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

서울 가장 Hip한 거리에서 가장 Hot한 레스토랑, 2년 만에 5개 매장으로 확장한 PIER39

아직 2층 구석에는 못다 치운 타일 조각들이 쌓여 있다.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게다가 이 날은 천지신명께 장사 잘 되게 해달라는 ‘고사’를 드리는 날이었다. 돼지머리가 상에 올려지고 김재환 대표를 시작으로 모든 식구들이 줄을 서서 절을 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사사진

지난 4월 24일 서울 이태원동의 경리단길 초입에 있는 pier39를 찾았다. 올 해 5월부터는 2층 전체를 터 2개의 브랜드를 추가로 운영할 정도로 사업 규모가 커졌다. 이로써 Pier39를 운영 중인 싸이프레스 푸드는 총 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게 된다. 약 2년 만에 이룬 쾌거가 아닐 수 없다. 험난한 외식시장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중간 인테리어 사진
최근 오픈한 2층 테라스. ‘이치더힐’과 ‘클럽하우스’ 테라스는 연결되어 있다.

 

| 지역적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브랜드의 필요성 절감, pier39의 등장

2013년 이태원동 경리단길은 핫플레이스로 뜨기 직전의 골목이었다.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분위기 풍기는, 다른 이면도로 상권과 다를 바 없는 거리였다. 남다른 데이트를 원하는 커플이 주로 거리를 메웠고, 소문이 점차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리 초입에 pier39가 자리를 튼다. 실제로 경리단길이 언론에 외식하기 좋은 거리로 노출되기 시작한 시점이 2010년 전후이다.<관련기사_해방촌 언덕에서 한남동 리움미술관까지(서울경제.2009.2.13)>

“경리단길이 언론과 블로거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나서 (2013년 중순) 약 1년 동안 매출이 급상승했습니다. 오픈 초반 3개월을 제외하곤 줄곧 천 만원 단위, 어쩔 때는 2배 정도의 매출 상승이 있었습니다.”

현재 5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싸이프레스 푸드의 김재환 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이전에는 외식업을 프랜차이즈 식으로 운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점차 소비 패턴이 프랜차이즈 보다는 특화된 콘셉트로 변화하는 것을 감지하고, 지역적 특색을 잘 살릴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지역적 특색이라? 그래서 물었다. 경리단 길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는지 말이다.

“일단 경리단길은 소규모 가게들이 (각자의)콘셉트를 갖고 있었고, 스텐드 커피라든지, 케잌몬스터 같은 특이한 카페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외국손님들이 주로 있었고. ‘이런 곳이라면 특색을 잘 살려서 거리 전체가 발전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한 거죠. 선점하기 위해서는 거리 초입에 입점하는 게 좋겠다 싶었던 거고…”

웃는 사진2

그간의 계획과 고생 끝에 건물 1층에는 pier39와 Potato king, FILAMENT가, 2층에는 일본식 주점 ‘이치더힐’(ICHI the Hill)과 웨스턴 바 ‘클럽하우스’(Clubhouse)가 입점한 상태다. 건물은 경리단길 초입에 위치해서 거리를 방문한 손님이라면 누구나 거쳐가야 하는 목에 자리하고 있다. 건물에 입점한 업장들의 정체성이 거리의 콘셉트를 결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서울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뒷거리에서 백반 집이 어색하듯 말이다.

| 성장통 없이 이룬 성공은 없을 텐데…

2년이라는 시간은 외식업 시장에서 길지 않은 시간으로 이해된다. 특히 트렌드가 수시로 바뀌는 ‘힙(Hip)’한 거리에서는 더욱 그렇다. 경리단길이 젊은 트렌드 소비층에게 주목 받으면서 현재 거리 곳곳에서 경리단길에 ‘어울리는’ 인테리어로 개·보수 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Pier39가 입점한 건물도 인터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주인이 바뀌었거나, 기존 가게를 폐업처리 한 이후의 폐업 공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확장 공사였다. 80여평의 2층 전체를 말이다.
이쯤 되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해진다. “외식업에서 성공하기 위한 비결? 음 나는 두 가지를 반드시 말하고 싶어요. 맛과 진심 어린 서비스.” 맛은 지역적인 특색을 잘 살리고 대중에게 맞춰야 한다는 점과 책임감을 갖고 움직이는 직원들의 창의적인 서비스 정신이라고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두 가지 요소는 성공한 외식 창업 스토리의 필수 요소이다. 진부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꼽히는 이유는 그 만큼 실현하기 어렵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알고 보니 5개 업장의 모든 메뉴를 김병일 헤드셰프가 총괄 개발했다. 그런데 서양식을 전공한 요리사가 일식과 비스트로 메뉴까지? 의아했다. “내가 알던 요리사들은 다들 장인정신을 갖고 있어요. 저도 그랬고요. 개인적으로 그 ‘곤조’를 스스로 깨는 작업이 제일 어려웠던 게 사실이었고요. 음식이라는 것은 대중이 즐기는 거잖아요.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는 거죠. 회사에서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그 방향에 입각해서 같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방향에 맞도록 대중이 찾을 만한 음식을 만들지 않으면 그 모든 고집도 의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이어서 그는 “요리라는 게 다 장르가 나뉘어 있지만, 기본적인 뼈대는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한가지 베이스가 충실하다면 깊이 있는 요리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중에게)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여기에서 일하면서 또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진솔한 음식을 하자’였어요. 모든 메뉴는 조미료를 쓰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 비결? 결국 사람을 잡아야 한다

직원은 어떤 방식으로 뽑는지도 궁금했다. “저는 헤드 셰프 이외의 직원을 뽑은 기억이 없어요.” 김대표는 홀 매니저가 홀 직원을, 헤드 셰프가 주방인원을 채용하도록 권한을 넘겼다. 맘에 들지 않는 직원이 뽑혔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간섭하지 않고, 책임자들과 상의를 해서 빠른 결정을 유도하도록 해요. 같이 갈거라면 어떤 교육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등을 상의한 후에 책임자가 판단하도록 해요.”
웃는사진1

김 대표는 “결국 장사라는 게 사람을 믿고 맡기면 더 창의적인 결과물과 기대 이상의 값어치를 얻게 되더라고요. 홍보도 방송이나 SNS 등 다 해봤지만, 단기적인 성과가 전부였습니다. 근데 한 번 들렸던 손님들이 추천으로 다른 손님들을 데리고 오는 전통적인 방식이 가장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라며 사람을 잡는 게 제일 효과적인 성공 비법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은 많이 하지만, 결국 자기 잇속 차리기에 바쁜 곳이 외식시장이다. 오너와 셰프 간의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이 두 명의 파트너를 통해 알게 됐다.

현재 싸이프레스 사는 외식업뿐 아니라 교육사업과 골프 매니지먼트 등 다각화된 사업 분야를 보유, 경영하고 있다. 인터뷰 이후에 김 대표는 “사실 여기 2층에 스타벅스가 들어오려고 했거든. 건물주가 우리랑 일하면서 미래를 본거라고 생각해”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싸이프레스 FB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cypressfood?fref=ts

pier39 1
pier39의 외관과 메뉴
필라멘트1
필라멘트 내관과 메뉴
포테이토킹
포테이토 킹 외관과 맥주
이치더힐
이치더힐 내관과 메뉴
클럽하우스-1024x342 사본
클럽하우스 내관과 메뉴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