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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3스타 베누(Benu) 코리 리(Corey Lee) 셰프 특별 강연 “열린 마음과 호기심을 갖고 요리하는 게 중요”

지난 5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에메랄드 홀에서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코리 리의 강연회와 북 사인화가 열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레스토랑 베누는 문을 연지 4년 만에 미식계 최고 등급의 레스토랑이 됐다. 베누의 3스타 획득에는 두가지 특별한 점이 있는데, 한국인 요리사로서는 처음으로 3개의 별을 받았다는 점과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레스토랑 중 처음으로 별 3개를 얻어냈다는 점이다. 코리 리는 자신의 쿡북 ‘Benu’의 출판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가 사회를 맡았다.

“요리사에게는 창의적인 활동과 예술적인 감각이 요구된다. (그래서)강한 도전 의식을 갖게 됐다.” – 코리 리, 강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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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tv조선서울고메2015 제공

코리 리가 미국에서 살기 시작한 건 4살부터다. 그의 아버지가 미국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청소년기는 뉴욕에서 지냈다. 요리에 대한 흥미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일한 일식당에서 처음으로 갖게 됐다.

이후 본격적인 요리사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그는 뉴욕과 파리, 런던의 정상급 레스토랑에서 일했다. 이후 2001년 최고 레스토랑 중 하나인 ‘프렌치 런더리French Laundry’의 수석요리사 자리까지 올랐다. 요리사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자리였지만 2009년 스스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2010년 지금 샌프란시스코 자리에 ‘베누’를 열었다. ‘불사조’라는 뜻의 이집트어인 베누는 프렌치 테크닉을 기반으로 다문화가 특징인 샌프란시스코의 느낌을 살리고자 노력했다. 실제 그의 대표 요리는 ‘굴과 삼겹살, 김치Oyster, Pork belly and Kinchi’이다. 한국 요리인 보쌈을 코리 리 셰프만의 터치로 재해석했다. 음식 소개는 김성윤 기자의 글을 그대로 인용해 소개한다.

“‘굴과 삼겹살, 김치’는 한국요리 보쌈을 최첨단 요리기술로 재해석했다. 김치 국물에 퓨어코트 B790Pure-Cote B790이라는 최신 요리재료와 포도당, 물 등을 섞어 끓여 냉장고에 식히면 붉은빛이 감도는 투명한 유리처럼 된다.
이 ‘김치 유리’를 잘라 작은 컵 모양으로 굳힌다. 여기에 베이컨 가루를 뿌리고, 진공포장 상태에서 12시간 동안 저온숙성한 돼지 삼겹살과 김치를 잘게 다져 담은 다음, ‘김치거품’을 얹은 뒤 굴을 올려 손님에게 낸다.
바삭한 김치 유리, 고소한 삼겹살, 뜨겁고 매콤한 김치, 차갑고 바닷내음 물씬한 굴이 한입에 씹힌다. 크기는 작지만 여러 풍미가 진하게 농축된 ‘맛의 핵폭탄’이라 할 만하다.”<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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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tv조선서울고메2015 제공

| 강연 참석자들이 궁금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강연에는 약 70여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매웠다. 강연시작 전 질문자를 미리 추렸지만, 강연이 끝나서도 질문 공세는 계속됐다. 하는 수 없이 강연시간은 예상보다 30분 이상 길어졌다. 강연에서 했던 질문과 대답을 정리했다.

1. 베누라는 레스토랑은 코리 리가 표현하는 집약체라고 생각합니다. 식당을 열고 미슐랭 2스타, 몇 년 후에는 3스타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그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 베누는 지난 몇 년간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입니다. 내 요리가 어느 정도 높은 스킬을 갖췄다는 자신감뿐만 아니라 내 요리를 이해하는 고객들이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베누라는 레스토랑의 정체성을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대중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단순한 요리를 만드는 게 아닌 경계를 허물면서 발전할 기회를 만들기를 원합니다.

2. 책을 봤을 때 중식 일식 한식 요리들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일식이나 중식, 한식 중에는 어떤 음식이 낫다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또 그릇에 음식을 담을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도 궁금합니다.

-한·중·일 어떤 요리가 더 낫다고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왜 이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셰프로서 여행을 하고 공부를 할 때 다양한 문화는 맛에 대한 생각이나 테크닉 등 자신의 아이디어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됩니다. 그래서 어떤 특정한 나라의 맛에 집중하지는 않습니다. 한 나라의 음식에서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음식 전체로서 이해하고 테이스팅 메뉴 전체를 하나의 존재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코스로 이어지는 전체 맥락 속에서 요리들이 이어진다는 점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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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tv조선서울고메2015 제공

3. 프렌치 런더리 이전에 여러 나라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됐을 텐데 그것이 후에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또 후배 요리사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입니까?

– 나는 많은 국가들을 여행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요리뿐만이 아니라 내 삶 자체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꼭 어떤 국가를 여행해야만 이런 행운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행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을 갖는 것 그리고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려는 호기심입니다

4. 현재 레스토랑을 오픈하려는 중입니다. 근데 생각보다 이름을 짓는 일이 쉽지가 않네요. 베누라는 이름과 벤자민(새롭게 오픈한 프렌치 비스트로 식당) 등의 이름을 정한 기준이 궁금합니다.

– 먼저 베누에 대해 설명하자면, 베누는 이집트 고대어로서 불사조를 의미합니다. 불사조라는 영속성, 장수할 수 있는 가치들을 담고 싶어서 선택을 했습니다. 베누라는 단어는 어느 특정 지역을 연상시키지 않습니다. 프렌치나 중식 또는 한식 어떤 특정한 지역의 음식들을 떠오르게 하는 선입견이 없는 이름을 갖고자 했습니다.
무슈 벤자민은 케쥬얼한 비스트로 타입인데, 단순히 프랑스 리옹이나 파리 지역의 비스트로를 샌프란시스코에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의 엔틱 샵을 직접 돌아다녔고, 예전 스타일의 타일 등을 구했습니다. 프렌치 비스트로이지만, 미국에서 문을 연다는 점을 잊지 않았습니다. 벤자민이라는 이름은 미국 최초의 프랑스 대사(프랭클린 벤자민)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가족 중 막내 아이에게 벤자민이라는 별명을 붙여 부르곤 합니다.

5. 요리를 하는 학생입니다. 레시피를 만드는데 대중의 반응이 두려웠던 적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내 레시피를 모든 손님이 좋아할리는 없습니다. 그랬던 적도 없고요. 요리사가 레시피를 만들고 요리로 실현하는 과정에는 많은 시간과 조사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의 반응보다 중요한 것은 완성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리사라면 사용해야 할 테크닉이나 맛이 바뀌는 현상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내가 요리책을 만들때도 사람들의 반응을 예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앞으로 책에 나와있는 레시피와 조금씩 달리 요리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요리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살아있는 생물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6.점점 요리사들이 오피니언 리더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요리사가 사회적인 이슈를 전달하거나 참여를 하고 있고요. 이들과 다르게 참여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종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약 10년 전부터 셰프의 역할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셰프로서 어떤 사회적인 운동에 참여하거나 목소리를 내는 일이 주된 업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더 많은 사람에게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각 셰프들이 사회적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 다릅니다.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활동이 정확한 예시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더 집중할 것입니다. 즉 프렌치 요리를 잘해왔기 때문에 프렌치 비스트로에 도전할 수 있듯이(웃음)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 프로젝트를 보고 느낄 수 있을 때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셰프가 되기로 한 이유는 굉장히 어려운 신체적 노력으로 만족감을 얻고 예술적인 작업이 생생하게 진행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개입하고 어떤 정치적인 활동이나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셰프가 된 것이 아닙니다. 나는 내 작업(요리)을 통해 영향을 주고자 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도 다인종 지역으로 유명하다. 아시아계, 라틴계, 아프리카-아메리카계 등의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는 만큼 수많은 종류의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특히 아시아계의 구성비가 다른 도시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도시에서 프렌치 테크닉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하는 식당으로 유명한 곳이 베누이다. 미슐랭 3스타 이외의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서는 4스타를 받았고 파이브 다이아몬드 어워드에서는 AAA등급을 얻었다. 제임스 비어드 재단에서 선정하는 라이징스타 셰프로 뽑히기도 했다.

‘tv조선 서울고메2015’는 이번 달 24일까지 계속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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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tv조선서울고메2015 제공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2 comments

  1. 잘 보고가요 감사헤요. 소머치 땡큐 베리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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