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유명 셰프들 “식당서 인증샷은 음식 포르노”

“요리도 창작물…저작권 침해요소”에 “셰프 권위주의 지나치다” 반론도

Food-photos_2824149b

“음식은 먹지 않고 사진부터 찍어대는 손님들을 보면 솔직히 화가 치민다. 어떤 손님은 좋은 각도에서 찍겠다며 심지어 의자 위에 올라가기까지 한다. 테이블 위에 미니 삼각대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는 손님을 본 적도 있다. 식당 홍보효과도 싫다. 요리는 창작물이기도 한데, 인터넷에 공개된 내 요리 사진을 보고 다른 사람이 모방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미식가들의 식당 인증샷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에서 ‘사진 촬영 금지’를 내건 고급 식당들이 늘고 있다. 일부 유명 셰프들은 음식 사진을 ‘음식 포르노(food porn)’란 과격한 표현까지 동원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사진 촬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셰프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 칼레 인근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 ‘그르누이’는 최근 메뉴판에 이색적인 표시를 첨가했다. 바로 ‘사진 촬영 금지’ 표시이다. 박물관이나 갤러리 등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표시가 메뉴판에 오르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곳의 셰프 알렉상드르 고티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소지를 아예 금지한다거나 강제로 촬영을 중단시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싶어서 메뉴판에 촬영금지 표시를 넣게 됐다”고 말했다.

미슐랭 별점 3개짜리 프랑스 레스토랑 ‘로베르주 뒤 비외 퓌’의 셰프 질 구종도 사진 촬영 반대주의자이다. 그는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내 식당에서는 스마트폰을 금지시키고 싶다”며 “손님들이 불쾌해하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토크빌’ 레스토랑 사장인 조앤 마코비즈키는 “사진을 찍기 전에 옆 테이블의 손님들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미슐랭 별점 2개짜리 레스토랑 ‘르 가브로슈’의 수석 셰프 마이클 루 2세는 최근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식당에서 요리 사진을 찍으며 소란을 떠는 것은 나쁜 매너”라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의 유명 셰프 데이비드 불리는 사진을 찍는 손님을 주방으로 안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한 경우. NYT에 따르면, 그의 식당 종업원들은 사진 찍는 손님이 있으면 “주방에 있는 대형 대리석 테이블 위에서 사진이 더 근사하게 나온다”라고 정중히 권한다. 주방에 따라 들어가 사진을 찍는 손님들에겐 특별 대접받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사진 촬영을 중단하는 손님에게도 불쾌감을 주지 않아 일석이조이다.

셰프들이 요리 사진 촬영을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첫 번째는 사진을 찍느라, 먹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고티에는 “모든 요리사들은 손님에게 최적의 시간에 맞춰 요리를 서빙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사진을 몇 장씩이나 찍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다 보면 요리가 식어버리기 일쑤”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일명 ‘충격 효과’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요리를 예술로 여기는 최고급 레스토랑의 유명 셰프일수록 가장 흥분하는 부분이다. 구종은 “우리 식당의 대표적인 요리 사진들이 SNS에 깔려 있는 것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손님들은 셰프가 정성 들여 만든 멋진 요리를 처음 봤을 때 탄성을 지르게 된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미리 보고 레스토랑에 오면 그런 즐거움이 없어져 버린다. 사진의 질도 문제이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졌다곤 하나 요리의 느낌을 최고로 살릴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선명하지 않은 사진들을 보면 화가 난다. 그리고 저작권 침해 요소도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찬성론도 많다. 영국의 인기 TV 셰프 나이젤라 로슨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페이스북에 요리 사진을 올리기로 유명하다. 손님 또는 블로거들이 인터넷에 공개하는 요리 사진은 식당 홍보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셰프와 식당 사장들도 많다. 고급 레스토랑의 지나친 권위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촬영 금지’를 내건 고급 레스토랑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원문 보기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022701031532071001

Original Contents Copyright by 문화일보
Copyright(c)2014 by CHEF NEWS. All content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About NewsCurator

NewsCurator
NewsCurator는 요리사들의 필요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계정입니다. 요리사, 셰프와 관련이 있거나 이 직업군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는 수많은 매체에서 다뤄지고 있으나 모두 산재되어 있어 효율적으로 소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리사를 주 독자층으로 보유하고 있는 셰프뉴스라는 플랫폼 위에서 NewsCurator는 그 소식을 모으고 큐레이션해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