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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요리사 전용은 따로 있다” 셰프 타투 국내 요리사편

문신은 왜 하는 걸까? 정답이랄 것도 없는 게 “당신은 머리 스타일를 왜 그렇게 했느냐”라는 질문과 별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심심하기에 했을 수도 있고, 소중한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겁을 주려고 했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됐건 이미 많은 사람이 타투를 하고 있고 더 많은 사람이 타투는 패션 감각을 극대화 시킨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시장전문조사기업 트렌드모니터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문신에 대한 인식 변화 추이를 조사했다. 설문조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최근 타투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 68.9%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54%는 ‘타투는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응답했다.
<조사결과 바로 가기>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타투는 불법 시술에 포함된다. 의료법에는 바늘로 피부를 뚫는 행위를 의료행위로 간주, 의사 면허가 없는 곳에서는 불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의사 면허가 없는 국내 타투이스트들은 그 활동 폭을 해외로 넓혀 가고 있다. 미국 유명가수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의 팔에 하회탈과 한글 문신을 새겨 넣은 사람도 한국인 타투이스트 조승현 씨다.

이렇듯 문신에 대한 욕구와 시선이 대중화되면서 요리사들의 개성 표현에도 타투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미 영어권에서는 문신의 한 종류로 셰프 타투Chef’s Tattoo가 자리 잡았고 아기자기하고 탐나는 타투가 즐비하다.
<해외 셰프 타투 바로가기>

그렇다면 한국에서 활동하는 셰프 타투를 한 요리사는 없을까? 궁금했다. 타투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이들이 말하는 ‘문신을 한 소탈한 이유’를 들어보자.

 

| 에릭 킴

에릭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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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나이 36 ②소속 메종 드 라 카테고리 헤드셰프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1년 ④타투를 한 이유는? 나만의 색을 표현하기 위해 ⑤어떤 의미인가? 수술 자국이 남아있었는데, 이왕 하는 김에 내 케릭터를 좀 더 부드럽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지금까지 별다른 불이익은 없었다.

스페인에서 일할 때 타투를 처음 하게 됐다. 마드리드 외곽에 있는 타투 샵에서 직접 도안을 챙겨가서 새겼다. 당시 ‘니모’라는 애니매이션이 유행이었기 때문에 자칫 지금 이 상어 타투가 열대어가 될 뻔 했다. “니모는 왠지 나이 먹고 나서 후회할 것 같았어요. 다행이에요”

스페인어를 잘 못 하는 자신을 위해 동료 3명이 함께 타투 샵에 같이 가줬고, 친절하게 알아서 설명도 대신해주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밝혔다. “타투 자체도 좋지만, 당시의 친구들과 함께 했던 추억이 더 좋게 남아있어요.” 귀여운 타투 덕에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고, 요리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는 에릭 셰프다.

 

| 박영호

박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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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나이 34 ②소속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1년 ④타투를 한 이유는? 소금이 좋아서 ⑤어떤 의미인가? 그냥 좋아서 새겼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취직 못 하고 그런 건 없었는데, 자고 있을 때 엄마가 침을 발라 지우고 계시더라

유쾌한 요리사. 지인인 현직 서예가가 직접 도안을 만들었다. 자세히 보면 ‘소금’이라는 단어가 겹쳐서 보인다. 처음 본 타투이면서 위치가 특이해 분명 깊은 뜻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물었다. 돌아온 답은 “그냥요. 뭐 별거 없어요. 소금이 좋아서 했어요.” 이 문신은 요리사라는 직업과 잘 어울리는 것 같고, 해외에서 일할 때 모르던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했다며 좋은 점이 더 많이 이야기 했다. “지금은 여자친구가 말려서 못하고 있지만 나중에 오른손 바닥에 버터나 후추, 설탕 중에 하나를 마저 넣고 싶다”

 

| 로이든 킴

로이든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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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나이 36 ②소속 –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0년 ④타투를 한 이유는? 요리사를 상징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었다 ⑤어떤 의미인가? 처음으로 선물받은 셰프나이프를 크기와 모양대로 새겼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유명 호텔에 이력서 넣었다가 탈락 된 경험은 있다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게 타투라고 말하는 로이든 킴. 사진에 나온 칼 모양 말고도 목 뒤에 물과 불을 작게 그렸는데, 색을 더 입혀야 하는 상태라서 사진 촬영은 불가. 몸에 8개의 문신이 더 있다는 그는 호주에서 3개 우리나라에서 2개 뉴질랜드와 프랑스에서 각 1개씩을 그렸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다녀온 나라를 상징하는 문신을 더 새길 예정이다. “아무리 문신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부정적인 시선이 남아있어요. 되도록 문신은 내 길이 어느 정도 정해졌다고 판단될 때 해야 후회 안 할 것 같아요.”

 

| 곽승식

곽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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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나이 31 ②소속 더스프링스 탭하우스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4년 8월 ④타투를 한 이유는? 요리사라는 걸 잘 보일 수 있어서 ⑤어떤 의미인가? 요리사가 가장 많이 다루는 도구는 역시 칼이니까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별다른 불이익은 기억나지 않는다

집에서 반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아버지가 남자가 쪼끄마한 게 그게 뭐냐고. 등에다 큰 칼을 새기라고 하셔서 되려 제가 더 놀랐어요”라고 말하는 곽승식 셰프. 그의 동료들은 문신 정도는 자연스럽게 여기고 대부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일에 서슴없기 때문에 편하게 일하고 있단다. 손님과도 문신 때문에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 안재희

안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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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나이 31 ②소속 3에타쥬 ③타투는 언제 했나? 올해 5월 ④타투를 한 이유는? 내 가게를 열면서 의미를 남기고 싶었다 ⑤어떤 의미인가? 요리사들이 칼만큼이나 스푼을 많이 쓴다 그만큼 소중하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기독교 신자이신 부모님에게 실망을 드릴까 걱정을 많이 했다. 천천히 말씀드릴 예정이다.

안 셰프는 압구정동에 직접 레스토랑을 오픈하면서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사실 2년 전에 도안까지 그렸었는데 부모님 생각에 타투를 못했었다. 그러다 해외에서 요리사는 문신해도 전혀 문제없는 직업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마음이 열렸다고 한다. 손님에게는 직업 정신이 강한 요리사라는 이미지를 선사하고 싶었고 또 그런 의미로 문신했다고도 밝혔다. “한마디로 내 식당에 들르는 손님에게 최고의 식사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 이광희

이광희

이광희

①나이 34 ②소속 셰플로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04년 ④타투를 한 이유는? 원래 타투를 좋아했다 ⑤어떤 의미인가? 요리사니까 나에게 어울리는 타투가 필요했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부모님이 싫어하셨다. 더 이상은 하지 말라고만 당부하셔서 안하고 있다.

이광희 요리사는 토목학을 전공했다가 9년 전부터 서울로 올라와 요리를 시작했다. 서울에서 타투 이외에도 피어싱과 스트릿 문화에 빠졌었다고도 밝혔다. “다른 타투도 할 수 있었는데, 나와는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타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지만, 막상 하려고 하니 나한테 제일 어울리는 게 뭔지 생각하게 되더라.” 타투는 한번 하고 나면 또 하고 싶어지는 중독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여유가 생길 때마다 더 해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 경동현

경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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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나이 21 ②소속 현대조리사관학교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5년 4월 ④타투를 한 이유는? 내가 요리사를 정한 것을 후회하지 말자 ⑤어떤 의미인가? 이 요리사는 이름없는 요리사다. 이름 없는 요리사로 남게 되더라도 사랑하는 요리를 끝까지 하자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아직은 없다

경동현 학생은 현업에 발을 딛기 전 마음을 다잡기 위해 문신을 했다고 말한다. 중학교 때까지 프로 야구 선수를 꿈꾸었던 그는 팔 부상으로 진로를 요리사로 바꾸게 됐다. 지금은 서양식을 잘하기 위해 캐나다에 요리 유학을 다녀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신은 왜 하는 것일까?’ 취재 중심에 있던 질문이다. 그러나 이 의문의 대답은 허무하게 나왔다. ‘요리사가 음식만 잘하면 됐지’라는 기준에 못지않게 요리사 본인의 만족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원래 요리사는 자기 만족도가 높지 않으면 견뎌낼 수 없는 직업이 아니던가? 타투는 요리사의 자기 만족도를 높이는 좋은 도구가 된다.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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