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서울고메2015’ 한국을 찾은 월드 클래스 셰프6인, 한자리에 모이다

지난 21일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tv조선 서울고메2015 ‘마스터클래스’ 행사가 있었다. 행사는 6명의 세계적인 요리사들의 요리 시연과 강연으로 이뤄졌으며, 각 섹션 1시간씩 오전•오후로 나누어 진행했다. 이중 셰프뉴스는 오전에 강연을 진행했던 2명의 셰프 마시모 보투라와 조르디 로카의 섹션을 소개한다.

“마씨모 보뚜라!” 스키니 진에 운동화. ‘Never Trust a Skinny Italian Chef’ 그의 요리책 제목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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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모 보투라(Massimo Bottura) – ‘Please Trust a Skinny Italian Chef’

“향수에 젖어 과거에만 빠져 산다면 과거에 지고 맙니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선으로 과거를 판단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여러분 인생에서 최선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해야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문화를 보면 됩니다. 문화는 지식을 전달하고, 지식을 통해 인간의 의식이 성장합니다. 결국 의식은 인간의 감각을 더 폭넓게, 민감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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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투라 셰프의 순서가 시작됐다. 그런데 행사를 시작한지 10분이나 됐을까? 한국 통역관을 무르고 영어로 설명하겠다고 말한다. 자신이 한 말을 한국어로 제대로 해석하는지 의심스러운 모습을 몇 번 내비치더니 이내 통역 없이 혼자서 진행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알아듣기 위해 두뇌를 풀가동했다.

보투라는 자신이 고집하는 요리철학을 네 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1. 문화 Culture

그가 가장 먼저 설명한 요리는 이탈리아 대표 요리인 스파게티와 라자냐였다. 북부와 남부로 나뉜 이탈리아 음식문화를 전제로 자신이 어떻게 새로운 요리를 만들었는지 설명했다.

“문화란 우리가 생각하고, 보고, 사랑하고 있는 모든 먹을 수 있는 가치들의 총체입니다. 나는 여행할 때에는 내 플레이트에 담길 부분들을 생각하고, 결국 그것이 완벽한 플레이트를 완성합니다. 정신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오늘 한줄기의 스파게티 면을 라자냐로 변신시킬 겁니다. 이탈리아의 것이지요. 한 줄, 단 한 줄의 면발 안에 이탈리아 요리의 모든 것이 담겨있습니다. 우리가 이 레시피를 만들 때에는 생각과 비전, 직감 그리고 신념이 필요합니다. 당신도 이런 도전에 매일같이 직면해야 합니다.”
그는 이렇게 운을 띄운 뒤 우리의 뻥튀기와 비슷한 모양의 라자냐를 들어 보였다. 스파게티 면을 화학적인 기법으로 부풀려 과자처럼 부서지는 라자냐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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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omfortfoodie.it
  1. 의식, 생각 Consciousness

“의식이나 생각은 당신의 도구 상자와 같습니다. 지금까지 배웠던 모든 지식, 당신의 모든 매일의 활동들이 이 도구 상자를 구성합니다. 당신이 진취적으로 스스로를 보여주고, 표현하고 싶다면 겸손해야 합니다. 당신이 할 수 없는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해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죠. 다시 말해서 당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제일 당신다운 것을 표현해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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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전 Vision

“비전은 이성과 감성을 가로지는 그 무엇입니다. 당신의 레시피를 발전시키는 일은 지적인 활동입니다. 동시에 논리적인 부분과 열정이 한데 어우러진 감성적인 일이기도 하죠.”

  1. 직감 Intuition

“직감은 매일 길거리를 걷다가도 얻을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둠 속을 걸을 때나, 갑자기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당신이 남다른 관점을 유지한다면 어둠에서도 한 줄기의 빛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직감이란 결굴 어떤 찰나의 빛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그 순간을 부여잡을 수 있다면 그 순간에 이미 창의적인 작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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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농장에서 재배된 식용 꽃을 이용한 플라워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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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그니처 디쉬 중 하나인 스테이크 메뉴

보투라가 선보인 음식은 총 네 가지였다. 첫 번째, 문화와 연계해 소개했던 라자냐La parte croccante di una lasagna. 둘째 한국에서 재배된 식용꽃으로 선보인 플라워 샐러드flower salad, 이후 그의 시그니쳐 스테이크인 Psychedelic스테이크Psychedelic Veal Not Flame Grilled . 마지막으로 이름도 재밌는 레몬 타르트 ‘Oops! I dropped the lemon tart!‘ 까지.
네 가지 음식과 그의 요리 철학. 약 100여 명의 청중이 숨죽인 채 1시간 가량의 그의 발표를 경청했다. 그는 자신의 요리를 보기 위해 모인 청중들에게 “일상에서 벗어나 작은 공간을 깨부수고 나올 것”을 강조하며 마무리 지었다.

In your everyday life, your job can be incredibly challenging because it’s full of obsession. You have to go here and there, change, and get to the back and encounter things. Your life is our lives. It’s full of obsession. If you don’t leave a little space open for poetry in your everyday life, you can never imagine, “Oops! I dropped the lemon tart!”. Because poetry is incredible vision. Poetry is when you think about things in a different way. So my suggestion and my secret for my happiness is about leave always a little space in my everyday life, a little open for poetry in which I can jump and I can imagine “Oops! I dropped the lemon tart!”. I hope it’s going to be for you the same thing.

“당신은 매일 도전에 직면할 것입니다. 강박관념이지요. 이리저리 움직이고 바꾸고 부수고 원상복구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의 삶은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든 레몬 타르트 같은 작품을 쉽게 만들 순 없습니다. 시적인 감각을 잃어버리거나 작은 사고의 틀에 갇히게 된다면 어림도 없습니다. 당신이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기 시작할 때, 그제서야 시적인 감각은 살아납니다. 나는 누구나 작은 사고 방식의 틀에서 벗어나길 기대합니다. 언젠가 여러분들도 저처럼 시적인 감각을 가지고 레몬 타르트를 만들길 희망합니다.”

이날 그가 만든 음식은 청중들이 맛볼 수 있도록 제공됐다. 청중 중 일부는 단상위로 올라가 그의 음식과 그를 카메라에 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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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르디 로카(Jordi Roca) 천재의 감성은 이런 것이다

보투라에 이어 섹션을 진행한 조르디 로카. 다행히도 처음부터 끝까지 통역관이 자리를 지켰다. 로카 삼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형들(후안, 조셉 로카)과 함께 스페인에서 레스토랑 El Celler de can Roca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디저트에 관해서는 천재적인 감성을 나타내기로 유명하다. 섹션은 과거 가족이 운영하던 레스토랑의 추억을 담아낸 작품 설명으로 시작했다.

“과거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레스토랑에서 형제들과 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기억을 살려서 디저트를 만들어봤습니다.”

1. 과거 디저트 사진

어시스트로 함께 세션을 진행한 최윤주 요리사는 현재 로카와 함께 일하고 있다. 세션 중간 중간 요리사가 아니라면 할 수 없었던 내용을 친절하게 한국어로 설명했다.

“엘세예르 레스토랑에서 요리하기 위해서 직접 제작한 기계도 있고, 주문한 기계도 있습니다.” 동영상을 통해 갖가지 레스토랑에서 이뤄지는 작업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최윤주 요리사가 직접 설명을 거들었다.

“지금 보시는 냉장고는 영하 5도까지 내려가는 슈퍼 프리저라는 냉장고인데요. 정제수를 여기에 보관한 후 요리 위에 붓게 되면 액체가 고체로 순간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 얼음 상태 나온 사진

엘세에르 데 칸 로카에서는 과학적인 기법을 사용해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예를 들어 유칼립투스 잎을 저온으로 중탕해서 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향이 깊게 배어있는 액체는 ‘슈퍼 프리저’ 냉장고에서 보관된 뒤 요리에 사용한다. 고등어 요리를 선보이는 과정도 신선했다. 실리콘 패드를 특수 제작해 그 위에 고등어 기름으로 만든 크림을 펴 바르면 접시에 고등어 껍질의 무늬가 그대로 나타났다. 최윤주 요리사는 “음식을 먹을 때 살아있는 느낌을 최대한으로 내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로카를 대신해 설명했다.

“현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는 개발을 하고자 우리는 기술이라는 단어 대신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6. 아이스크림 만드는 사진

3. 고등어 요리 사진

초콜릿 아나키아라는 디저트는 8개의 다양한 초콜릿으로 만든 디저트다. 15가지의 향신료를 곁들어 아로마를 더했다. 로카는 이 메뉴를 다양한 초콜릿에 존경을 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초콜릿에게 바치는 헌정물인 셈이다.

4. 초콜릿 사진

그의 재치는 그의 코 모양을 한 디저트에서 정점에 달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웃음이 먼저 터졌다. 보여준 세 번째 영상에서 나온 사진인데, ‘과연 저것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남의 코를 먹게 한다니. 그것도 새빨간 것을. 놀랄 수밖에 없었다.

5. 코사진

마지막 레시피를 끝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대망의 마지막 메뉴는 소스피뇨 리메뉴어라는 페루식 아이스크림을 응용한 디저트였다. 무지방 우유만으로 생크림처럼 거품을 만들고, 원형 몰딩에 넣어 모양을 낸다. 이것을 액화질소로 급동결하면 마치 눈꽃빙수의 질감의 동그란 모양의 아이스크림이 나오게 된다. 보기에는 칼로리도 높아 보이고, 양이 많아 보이지만, 식감과 실제의 양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로카 셰프도 섹션이 끝난 뒤 청중들과 무대 위에서 인사를 나눴다.

7. 팬들과 찍은 사진

두명의 셰프 섹션 이외에도 마스터 클래스에는 4명의 해외 유명 셰프와 1명의 국내 셰프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한 다른 해외 셰프로는 디저트의 제왕 알렝 쿠몽Alain Coumont,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개인 셰프 조르지오 나바Sergio Nava, 파스타 세계대회 1위의 파스칼 로랑쥬Pascal Lorange, 독일에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후안 아마도르Juan Amador였다.

TV조선 서울고메2015는 23일 치뤄진 오픈고메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내년에는 더욱 완성도 높은 행사를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슬라이드 사진 제공 : 서울고메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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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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