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보다 나트륨 섭취가 문제? 소금의 오해와 진실

생존과 요리에 절대적인 존재 소금. 필요양보다 10배 이상 많이 먹으면서 소금이 나쁘다고 욕하더니, 이제는 진부해졌는지 나트륨이 문제라고 사기를 친다. ‘소금’이라고 하면 친숙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덜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나트륨Na’이라는 화학 물질명을 동원하여 좀 더 섹시하게 불안을 판매하는 시대다.

소금은 음식물의 소화와 영양소의 흡수를 돕는다. 이를 신진대사 촉진 작용이라고 한다. 소금은 위액이나 췌장액의 원료가 되어 음식물을 분해하고 소화하는 역할을 하며 적혈구가 제 기능을 하도록 도와준다. 체액의 삼투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노폐물을 내보내는 신진대사 촉진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외에 염증을 고치는 소염 작용이나 살균 작용을 하는 등 치료 효과도 뛰어나다. 근육의 수축 작용과 뇌의 흥분 전달에도 꼭 필요하고 몸 안의 유독물질을 해독하며, 체온을 올려주기도 한다.

이처럼 소금은 단지 맛을 떠나 인체의 곳곳에 관여하는 의사같은 존재다. 그래서 예로부터 소금을 귀하게 여겨왔다. 소금은 인류에게 있어서는 필요 불가결한 요소였으므로 소금 생산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경제적, 사회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우리나라의 속담에 “평안감사보다 소금장수”라는 말이 있고, 또 이유 없이 싱글벙글 웃고 있는 사람을 가리켜 “소금장수 사위 보았나”라는 말에서 단적으로 표현된다.

| 0.9%의 농도가 관건

병원에서 쓰는 링거라 불리는 생리 식염수의 염분 농도가 0.9%다. 혈액뿐 아니라 신체 내에서 물이 포함된 모든 조직과 세포들의 수분도 0.9%의 염분 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땀, 눈물, 콧물까지도 모두 짜다. 사람(포유류)은 소금물 속에서 성장한다고 볼 수 있다. 모체 내의 태아는 바로 소금물 속에 떠 있는 것과 같은데 양수는 그 미네랄 조직이 바닷물과 흡사하다고 한다.

시대가 흐르면서 소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소금을 많이 먹은 사람들이 탈이 나기 시작했다. 원인은  ‘정제염’ 같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소금이라고 한다. 하지만 천일염이건 정제염이건 나트륨(Na)+염소(Cl)가 성분 대부분이다. 그래서 요즘은 소금 대신 나트륨의 폐해를 주장한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나트륨보다 훨씬 위험한 것이 염소이다. 바닷물에서 쇠를 녹슬게 하는 주성분이 염소이고, 살균수로 쓰일 정도로 독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과거 전쟁에서는 독가스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염소와 비교하면 나트륨은 애들 장난 정도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위험한(?) 두 놈이 만나면 놀랍게도 굉장히 안전해진다. 나트륨이 폭발하는 것은 전자를 배출하려는 욕망 때문이고, 염소가 위험한 것은 아무 데서나 마구 전자를 빼앗으려는 욕망 때문인데, 둘은 환상의 궁합이라 전자를 주어버린 나트륨 이온과 전자를 빼앗은 염소 이온은 너무나 온순해진다. 그래서 우리가 소금을 먹을 수 있다.

그렇다면 소위 전문가들은 왜 나트륨만 위험하다고 할까? 나트륨이 쓸모가 더 많아서이다. 매일 10g 이상의 소금을 먹지만 또 그만큼 배출되기에 우리 몸의 체액 농도(0.9%)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런데 염소이온은 쓸모가 적어서 많은 양을 빨리 배출해 버린다. 그래서 부작용이 적다. 그런데 나트륨이온은 쓸모가 많아서 그만큼 오랫동안 내 몸에 고농도로 유지한다. 그래서 욕을 먹는 것이다. 나트륨이 쓸모가 적었으면 나트륨이 빨리 배출되어 욕을 안 먹었을 텐데, 그놈의 쓸모 때문에 덤터기를 쓴 것이다. 그렇다면 나트륨은 우리 몸속에서 어떤일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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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wavebreakmedia.com

 

나트륨이 부족하면 단 5분 이내에 사망한다

신경의 전달은 나트륨에 의한다. 나트륨이 없으면 전위차가 발생하지 않아 인체의 어떤 기관도 작동할 수 없다. 탈수 후 과도한 수분 섭취가 위험한 것은 체액의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심장이 뛰도록 신경전달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응급환자에게 식염수를 주사하고 수술 도중에 식염수가 주입하는 것도 수술 도중 쇼크를 막기 위한 것이다.

삼투압의 유지라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는 혈액의 소금 농도인 0.9%에서 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여 온몸에 산소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다.
실험을 해보면, 소금기가 전혀 없는 물속에 적혈구를 넣으면 적혈구가 팽팽해졌다가 곧 터져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적혈구 내의 소금농도는 0.9%인데 비해 소금기가 전혀 없는 물을 접하면 물이 소금농도가 높은 적혈구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와 반대로 적혈구 내의 소금농도보다 높은 소금물에 적혈구를 넣으면 반대로 적혈구 내의 물질이 밖으로 이동하게 되어 적혈구가 쪼그라져서 이것 또한 적혈구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바로 0.9%의 소금물이 적혈구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알맞은 농도이다.

나트륨은 체내 중화작용을 돕는다

나트륨은 탄산과 결합하여 중탄산염이 되고, 혈액이나 그 밖의 체액의 알칼리성을 유지하는 구실을 한다.
위산의 강력한 산성은 반드시 중화되어야 한다. 이때 동원되는 것이 나트륨으로 만들어진 중탄산염이다. 나트륨은 쓸개즙, 이자액, 장액 등 알칼리성의 소화액 성분이 된다. 만일 소금 섭취량이 부족하면 이들의 소화액 분비가 감소하여 식욕이 떨어진다.

| 과유불급

우리 몸에는 염분 섭취가 지나치게 많을 때는 소변으로 염분을 배설토록 하고, 염분 섭취량이 부족할 때에는 수분만을 배설하도록 하는 조절 능력이 있다. 미국 심장협회는 1995년 ‘소금을 적게 섭취한 사람들이 적절한 양을 섭취한 사람보다 심장 발작이 4배가량 더 많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소금을 필요량보다 적게 먹어도 건강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좋은 약도 지나치면 바로 독이 된다.

소금은 식품과 약품의 중간적인 성질을 갖고 있다. 소금의 유해론은 물의 유해론과 같다. 적당량이 얼마인지, 그 양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무엇인지를 논의해야지, 소금이 좋으니 나쁘니 떠드는 것은 초점만 흐릴 가능성이 크다.

About 최 낙언

최 낙언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부터 제과 회사에서 근무했고,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하여 연구했다. 첨가물과 가공식품을 불량식품으로 포장하는 거짓된 프로그램에 충격을 받아 www.seehint.com에, 여러 자료를 스크랩하고 연결, 정리하여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한 결과물을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감칠맛과 MSG 이야기』가 있으며, 나머지 생각도 몇 권의 책으로 마저 마무리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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