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더 주목하는 한국계 요리사 7인

한국은 본래 요리로 유명한 나라가 아니다. 더욱이 남자가 주방에 들어가면 큰 일이라도 난다고 지낸 유교문화 아래서 자란 한국인이 세계 요리 무대에 늦게 진출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활발하게 요리하고 있는 요리사가 많다.

지금처럼 셰프에 대한 관심과 집중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해외로 요리 유학을 가는 지원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자타공인 성공하기 어렵다는 미국 등에서 수많은 한국계 셰프가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각자 나름의 시련을 겪으면서 본인들만의 레시피를 개발해 성공에 이른다.

특히 해외에서 한국계 셰프들은 한식과 본토 음식을 조화롭게 선보여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요리에 관심과 사랑을 주고 있다. 한국계 셰프들은 특유의 한국인의 근성과 훌륭한 실력을 바탕으로 한식 세계화에 이바지 하고 있다. 해외 언론에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에서는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못한 한국계 셰프 7인의 자랑스러운 행보를 살펴보자.

 

로이 최 (Roy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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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흥행에 성공한 다양성 영화인 ‘아메리칸 셰프(원제 Chef)’는 실제 셰프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다. 그 요리사가 바로 한국계 셰프 로이 최Roy Choi다.

로이 최는 서울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뒤, 바로 요리사의 길을 걷지 않았다. 그는 법대를 중퇴하고 한동안 알콜, 마약, 도박에 빠져 살았다. 그러다가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에머릴 르가씨를 본 후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후 그는 세계적인 요리학교 CIA를 졸업하고 비버리 힐튼 호텔과 유명 레스토랑 등을 누비며 셰프 경력을 쌓았다.

미국에서도 부모님의 한국 요리를 먹고 자란 로이 최는 친구가 한국식 타코 푸드트럭을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내 ‘고기Kogi’라는 이름의 푸드트럭을 차리게 된다.

뉴욕타임스나 CNN 등 주요 언론이 주목하는 유명인사가 된 로이 최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한인 상대 음식점은 경쟁을 피해 주고객층을 한인이 아닌 미국인들을 고객 목표로 정했다.

둘째, 재료의 질을 최상급으로 선택했다. ‘거리 음식은 싼 만큼 맛도 없고 품질이 낮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그의 타코 소스에는 18가지의 양념이 들어가는데 타코 한 개에 2달러 50센트다. 김치 카사디야는 3달러다.

셋째, 그는 요리의 기본을 가진 셰프로서 다른 식당과는 다른 독특한 메뉴를 개발했다. 마지막으로 SNS를 통해 푸드트럭이 언제 어느 장소에 간다는 스케줄을 매일 게재했으며 삽시간에 구름과 같은 인파를 모았다. 그는 ‘미식 푸드 트럭’이라는 새로운 외식 문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로이 최는 푸드트럭 사업으로 첫해 200만 달러(약 22억6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2010년 3월 29일자 타임 기사) 또 그는 푸드트럭 운영자 최초로 미국 음식 전문지 ‘푸드&와인’이 선정한 신인 셰프 톱10에 선정됐다.

나아가 로이 최는 푸드트럭 사업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부모님과 함께 LA 코리아타운 근처에 더 라인The Line 호텔을 여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집에서 반 마일 반경 이내에 신선 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마켓이 없는 이른바 ‘푸드 데저트food desert‘에 건강식 패스트푸드 식당을 세우는 새로운 도전도 하고 있다. <관련 기사보기>

그는 최근에 ‘3개의 세상 카페3 Worlds Cafe‘라는 푸드트럭도 론칭했다. 그는 생과일 및 야채 가공식품 회사인 ‘돌Dole‘과 협력하여 생과일 스무디 등 음료와 스낵을 저소득층 어린이 및 청소년에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데이비드 장 (David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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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2세인 데이비드 장은 금융업 등에 종사하다 맨해튼의 요리학교 ‘FCI(French Culinary Institute)’에 진학해 요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요리학교를 졸업한 뒤, 유명 음식점들에서 실력을 쌓다가 2004년 동업자 조아퀸 보카와 인스턴트 라면 개발자인 안도 모모푸쿠(安藤百福)의 이름을 딴 식당을 개업했다.

두 사람은 뉴욕 맨해튼에서 라면, 비빔국수가 주메뉴인 ‘모모푸쿠 누들 바’를 열어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끊임없이 독특한 퓨전 메뉴를 개발했다.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2006년에는 맨해튼 2번가 보쌈과 김치 스테이크 등 한식을 기반으로 하는 ‘모모푸쿠 쌈 바’를 오픈해 2008년 뉴욕 베스트 요리사상을 받았다.

또 2008년에는 테이스팅 전문 고급 레스토랑 ‘모모푸쿠 코ko’도 문을 열어 2009년최고의 신규 레스토랑상과 지난해 미슐랭 가이드 별 2개도 받았다. 이후 2010년에는 타임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의 한 명으로 선정됐다. 특히 2013년에는 ‘모모푸쿠 누들바’로 미국 제임스비어드상 시상식에서 요리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최우수 요리사’상까지 거머쥐었다.

현재 데이비드 장은 뉴욕뿐만 아니라 토론토,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모모푸쿠’ 레스토랑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데이비드 장은 평소 자신의 요리를 “한국 요리가 아니라 미국 요리”라고 말해왔으며 평론가들 역시 “국적과 감성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요리”라고 평한다.

 

피에르 상 보이에 (Pierre Sang Boyer)

프랑스 요리계의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 받고 있는 피에르 상 보이에(김상만) 셰프는 한국에서 태어나 7살때 프랑스 중부의 한 농촌 마을로 입양되어 자랐다. 그는 몽펠리에서 요리사로 공부한 뒤 프랑스 리옹호텔과 영국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어 2004년에 그는 한국을 방문해 머무르는 동안 이태원 프랑스 식당인 ‘르쎙택스’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의 누구 밑에서 한식을 배워본 적이 없다. 다만 주방에서 일하면서 전국 각지 특산물을 경험했으며 아내와 ‘피에르 상 인 오베르캄프’ 오픈 멤버로 참여한 한국인 셰프 이노선씨 등으로부터 한식 재료의 영향을 받았다.

피에르 상 보이에 셰프는 세계적인 요리사 서바이벌 프로그램 ‘2011 프랑스 TOP CHEF’ 3위에 입상하면서 급속도로 대중의 관심을 얻게 됐다. 그의 요리의 특징은 매일 아침 그날 도착한 재료에 따라 메뉴를 결정하는 퀴진 드 마르셰cuisine de marché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프랑스의 국민 셰프인 알랑 듀카스는 <르 피가로> 신문에서 그의 식당을 추천한 바 있으며 <뉴욕 타임즈>에서는 프랑스 미식의 새로운 트랜드 세터라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요리에 대해 “프랑스식도 한식도 아닌 오직 피에르 상 보이에만이 할 수 있는 요리를 완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상훈 드장브르 (Sang-hoon Degeinb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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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상훈 드장브르 셰프는 만 다섯 살인 1975년 벨기에의 양부모에게 동생 상호 씨와 함께 입양됐다. 그는 20대 후반 소믈리에로 활동하다가 1997년 레스토랑 ‘래르 뒤 탕L’air du temps’을 개업하고 요리사의 삶을 살게 된다. 세계적인 미식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는 그의 식당에 별 2개 등급을 부여하기도 했다.

상훈 드장브르 셰프는 2009년 한국을 방문한 이후 한국의 장(醬)을 맛보고 감명을 받아 자신의 요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쌈장 넣은 파스타, 고추장과 된장을 이용한 보쌈, 간장을 활용한 오리 요리 등 ‘장’을 사용해 다양한 창작 요리를 선보인다.

또한 그는 제철을 맞아 신선한 재료를 얻기 위해 레스토랑 근처 텃밭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여름과 가을에 수확한 채소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한국의 발효 기술을 활용했다. 상훈 셰프는 발효 기술과 자신의 요리가 만난다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또한 한식을 세계 무대에서 대중화시키기 위해서는 장과 같은 한국 고유 식재료의 사용 방법과 조리법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그는 2011년부터 국제 한식 조리학교에서 명예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장과 발효문화를 엿볼수 있는 요리를 선보여 한식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코리 리 (Core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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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빛나는 별은 한국계 미국인 코리 리 셰프는 4살 때 해외 근무지가 바뀐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그가 열 여덟 고등학생 때, 소호의 한 일식당에서 새벽 2시까지 일하면서 요리가 자신의 천직임을 깨닫게 됐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뉴욕과 런던과 파리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에서 일을 하며 실력을 쌓게 된다.

2001년부터 최고 레스토랑 중 하나인 ‘프렌치 런더리French Laundry’에서 본격 요리사로 일을 시작했고 이후 2009년 수석 셰프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는 자신만의 요리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가게 된다. 그는 그간 프렌치 런더리에서 쌓아왔던 노하우와 다양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1년여의 철저한 준비기간을 거쳐 레스토랑 ‘베누Benu’를 오픈했다. 베누는 고대 이집트어로 불사조라는 뜻으로 프렌치 스타일에 다국인들이 모여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독특한 문화를 음식 안에 녹여냈다.

그는 베누를 연지 4년 여 만에 한국인 요리사 최초이자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최초로 미식계 최고 등급의 레스토랑 3스타를 부여 받았다.

그의 대표 요리는 김치를 한입 크기의 바삭한 바구니 모양으로 만들어 굴과 삼겹살을 담아 낸 베누식 보쌈요리다. 또한 음식 곳곳에 고추장과 간장, 춘장 등 아시안 식재료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낸다. 잣을 넣은 두부와 맑은 호박 스프, 도토리로 만든 파스타, 중국의 삭힌 오리알(피단)을 응용한 메츄리 알 요리 등 그의 요리 수는 셀 수 없이 많다.

베누에서는 점심 식사가 없고 저녁 식사만 가능하며 게다가 일요일과 월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대신 저녁 코스에는 13~17가지의 요리가 나오는데 40여 명의 셰프 및 스태프들이 이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매일 연구하고 창조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베누는 어떤 손님이 어떤 코스를 먹었는지 모두 기록해 놓는다는 점이다. 다음에 손님이 방문했을 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관련 기사 보기>

 

대니 보윈 (James Daniel Bo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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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대니얼 보윈James Daniel Bowien 셰프는 1982년 한국에서 태어난 지 3개월만에 오클라호마시티로 입양됐다. 평소 요리를 좋아했던 보윈은 열아홉살이 되던 해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그는 며칠 동안 식당을 돌아다니며 많은 음식을 먹었으며 이 곳에서 처음으로 한식을 맛봤다.

이후 보윈은 뉴욕의 트라이베카그릴Tribeca Grill과 프렌치일식당 수밀레Sumile의 키친에서 일했다. 보윈은 위계질서가 엄격한 고급 레스토랑 키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일식당 블로피쉬 스시Blowsifh Sushi을 비롯, 슬로우 클럽Slow Club, 츠나미Tsunami의 키친에서 일한 후 이탈리안 레스토랑 파리나Farina의 수석요리사로 발탁됐다. 2008년에는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열린 세계 페스토pesto 대회 챔피온쉽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보윈이 미국 요식업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은 ‘미션 차이니즈 푸드Mission Chinese Food’를 선보이면서부터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미션스트릿2234 Misssion St.의 허름한 식당을 빌려 일주일에 이틀만 출장 요리하는 팝업 레스토랑을 진행했다.

대니 보윈의 요리는 중국요리 중에 매운 사천요리에 파스트라미, 바칼라우 등 다소 생소한 식재료를 섞어 환상적인 맛을 선보인다. 대니 보윈의 슬로건은 “Americanized Oriental Food”이다. 그의 조리법은 정통 조리법에 대해 선입견을 갖지 않는 이질적인 재료를 넣고 조리하는 퓨전요리다. 때문에 매번 전혀 예상치 못한 재료를 조화롭게 요리해 새로운 요리가 탄생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꼽을 수 있겠다.

그 결과, 보윈은 2013년 제임스비어드재단상 신인요리사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미국 요리잡지 ‘본 애피티Bon Appetit’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본점을 미 제 2위의 레스토랑으로 선정했다. 또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의 피트 웰스는 2012 뉴욕 최우수 뉴 레스토랑 1위에 선정했으며 별 2개를 주기도 했다.

또 보윈은 ‘푸드 앤 와 인Food& Wine’지의 ‘40세 미만 음식사상가thinkers 40인’에 선정되었으며 ‘피플People’지의 캘리포니아 최우수 요리사,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30세 미만 30인’에 뽑혔다.

대니 보윈은 데이비드 장 셰프와 의형제와 같은 사이다. 실제로 보윈이 뉴욕에 ‘미션 차이니즈 푸드’를 오픈할 때 많은 조언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보윈은 고향인 오클라호마로도 가게를 오픈할 예정이다.

 

애드워드 리(Edward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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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에서 자라 1995년 뉴욕대학교 영문과 우등 졸업 후 출판사에 취직했던 한인 청년 에드워드 리는 그는 부모님이 맨해튼에 있는 작은 식당을 인수하면서부터 레스토랑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출판사를 그만 두고 요리학교를 다니다 고급 레스토랑에 뛰어들어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경력을 쌓은 뒤, 그는 다운타운에 퓨전 한식당 ‘클레이’를 오픈했다가 9.11사고의 여파로 문을 닫고 경마대회 ‘켄터키 더비’로 유명한 루이빌로 내려가 ‘610 마그놀리아magnolia’의 대표 겸 요리사가 된다. 그는 한식을 가미한 메뉴로 제임스비어드재단상 남동부지역 최우수 요리사 부문에 3년 연달아 후보로 올랐다.

또 미국 요리계의 오스카상인 제임스 비어드 파운데이션 어워드에 3년 연속 후보로 올라 실력을 인정받은 셰프이며 미국 최고 요리 대결 프로그램 ‘아이언 셰프Iron Chef’ 2010년 우승자다.

애드워드 리는 한국 음식보다는 한국의 식재료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빠른 속도로 미국 음식들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식재료 중 고추장에 대해 무한한 잠재력을 평가하고 있다. 에드워드 리는 맨해튼 한복판에서 고추장을 이용한 음식쇼를 선보이는 등 국내 식품업체 대상과 미국에 한식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About 김 지혜

김 지혜
“창의성이란 베끼지 않는 것, 호기심이란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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