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만명의 사람들이 비밀리에 흰 옷을 입고 나타나 밥을 먹고 사라진다.” – 디네 앙 블랑

온통 하얀색 옷으로 꾸민 사람들이 광장에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이내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챙겨온 식사를 나눠 먹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된 즐거운 파티. 디네 앙 블랑.

프랑수와 파스퀴에(Francois Pasquier)라는 파티광이 자신의 친구들과 열었던 개인적인 파티였다. “음식을 직접 가져오고, 친구도 데려와라” 행사가 몇 차례 진행되자 파스퀴에의 정원은 늘어난 사람들을 수용하기에는 좁았고 ‘볼로뉴의 숲’에 흰옷을 입고 모이기로 했다. 점차 커진 이 모임은 매년 1만 5천명의 사람들이 파리에 와서 식사를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파리에서 프랑스 타 도시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예술의 다리 퐁데자르에서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 노트르담 광장, 루브르 박물관까지. 흰옷을 입은 사람들은 이제 전세계 50개의 유명 도시에서 다시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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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글로벌 이벤트로 발전한 디네 앙 블랑. 참가자들에게 행사 당일 몇 시간 전까지 정확한 위치는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몇 가지 규칙들도 있다. 참가자들은 행사장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모임은 BYO 방식으로 이뤄진다. “Bring Your Own” 당신의 것을 직접 들고 오라는 것이다.

참가자는 자발적으로 자신의 식탁과 의자를 들고 모인다. 화분을 들고 오는 사람도 있고 먹을거리가 가득한 소풍 바구니를 들고 오기도 한다. 가져온 흰 손수건을 식사 전에 일제히 흔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식사가 끝나면 손에 스파클링 폭죽 하나씩 들고 수많은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흰옷을 입은 사람들끼리 춤을 추고 친구의 친구를 새롭게 소개받기도 한다.

도시 마다 콘셉트가 조금씩 다르지만 참가하는 방법은 동일하다. 공식 웹사이트에 자신의 이름을 대기 명단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는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 가지 팁은 기존 회원의 추천이 있다면 참여 우선권이 부여된다는 점이다.

아시아에서도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올해 4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흰 손수건이 춤을 췄고, 우리나라 서울도 개최 예정지에 포함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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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www.dinerenblanc.info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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