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

우리가 몰랐던 크림의 다양한 모습과 우아한 변신

우리가 먹는 디저트의 필수 요소 세 가지는 버터, 밀가루, 그리고 크림이다. 이 중 크림에는 요리사나 디저트 산업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야 할 이야기가 많다.

크림의 역사에 대해 연구한 학자들은 인류가 목축 생활을 하던 시기 즉, 기원전부터 크림을 먹어왔을 것으로 추측한다. 크림은 우유에서 탈지 작업을 거친 유지방 입자의 농축산물이기 때문에 이런 추측은 자연스럽다. 이후 크림의 역사는 문명을 이룩한 유럽의 중세시대와 르네상스 시대(17세기)를 관통하면서 그 사용 폭을 넓혔다. 유명 궁중 요리사 바텔Vatel은 루이 14세 시절 궁중에 프리앙디즈Friandise(달콤한 과자류)를 소개했으며, 2세기가 지난 후 ‘요리사 중의 요리사’ 앙투앙 카렘Antonin Careme시대에 이르러 디저트가 예술의 한 축으로 인정받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자연히 크림의 사용량도 이 시대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게 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셀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디저트로 세분되어 사용되고 있고, 제빵·제과 분야의 전문인력과 용도별로 다양하게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 무엇을 크림이라 부르는가?

크림의 근원지를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 다방면의 요리에 크림을 사용한 유럽에서는 법으로 크림과 크림이 아닌 것을 구분해 놓을 정도로 철저히 관리했다고 알려진다. 프랑스의 1980년 법령에는 유지방 함량과 농도 기준에 따라 크림의 분류를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크림이란 전지우유의 탈지 작업에서 유래한 원료로서 100g당 유지방 함량은 최소 30g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지방 크림의 경우에도 최소 12g 이하의 함량은 크림으로 표기할 수 없도록 정해놨다. 다소 충격적인 건 이 법령이 만들어지기 약 50년 전(1934년도)부터 크림의 순도를 타협하지 않기 위해 첨가물 금지에 관한 기준도 정해놨다는 점이다. 자당은 최고 15%, 유산균과 유통을 위한 안정제는 최고 0.5%만 첨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외식 산업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한 이들은 지방 함유에 따라 또는 열처리 방식에 따라서 다른 종류의 크림을 생산하도록 유도했고, 전세계 디저트 산업의 중심을 놓치지 않고 있다. 지방 함량, 열처리 별 구분 외에도 크림의 형질과 포장법 등에 따라 더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1
크림 리키드, 크림 샹티이, 크림 푸에테, 크림 프레쉬 에페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순)
  • 원유 크림 : 살균이나 멸균되지 않은 크림으로 탈지의 순수 결과물이다. 다른 크림보다 높은 유지방 함량과 되직한 질감이 특징이다. ‘원유crue’라는 문구가 반드시 명시되어야 한다.
  • 생크림과 저지방 생크림 : 살균 후 24시간 이내 생산지에서 포장한다. 살균처리 문구는 명시할 의무는 없으나, 멸균처리 제품에 생크림fresh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는 없다.
  • 살균액상 크림 : 살균된 부드러운 액상 형태의 크림으로 유산균을 배양하지 않는다. 멸균 처리된 크림보다는 상화기가 쉬워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주로 높은 팽창력 때문에 요리에 많이 사용한다. 이 크림으로 만든 거품은 공기 보유력이 높고 가벼운 식감을 자랑한다.
  • 살균 농후 생크림 : 산도가 높고 향이 비교적 강해 유산균을 이용한 숙성을 한다. 상온 6℃에서 최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 멸균액상 크림 : 원유크림을 115℃에서 15분에서 20분간 가열 처리해서 만든다. 이후 냉장시켜 유통한다. 멸균되었기 때문에 균 배양을 할 수 없다.
  • UHT크림 : 원유 크림을 145~150℃에서 2초간 가열 처리한 후 신속하게 냉장시킨 크림. 멸균되었으나 영양과 미각적인 장점과 기능적인 장점이 보존된 크림이다.
  • 저지방 크림 : 12~30%의 유지방분을 함량한 크림이다. 살균, 멸균처리가 가능하다.
  • 휘핑한 크림과 휘핑한 저지방 크림 : 크림 또는 저지방 크림이 최소 75% 이상 사용된 크림이다. 때에 따라 자당, 유산균, 천연 아로마, 안정제 또는 유당 단백질을 첨가한다.
  • 샹티이 크림 : 유지방이 최소 30%가 되도록 휘팡한 크림이다. 유일하게 백설탕 또는 정제 설탕의 첨가가 허용된다.
  • 압축크림 : 안정제를 0.1%까지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휘핑한 크림과 유사한 배합의 크림이다. 포장 내에 주입되는 중성가스가 크림의 팽창을 유발하여 기존 대비 80%까지 부피가 증가한다.
  • 사우어크림 : 유산균을 발효해서 만든다. 중앙유럽이나, 동유럽, 러시아, 등에서 지역 요리와 곁들여 자주 사용한다.

 

| 유럽 크림 아뜰리에Atelier에서 만난 크림 요리4가지

지난 7월 30일 서울 서래마을에 있는 ‘더 그린 테이블’에서 프랑스 크림에 대한 소개와 품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모임이 열렸다. 유럽 크림 아틀리에*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이미 다른 농식품을 주제로 소펙사 코리아가 전문 매체들을 초청해 진행했었던 행사다. 프랑스 산 와인이나 치즈 외에 아틀리에 형식으로 열리는 모임은 이번 크림 아틀리에가 처음이다.

유럽 크림 아뜰리에 스케치 (2)

이날 행사에는 더 그린 테이블의 오너 김은희 셰프의 두 가지 요리와 디저트 1종, 그리고 서울 신사동에 있는 디저트리의 이현희 셰프의 디저트 1종이 소개됐다.

리에종 소스에 익힌 달팽이와 비트 샐러드 - 김은희 셰프
리에종 소스에 익힌 달팽이와 비트 샐러드 – 김은희 셰프

처음으로 소개한 메인 요리 중 하나는 리에종 소스에 익힌 달팽이와 비트 샐러드였다. 리에종 소스를 제작할 때 사용된 크림은 프레지덩 사의 하프 크림이다.

까르보나라 소스에 버무린 수제 뇨끼 & 버블랑 소스에 익힌 랍스터 - 김은희 셰프
까르보나라 소스에 버무린 수제 뇨끼 & 버블랑 소스에 익힌 랍스터 – 김은희 셰프

랍스터의 집게 살과 부드러운 뇨끼의 식감이 특징이었던 이 메뉴는 크림을 기본으로 만든 소스의 향이 메뉴 전체의 풍미를 잘 살렸다. 크림은 본래 다른 식재료의 향과 식감을 해치지 않는다는 소펙사 측의 설명이 연상되면서 메뉴의 시식을 통해 의미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사용된 크림은 엘에비르사의 엑셀런스 쿠킹 크림

그린테이블식으로 재해석한 티라미수 - 김은희 셰프
그린테이블식으로 재해석한 티라미수 – 김은희 셰프

프랑스 뵈르 사의 부르 프로페셔널 휘핑 크림이 사용됐다. 부드럽게 퍼지는 티라미수와 아이스크림 모두 크림을 베이스로 만들었다. 진한 크림의 풍미가 특징이다.

아뜰리에 음식 사진 - 4. 누가 글라쎄 프로방쌀 by이현희 셰프 (2)
누가 글라쎄 프로방쌀 – 이현희 셰프

이번 아틀리에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누가 글라쎄 프로방쌀. 사용한 크림은 레스뀌르 사의 UHT 크림 레스큐어가 사용됐다.

본 아뜰리에 행사를 비롯한 유럽 크림 홍보 프로젝트는 유럽연합EU와 프랑스 농수축산사무국FAM, 프랑스 국립낙농협의회CNEIL의 후원과 소펙사 코리아의 주관으로 진행한다.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