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망할래?] 육류업자가 고깃집을 하면 망하는 이유

| 25년간 만나온 육류 산업인, 식당으로 돈 번 사람 없다.

나의 사회생활은 롯데햄우유 식육사업부에서 시작됐다. 이후 지금까지 난 고기와 연관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고기와 관련한 사람들을 참 많이도 만났다. 농장주, 도축장 경영주, 도매유통업자, 정육점 사장, 수입육 한국총판업자 등이 그들이다. 이 중에는 고깃집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들도 몇 명은 있었지만, 식당으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육류산업 종사자가 모이면 늘 고깃집 창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운영에는 자신 없어 한다. 고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깊이 있게 알고 있고, 다른 식당보다 값싼 가격에 고기를 들여올 방법을 알고 있어서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텐데 왜 고깃집을 경영하면 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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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sharethingsyoulike.com

| 식당에서 맛과 품질은 일부분

스타벅스 커피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서 세계 최고의 커피 브랜드가 된 것은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커피는 던킨도너츠의 커피라 한다. 하지만 필자는 던킨도너츠의 커피를 가장 좋아한다며 떠들고 다니는 사람은 만나보질 못했다. 코카콜라는 브랜드 평가에서 늘 세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지만,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펩시에게 진 전적을 가지고 있고, 한국인의 입맛에는 콤비 콜라가 더 맛있다는 리서치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간혹 아내의 요리 솜씨만 믿고 식당을 개업했다 망하는 업체 또한 많다. 집에서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집들이나 회식 때 사람들을 집에 초대하면 “사모님, 식당 개업하세요!” 라며 칭찬이 끊이지 않았는데 막상 집밥처럼 맛있게 만들어도 손님이 찾질 않는 것이다.

이쯤 되면 식당이 성공하기 위한 수많은 요소 중에서 맛, 품질은 일부분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저울보다는 퍼주는 장사가 성공의 열쇠

앞에서도 먼저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곱셈의 시대다.

고기장사꾼은 저울질에 아주 민감하다. 고기 정량을 확실히 지키기는 하는데 막 퍼주지는 못한다. 워낙 중량에 민감한 장사인데다 마진폭도 적어서 정확한 저울질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당은 좀 다르다. 요즘은 더욱이 ‘가성비’라는 기준으로 수많은 식당을 평가하는,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시대가 아닌가. 무조건 박리다매가 정답이라고 할 순 없으나, ‘가성비가 좋다’라며 소문이 돌아야 일단 손님들이 들이닥칠텐데 퍼주긴 커녕 손님 앞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으니 장사가 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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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scalepeople.com

| 매출을 올리는 것이 상책

식당도 회사와 같이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활동을 목적으로 두기 때문에 원가계산서는 꼭 작성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식자재 원가는 전체 매출의 30% 미만으로 관리되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식당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제1원칙은 ‘손님이 많이 와서 매출이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원가 관리를 잘하는 것보다도 이것이 더 중요하다. 절대 매출이 커지지 않고는 원가 관리를 아무리 잘해도 식당은 돈을 벌지 못한다. 모든 장사의 제1순위는 결국 매출 극대화이다.

고기장사꾼이 고깃집을 하면 망하는 이유에는 고기장사의 원가 개념에 몸과 마음이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식당은 사람을 만나는 장사다. 숫자나 품질보다 마음의 장사가 우선 되어야 한다. 정이 가득한 식당은 성공하고, 숫자가 가득한 식당은 망한다.

About 김 태경

김 태경

국내 최초 식육 마케터이자 브랜드 마케팅 박사로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당을 돕고 있으며, 창업에 필요한 조언을 하고 있다.
블로그와 SNS로도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bran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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