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유별난 MSG 공포증은 만들어진 허구?

| 한국인만 MSG를 많이 쓴다고?

먹거리X파일을 보면 한국 음식(식당)을 철저히 폄하한다. 왠지 국민적 열등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 한국에선 먹을 만한 게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식당이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MSG 원조 일본은 조미료의 천국이다. 일본 음식이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린다고? 일본에선 초밥에도 MSG를 넣는다. 다시마 물에 밥을 짓고 식초를 부을 때 함께 넣는 게 미원이다. 그것도 꽤 많이 넣는다. 게다가 비싸다고 하는 식당도 MSG를 넣는다.

5
일본 현지 초밥이 맛있는 것은 생선을 활어로 먹지 않고 숙성시켜 유리 글루탐산이 많아지게 만든 후 다시 글루탐산이 엄청난 간장소스에 찍어 먹기 때문이다. 일본의 모든 조미 간장엔 MSG 성분이 훨씬 많이 들어가 있다.

서양의 감칠맛에 대한 사랑은 우리보다 역사가 깊다. 유럽과 북미는 우리보다 MSG 자체는 적게 소비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먹는 고기와 치즈 그리고 모든 소스의 기초인 스톡은 MSG의 보고이다.
“형편없는 스톡으로는 좋은 브라운소스를 만들 수 없고, 좋은 브라운소스가 없으면 당연히 좋은 데미글라스도 없다. 좋은 데미글라스가 없이는 온갖 다양한 좋은 소스는 없고 지금까지 프랑스요리를 세계적으로 만들고 유지시킨 것이 바로 소스인데. 프랑스 요리의 시작은 스톡이다” – 근대 프랑스 요리를 완성시킨 에스코피에의 말이다.

1585886_orig 사본

|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은 감칠맛을 갈구해왔다

스톡은 버리던 상품성 없는 고기부위, 잡뼈, 쓰다 남은 야채 등을 오랜 시간 에서 가열해서 MSG를 뽑아내는 과정이다. 미리 공들여 좋은 스톡을 만들고 데미글라스를 만들면 다른 화려한 소스는 30초 이내에 만들 수 있다. 이들 기본 소스 개념이야 말로 주방을 혁신한 최고의 간편식이고, 고급 프랑스 요리가 사실상 역사상 최초의 패스트푸드이다. 미국, 유럽인이 하루 섭취하는 글루탐산 총량은 우리보다 훨씬 많다. 단지 출처가 다를 뿐이다.

치즈는 결국 수분을 줄이고 0.2%만 유리 상태로 존재하는 글루탐산을 분해시켜 13%까지 높인 것이다. 그러니 감칠맛이 풍부하여 인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분해 안 된 것이 87%나 남아 있다. 우유보다 저렴한 단백질원이 콩이다.
그래서 된장, 간장은 콩의 단백질을 분해하여 감칠맛의 원료로 쓴다. 생선을 발효시켜 젓갈을 만들어 먹는 이유도 생선 단백질에 가장 많은 글루탐산을 분해하여 섭취하려는 것이다.

4

중세부터 향신료를 썼던 서구 문명은 향신료 자체로 맛이 강해졌다. 향신료 자리를 버터가 차지한 것은 18세기 이후다. 중세 시대에 후추를 많이 첨가한 귀족의 음식은 오늘날의 인도 음식보다 더 매웠고, 또 매울수록 고급 음식으로 쳤다. 이런 매운 음식 대신 부드럽고 순한 맛 위주의 음식이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18~19세기 프랑스 요리 덕분이었다. 이런 큰 흐름을 유도한 핵심은 버터의 확산이었다.

 

| 세계 각국에서 우리의 MSG를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MSG의 물량은 2008년 4,166톤에서 2009년 6,494톤, 2010년 10,274톤, 2011년 12,730톤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하는 MSG의 양이 2011년 7,722톤에 이르고 있어 2008년 대비 262% 증가했다. 유럽 주요 국가와 미국, 중국, 대만, 호주 등 전 세계 각국에서 MSG의 수입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요즘 베트남, 인도네이시아 등 아시아권의 MSG 사용량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거 신경 쓰지 않는다.
한국에서만 건강전도사와 방송사의 선동으로 소비자가 불안해하는 것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자영업자가 힘든 적도 없다고 한다. 치솟는 원료비, 임대료, 인건비 … 대부분의 선량한 식당업자들을 MSG를 쓴다는 이유로 마치 양심불량인양 매도하고 있다.

한국 사람만 유난히 MSG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걱정할 뿐이다.

1

About 최 낙언

최 낙언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부터 제과 회사에서 근무했고,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하여 연구했다. 첨가물과 가공식품을 불량식품으로 포장하는 거짓된 프로그램에 충격을 받아 www.seehint.com에, 여러 자료를 스크랩하고 연결, 정리하여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한 결과물을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감칠맛과 MSG 이야기』가 있으며, 나머지 생각도 몇 권의 책으로 마저 마무리 할 예정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