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1,420만 명의 외래 관광객, 이들을 식당으로 어떻게 데려올까?

한국의 외식 시장이 포화되었다는 이야기는 20년이 가까이 풀리지 않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이미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1997년에 밀어닥친 IMF로 외환위기에 명퇴자와 해고자가 외식시장에 대거 참여하면서 신규사업자는 물론 기존 사업자들도 줄줄이 폐업으로 이어졌다. 그 이후로도 포화된 시장 상황은 좀체 나아지지 않은 채로 성장을 거듭했다. 1982년 이후로 28년간 총 26배의 급격한 성장을 이룬 한국의 외식산업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프랜차이즈 열풍과 함께 진입장벽이 낮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창업자가 외식창업전선에 뛰어들면서 더욱 과잉경쟁상태에 치달았다.

2012년에 발표한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음식점과 주점업의 사업체 수는 약 60만 개에 이르고 국민 30명 중 1명이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외식업소 1곳당 인구수가 약 80명일 정도니 많아도 너무 많은 셈이다. 과잉경쟁은 결국 식당 폐업률로 이어진다. 3년 이내 폐업하는 음식점이 64%, 5년 이내 문 닫는 음식점이 81%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업 5년이 지나면 식당 10곳 중 8곳이 폐업하고, 단 2개만 생존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아예 해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9년도부터 외래 관광객은 평균 13%의 연 성장률을 유지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발표한 ‘2014 세계관광규모’(World Tourism Barometer)에 따르면 한국의 관광산업은 14년 한 해 동안 외래관광객 1420만 명을 유치하며 20위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2계단 상승) 관광수입도 181억 달러(약 19조8213억원)로 18위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3계단 상승) 관광객 수와 수입 모두에서 세계 20위 안의 관광 강국으로 올라섰다. 내수 시장에만 고집하지 않고, 이 관광객을 손님으로 유치할 수 있다면 외식 시장 전체적으로도 과잉 경쟁 상황을 해소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장밋빛 미래에 얼른 취하고 싶으나 현실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어떻게 우리 식당을 외래 관광객에게 알리느냐”라는 문제와 “온다 한들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을 어떻게 응대할 것인가?” 라는 문제다. 이 고민을 오랜 기간 해오던 ㈜레드테이블이 서울의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외국어 메뉴판을 무료 제작, 배포해주는 프로모션을 8월 한 달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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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테이블은 외식 빅데이터 전문 분석 기업이다. 지난 5년간 포털사이트, 블로거, 식당 평가 사이트, 맛집 소개 서적, 맛집 소개 TV 프로그램을 모두 가리지 않고 200만 건이 넘는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단순히 취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랭킹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레드테이블 도해용 대표는 “평가자들의 과거 행동과 활동 패턴을 분석하면 순위 조작 알바나 마케팅 업체의 조작 행위를 찾아낼 수 있고, 이를 원천봉쇄하고자 했다.”라며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에 관해 설명을 덧붙였다. 넘쳐나는 거짓 정보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골머리를 앓고 있던 만큼 레드테이블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에 관한 논문은 한국관광학회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고 공공데이터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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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은 데이터로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당 1,000개를 추려냈다. 자체 앱을 통해 외래 관광객에게 한국의 음식점을 소개하고 있고 해외 관광객이 들리는 공항에서 앱을 소개하고 있다. 앱에서는 식당마다 4개의 메뉴씩, 총 4,000개의 메뉴를 등록해 보여주고 있다. 메뉴명, 설명, 사진, 가격은 한/중/영/일 네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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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서비스들이 풀고자 했던 문제도 풀어냈다. 단순히 식당에 대한 정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약과 결제 기능까지 실현한 것이다. 이 셋 중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레스토랑 업주 입장에서는 노쇼no show(예약취소없이 나타나지 않음)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서비스를 신뢰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우리가 해외여행을 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현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생기는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자 한 노력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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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레드테이블 앱은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8월 중에는 제주 지역의 정보도 제공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하반기 내에 한·중·일의 6개 도시(서울, 제주, 베이징, 상하이, 도쿄, 오사카)에 대한 서비스를 한국어/중국어/일본어/영어 4개 언어로 제공하는 한·중·일 통합 레스토랑 마케팅 플랫폼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레드테이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팀원 대부분은 외식경영 전공자 출신으로, 레스토랑 운영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 사항을 이해하고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레드테이블’이라는 이름은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주인공이 레드카펫 위에 올라서듯 외식업계의 주역은 레스토랑이므로 이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야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앱뿐만 아니라 출력된 형태의 메뉴판으로도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한다. 지난해 대통령상과 함께 받은 상금을 모두 한국 외식사업자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일에 쓰기로 했고, 8월 한 달간 해외 방문객을 위한 메뉴판 제작이 필요한 레스토랑의 신청을 받아 무료로 제작해줄 계획이다.

이들의 도전이 한국 외식업계의 국외 시장 확장에 큰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외국어 메뉴판 무료 제작 신청>

About 이은호

이은호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다.” 음식을 만드는 당신을 아는 것으로 대한민국 식문화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셰프뉴스 대표 robin@chefnews.kr

4 comments

  1. 외국인 관광객들을 광고 등을 통해 식당으로 꼭 불러들여야 하나요? 우리가 흔히 해외에 가면 가보고 싶은 식당이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찾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가 가보고 싶어 하는 해외의 유명 레스토랑들이 이런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곳이 몇 곳이나 있을까요?
    하다못해 한국인이 국내여행을 하더라도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식당보다는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현지음식을 파는 식당일 겁니다. 물론, 외국어로 된 메뉴판 제작 등은 식당 측의 배려 또는 자신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고 마케팅은 식당측의 선택이겠지요. 맛으로 승부를 하다 보니 점점 맛집으로서 알려지고, 국내 손님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손님들도 점점 찾아오는 것일 건데 요즘엔 단순히 마케팅으로 손님을 불러들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말하고 싶었던 점은 이런 어플, 외국인이나 외국으로 나가서 관광할 입장에선 편리할 수 있지만 소개가 아닌 가게의 홍보성이 짙어진다면 배달어플과 다를바 없이 업계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레드테이블 대표 도해용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광고를 통해 고객을 유인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레드테이블은 서울 사람들이 음식과 서비스, 분위기에 대해 좋다고 평가한 곳을 관광객에게 소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랭킹의 신뢰를 위해 레드테이블은 업체로부터 광고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레드테이블 구성원은 외식과 관광 분야를 전공하였습니다. 저희는 한국의 외식산업이, 관광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외식산업에 의미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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