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팜스테이 #2 다음 세대를 책임질 박무현, 이상필 셰프. 이들은 무슨 말을 남겼나?

4월 12일 멀리 남아공에서 출발해 한국 땅을 밟자마자 봉화군으로 달려온 박무현 셰프. 벨기에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레뤼뒤땅’에서 한국인 최초로 일한 이상필 셰프까지 합류했다.
두 명 모두 셰프뉴스와 봉화군 해오름 농장이 함께 준비한 ‘봄날의 팜 스테이’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갰다.
과연 이들은 참가자들에게 어떤 말을 남겼을까? 오늘은 ‘봄날의 팜스테이’ 두 번째 이야기다.

| 요리사란 직업에 용기를!

“‘봄날의 팜스테이’의 본래 취지는 이러했습니다. ‘농장에서 새로운 식재료를 체험하고,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셰프의 경험담. 즉, 세계 무대에서 무한경쟁을 이겨낸 스토리로 뜨거운 열정을 느끼도록 하자.’ 이번 캠프는 요리사들을 응원하려고 기획했습니다.” 셰프뉴스 이은호 대표의 말이다.
후배 요리사를 응원하고자 이상필, 박무현 셰프의 강연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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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명의 연사자는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스토리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첫 연사로 나선 박무현 셰프. 그는 현재 남아공에 있는 테스트 키친(Test Kichen)에서 시니어 수셰프로 일하고 있다. 그는 조리학과 학생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발표를 준비했다. “전국에 (대학교) 조리과나 학원이 많은 건 아시죠? 다 포함하면 800개 가까이 됩니다. 매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는 친구들이 한 해에5만 명이에요. 근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포기해요. 설문조사에 의하면 60%가 포기를 한다고 하네요. 그러면 약 3만 명이 요리를 접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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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명의 조리과 졸업생 중 60%에 해당하는 3만 명이 요리를 포기한다.

|여섯 가지 키워드로 설명한 박무현 셰프만의 도전 정신 “제일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

그는 요리사가 되는 방법을 여섯 가지 키워드로 풀어 설명했다. 사랑(Love), 꿈(Dream), 열정(Passion), 계획(Plan), 도전(Challenge), 성과(Archive).
“요리를 사랑하는지 점검하고, 크게 꿈을 꾸며, 뜨거운 열정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라고 말했다. 또한 “그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다 보면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꿈은 크게 꾸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10을 원하던 사람이 8을 이룬 경우랑 5를 목표로 5를 이루는 경우는 결과적으로 전자가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나이 50에 내가 세계최고의 요리사가 되겠다’라고 정했으면, 거꾸로 계산해서 10년 정도 자기 레스토랑에서 내 요리를 해야 하니까 ‘40세에 내 레스토랑을 오픈하겠다.’ 해외 경험도 필요하니까 ‘30대 초반까지 인턴생활이든 스타지를 하겠다’라는 식의 자기 결심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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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전에 관한 일화를 설명하면서 이라크 파병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들려줬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이라크 파병에 지원했고, 거기서 모은 돈으로 미국으로 인턴을 갔습니다. 미국생활에서 얻은 경험은 영국, 호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결국, 호주에서 만난 인연 덕분에 남아공에 있는 (Test Kichen)레스토랑 오픈 멤버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라크 파병 같은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결과적으로 지금의 저는 없었겠죠.”

 “저는 이 문장을 좋아해요.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다.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 “고기는 가운데, 가니쉬는 뒤쪽에, 소스는 앞쪽에” – 편견을 벗어나는 작업이 필요하다

“원래 성격이 남들 말을 잘 안 듣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믿는 편이 아니라서…”

요리를 배우면서 항상 ‘이렇게 하는 게 정답일까?’라고 궁금했다는 이상필 셰프. 그는 각종 요리대회에서 5개의 메달을 따기도 했다. “대회 메달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대회에 나가서 무언가를 배우고, 실전에서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 거라고 봐요. 그렇지 않으면 아까 박무현 셰프가 말한 5만 명 중 3만 명이 되는 거죠”

그는 지나온 해외 경험과 한국 호텔 주방에서의 13년간 일하며 깨달은 점을 준비한 사진 자료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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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에서 한국에 돌아와 현장 경험을 쌓은 그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한국에 돌아와 호텔 주방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목표한 직급만 달면 바로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가자!’ 마음먹었죠. 계획대로라면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랐다.
호텔 안과 레스토랑은 달랐다. “호텔에서 좋은 재료를 써보고 했지만, 밖은 실정이 달랐던 거죠. 또 배우게 된 거에요. 우물 안 개구리인 나를 다시금 본 거죠. 스스로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놈이구나 했어요”
“이제 막 제 음식을 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완전한 모습은 아니에요. 부족환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열린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진짜 요리사가 되고 싶으면 요리 그렇게 잘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부드럽게 상황을 잘 받아드리는 마음가짐이 우선인 것 같아요.

1984년에 태어난 두 명의 셰프. 이들은 이제 막 자기 요리를 생각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우리나라의 미식을 책임질 셰프로서 기대를 받고 있다. 이런 기대는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하는 도전 정신에서 기인한다. 두명의 악바리 셰프는 자신이 걸어갈 길이 무엇인지, 내 요리를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 묵혀뒀던 질문 공세에도 유연한 대답으로 만족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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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한국에서 자신의 요리를 선보일 텐데, 설명해 줄 수 있는지?”
박무현 셰프 “아직 내 요리가 정립되지는 않았어요. 아무래도 Test kichen에서 하던 방식이 익숙하긴 합니다. 이제 한국에서 내 요리를 하겠죠. 하지만 한국에 온다고 바로 (레스토랑을) 열지는 않을 거에요. 나이나 경험을 떠나서 어느 요리사나 새로운 환경에 가면 배우는 내용이 많잖아요. 자신이 알고 있는 게 한참 부족했구나 라고 생각할 거에요. 그래서 저도 한국에 오면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공부할 예정입니다. 최소한 5년은 더 (요리를) 해봐야 (내 요리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Q 한국 식재료만으로 한국 퀴진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지?
이상필 셰프 “네.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식재료 보다는) 맛있는 요리에 더욱 집중했어요. 한국에서 나오는 식재료만 갖고 조합하기 쉬웠으니까요. 만약에 본인이 한국 식재료로만 (요리를) 할거라면 굉장히 많은 준비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도 생각해요.”

Q 젊은 요리사나 이제 막 요리에 입문한 학생들이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조언
박무현 셰프 “결론적으로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고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까 말한 요리를 사랑하는 거나 열정, 도전 같은 단어도 전부 끝까지 가져가는 게 기본이거든요”
이상필 셰프 “끝까지 가져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죠. 근데, 잘 생각해서 ‘내 길이 아니다’라고 판단이 된다면 빨리 다른 길로 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억지로 가져갈 필요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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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프의 요리 – “메뉴 구성의 기본은 맛 그리고 나서야 플레이팅이다”

두명의 셰프는 강연에 앞서 요리 시연을 했다. 각자가 준비한 재료로 지금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에서 제공하고 있는 메뉴를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약 한 보 앞에서 셰프의 요리를 자세히 지켜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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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NalFams_04.Show-14현재 팝업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이상필 셰프. 그는 코스 메뉴에 사용되는 요리를 선보였다. 두 가지 메뉴를 요리했다. 처음 시연한 요리는 미림으로 양념한 리코타 치즈 위에 미리 재워둔 연어 알을 올린 샐러드를 선보였다.
함께 사용한 해산물은 화이트 와인으로 숙성시켰으며 산도 조절로 식감을 살렸다. 허브는 해오름 농장에서 준비한 허브를 이용했다. 고깔 모양의 두번째 요리는 비트와 특수 설탕으로 만든 트륄에 리코타 치즈를 채워 만들었다. 같이 사용한 허브 레몬버베나는 특유의 향을 내기 위해 얹었고, 미리 조려온 낑깡은 조린 시럽으로 폼포짓해서 사이에 넣었다.참고로 요리의 영감은 만화 드래곤 볼에서 얻었다고 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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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현 셰프도 현재 테스트 키친에서 판매하는 샐러드 디쉬를 재연했다. 우선 사과랑 양파 드레싱으로 양념한 참치 샐러드인데, 이날은 참치 대신에 연어를 사용했다. 우선 보랏빛이 도는 젤리는 레드 케비지와 다시 스톡이 사용됐다. 연어는 센불에 달군 팬에서 구웠으며 하얀 소스인 마요네즈는 달걀과 약간의 기름, 간장 식초 소금 등으로 만들었다. 딥 프라이 한 진저 소스는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크럼블 작업을 한 치즈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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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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