공하셨고요.

문선희-전통주를 취급하는 전문 판매점이 늘어난 것도 중요한 대목인 것 같아요. 2-3년 전만 해도 전통주를 즐길 곳이 없었는데, 지금은 전통주를 이해하는 젊은 오너셰프들이 음식과 어울리는 전통주를 매칭하는 주점들도 늘고 있어요. 앞으로 전통주 마시는 방법에도 스토리를 입히면 더 좋은 반응이 생기지 않을까 해요. 술은 기호식품이니 술에 따라 담긴 병이 다르고, 술잔이 달라져도 좋겠지요.

안상현– 마시는 방법 이야기가 나와서 홍보 잠깐 하자면, ‘안씨막걸리’도 올여름부터 수박소주를 만들어 팔고 있어요. 이강주하고 수박하고 섞어서 만드는데, 맛 궁합이 좋더라고요. 여성 소비자들이 이강주의 생강이나 계피 향과 달달한 수박의 맛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우리 가게 매출 올리는 효자 메뉴입니다.

현재 막걸리 매출이 반 토막 났다고 하는 뉴스를 접하는데, 크게 막걸리는 3천 원대, 1만 원대, 2만 원이 넘는 고급 막걸리 이렇게 삼등분할 수 있습니다. 매출이 급하락한 부분은 3천 원대 저가 시장이고요. 나머지 시장은 이전과 크게 차이 날 정도로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희 가게에서 취급하는 고급 막걸리 판매량은 조금 더 올랐어요. 결국, 판매점과 양조장이 함께 스토리를 발굴해서 소비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문선희-우리나라 3대 백화점 중 하나에서 VIP용 선물 세트를 만드는 데, 전통주 관련 상품이 무엇이 있는지 컨설팅 문의를 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전통주가 발전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양조장만의 독특한 병도 존재하지만, 그와 함께 술 이름과 상표의 디자인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얼마든지 세련된 이미지를 담아낼 수 있으니 유리병 제품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어요. 각기 새로워진 병과 디자인으로 전통주의 가치를 새롭게 부여하고 전통주 명품화 작업으로 10만 원 이상의 전통주 세트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어요. 전통주에 다양한 이야기를 입힌 거죠. 최남선 선생이 <조선상식문답>에 스스로 묻고 답한 대목에서 조선3대 명주로 꼽았던 술로 이강고, 죽력고, 감홍로가 있어서 이 술을 세트로 출시했고 해당 제품은 그 백화점에서만 살 수 있었는데, 취급하는 매장과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했고 매출이 작년 대비 2배 이상 올랐다는 결과도 있었어요. 소비자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움직인다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죠.

이현주– 이런 예는 하나의 스토리를 개발한 이야기거든요. 스토리를 붙이고 유통 전문가와 매출을 늘릴 방법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조선 3대 명주 한 세트를 구성하니까 매출이 올랐잖아요. 좋은 예가 되겠네요. 이전에는 양조장 혼자 이걸 다 해야 했는데, 그게 되나요? 술 만들기도 바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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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양조장과 판매점 모두 새로운 방법을 찾는 일이 앞으로도 중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시는 것 같습니다. 혹시 국가나 지자체가 도움을 주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이승용– 제가 알기로는 양조장 대부분이 사업 확장이나 디자인, 패키지 개선 등에 쏟을 여력이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게 현실입니다. 가족단위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그리고 저까지. 세대가 넘어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고 들었어요. 물론 저도 그랬고요. 이런 과정을 지나면서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하는데, 현상 유지에 급급한 상황이라면 쉽지 않거든요. 지원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지금 현장을 지키고 계신 분들이 향후 5년에서 10년 내외로 은퇴를 해야 할 상황인데도, 전수자가 없어 큰일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양조 기술과 철학을 이어갈 전수자가 없으면 지금의 전통주 인기도 한 철 장사로 끝납니다. 사달이 나기 전에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봐요. 아직 전수자를 위한 지원은 전혀 없는 상태거든요. 명인 쪽에는 지원금이 있는데, 이런 명인제도의 혜택을 못 받는 분이 훨씬 많잖아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이현주– 그렇겠네요. 전수자 지원 말고도 중요한 부분이 있어 말씀드릴까 해요. 아까 잠시 문배주 패키지의 성공 사례를 이야기했는데, 사실 이런 디자인이나 경영 컨설팅만큼 절실한 부분이 바로 전통주에 숨은 스토리 개발하고 음용 방법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전통주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양조장이나 판매점에서 쉽게 하기 어려운 일이거든요. 전통주에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는 일에 지원이 필요합니다.

네. 오늘 모임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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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주류시장에서 전통주 시장이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높지 않다. 약 5% 정도로 측정하고 있는데, 막걸리 포함 전통주 시장의 매출액이 5,000억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영세 업체가 700곳이 넘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전통주가 걷고 있는 지금의 길은 누구도 걸어본 적이 없는 길이다. 주변 나라의 발자취를 곧이곧대로 참고할 수도 없다. 1982년, 다른 나라에 비하면 막 시작한 격인 전통주와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등의 노력. 이제는 빛을 발할 때이다.

광복 70주년, 한민족이 제 술맛을 다시 찾아 나선다.

전통주 갤러리 농림축산식품부가 전통주와 전통주 문화의 발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업으로 마련한 공간이다. 갤러리에서는 전통주 시음체험과 전통주 관련 정보 안내를 지원한다.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soolgallery

문배주 양조원 중요무형문화재 제88-가호, 식품명인 7호인 이기춘 대표가 만들고 있는 문배술은 1000년을 이어온 전통주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잡곡을 주원료로 빚는 술임에도 문배나무 향기가 나는 술로 유명하다. 지금은 이승용 전수자가 문배술의 전통 제조 방식을 이어받아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www.moonbaesool.co.kr/

우포의 아침 경남 창녕에 공장을 설립하고, 전통주 제조에 힘쓰고 있다. 2008년 양파를 이용한 발효주 제조방식으로 특허를 획득, 지금도 생막걸리와 함께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경남 창녕군 대지면 대지농공단지길 40

막걸리 학교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우리술 교육훈련기관 제2호인 막걸리학교는 2009년 개교한 이후 지금까지 26기 가 넘어섰고, 1000명이 넘는 동문 네트워크가 있다. 한국 술의 총체적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문화를 배우고 건전한 술문화를 전파할 수 있도록 교육이념을 세우고 있다.
홈페이지 www.soolschool.com

안씨막걸리 서울 이태원동 경리단길 끝자락에 자리를 잡은 한국 술 전문점이다. 간판을 내건 지 1년 만에 고급 전통주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자평, 어렵다던 전통주 전문점으로서 지금까지도 순항 중이다. 최근 소속 요리사 안주원 씨의 서적 <구글보다 요리였어>가 관심을 얻으며 더 유명해졌다.
홈페이지 www.facebook.com/ahnmakgeolli

*주세의 부과․징수

주정은 출고수량에 일정한 금액을 과세하는 종량세 제도이고, 주정외의 주류는 출고가격에 일정세율을 적용하는 종가세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주세는 국가의 조세수입이므로 납세의무자가 법규에 따라 신고․납부하여야 한다.

주류의 종류 주세율
주정 주정 ㎘당 57,000원
발효주류 탁주 과세표준의 5%
약주, 과실주, 청주 과세표준의 30%
맥주 과세표준의 72%
증류주류 소주류, 위스키, 브랜디, 일반증류주, 리큐르 과세표준의 72%
기타주류 기타주류 과세표준의 10~72%

1) 주류의 종류별 주세율

가. 과세표준은 제조원가에 통상이윤상당액을 포함한 금액
나. 농민주, 민속주일 경우 생산량이 작은 업체에 한하여 발효주류는 200㎘, 증류주류는 100㎘까지는 주세율을 50%감면한다.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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