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훈 교수의 음식읽기 #2] 구글 이미지로 살펴본 Korean Food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 음식’이라면 어떤 것을 떠올릴까? 한국인들에게 ‘미국 음식’이라고 하면 보통 햄버거, 많은 양의 음식과 고기. 이런 것이 떠오르고, ‘중국 음식’ 하면 튀겨내고 녹말가루로 낸 국물이 떠오르는 것처럼,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도 한국 음식에 대한 어떤 심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비빔밥이 떠오를까? 불고기가? 김치가?

최근 인기가 많은 빅데이터 관련 연구에 중요한 도화선이 된 것은 구글 검색 히스토리였습니다. 구글 검색어의 추이로 특정 질병의 유병률을 예측할 수 있다는 논문은 일약 빅데이터를 최고의 인기어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무심코 구글 검색창에 ‘Korean Food’를 넣고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재미있는 사진들이 뜹니다.

KOREA Fodd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Korean Food’로 가장 먼저 뜬 사진은 비빔밥 사진이었지만, 상위에 뜨는 사진들의 다수는 특정 요리에 대한 사진이 아닌 ‘한상 차림’, 즉 ‘반찬’에 대한 사진이었습니다. 이어서 ‘Japanese Food’를 넣어 보니 전혀 다른 종류의 그림들이 뜹니다. 확연히 ‘스시’와 ‘롤’이 주류를 이룹니다. ‘Chinese Food’를 쳐 보니 ‘볶음 국수’와 ‘춘권’으로 가득 찬 페이지가 떠 오릅니다. ‘American Food’를 치니 역시나 ‘햄버거’와 ‘핫도그’로 한 페이지가 가득 뜨네요. ‘타파스’로 유명한 스페인 음식을 검색해 보니, 의외로 ‘타파스’ 보다는 ‘빠에야’가 화면에 가득 찹니다. 프랑스 음식은 주로 ‘크루아상’을 중심으로 한 빵과 디저트류들이 주로 뜨고, 이탈리아 음식은 ‘피자’와 ‘파스타’로 역시 가득 차 있습니다.

어떤 한 문화권의 음식이 더 뛰어나거나, 저급하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측면으로 보았을 때, ‘Korean Food’를 검색했을 때 나타나는 그림들은 특정 음식이 아닌 ‘반찬’이 뜬다는 것은 확실히 독특한 현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두 가지 중의 하나일 텐데, 아직 한국 음식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가 생기지 않았다. 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테고, 아니면 이 ‘반찬’이라는 문화 자체가 매우 독특하게 느껴진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첨부한 사진들을 비교해 보시면 Korean Food의 검색 결과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봤던 외국 잡지 기사에서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할 음식 50가지(숫자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라는 걸 보는데, 그중 49가지는 특정 요리를 지칭하는 것이었고, 거기에 끼어 있는 딱 하나의 한국 음식은 비빔밥이나 김치와 같은 특정 요리가 아닌 반찬(Banchan)이었습니다. 그 기사를 본 이후 우리의 반찬 문화의 독특성에 대해서 꾸준히 고민하고 있는데, 오늘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결과가 이리 나오니 더 관심이 갑니다.

저는 우리 음식 문화의 특징을 ‘잘 버무려서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인식하고 습니다. 일본 음식은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것’, 중국 음식은 ‘풍부한 맛과 풍성함을 내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요. 사실 이 ‘반찬’이라는 것이 각각의 반찬들이 잘 버무려져서 균형을 맞추기도 하지만, 반찬들이 모여서 한 상에 오르면 결국 또 전체가 잘 버무려져서 균형을 맞추어 지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반찬이야말로 우리 식탁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저는 한식은 코스보다는 푸짐한 한상이 좋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꼭 세계화를 위해서 한식을 코스로 가야 할까요?

About 문 정훈

문 정훈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 후 2006년부터 KAIST 경영과학과 교수로 5년간 재직하였다. 2010년부터는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로 옮겨서 식품 분야 마케팅 및 정보경영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문교수가 속한 서울대 Food Business 랩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고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노는 것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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