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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요리를 위해 네가지를 기억하라” 요리사 상훈 뒤장브르의 내한 #2

지난 6일 충북 오송에 있는 ‘샘표 우리발효연구중심’에서 상훈 뒤장브르Sang Hoon Degeimbre 셰프를 만났다.<지난 기사 바로가기>

그는 한국에서의 일주일간의 일정을 한국 조리학과 학생들과의 만남으로 시작했다. 한국에서 요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한국 장의 가치를 설명하고 희망과 도전이 되는 조언을 하기 위해서다.

상훈 뒤장브르 셰프는 한국계 벨기에인으로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인 레리 뒤땅L’air du temps을 운영하고 있다. 1969년 한국 밀양에서 태어나 남동생과 함께 1974년 벨기에로 입양됐다.
그의 요리에는 분자요리 기법이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지역에서 난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살려 요리를 하는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특히 반경 15㎞ 내에서 난 재료를 사용하는데, 허브, 꽃, 채소 등의 몇 가지 재료들은 그의 레스토랑 뒤뜰에 있는 작은 농장에서 직접 길러 사용한다. 그의 레스토랑은 6주마다 메뉴를 바꾸며 손님들에게 늘 새로운 음식의 맛을 선보이고 있다.

| 상훈 뒤장브르 셰프와의 일문일답

이번 방한 목적과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내가 한국에 온 이유는 내 딸들에게 한국을 소개하고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딸들은 처음으로 방한했습니다. 특강에서는 미식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들에게 내 경험을 들려주고 조언을 하고자 했습니다. 이런 일은 셰프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한국 음식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언제였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한 친구 덕분에 뉴욕 32번가에 있는 한국 레스토랑에서 한국의 보쌈을 맛보게 됐습니다. 맛과 향이 다소 강했지만, 맛이 있었고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한식을 제대로 경험한 것은 2009년 벨기에 한국 대사관의 초청으로 방한했을 때입니다. 김치는 약 20년 전에 처음으로 먹었습니다. 빨간색과 아삭아삭한 식감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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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생각했을 때 한국 장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 깨끗한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을 사용하면, 전체적인 음식의 맛이 살아납니다. 그리고 단일 소스로는 강한 풍미가 있습니다. 나는 파스타에 쌈장을 넣어 요리하는 것을 즐깁니다. 샘표의 연두도 많이 이용합니다. 한국 장처럼 자연적이고 깨끗한 간장을 사용하면 음식의 전체적인 조화를 높일 수 있고, 현지인들도 한국의 장이 들어가면 더 좋아합니다.

직접 장을 담가서 사용한 적이 있나요?
-2011년 벨기에 컬리너리 랩 행사에서 샘표와 함께 메주와 된장, 간장 만드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장을 만들어서 사용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박테리아라든지, 발효 과정에는 작은 변화가 생기더라도 맛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요리에는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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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젊은 조리학과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한국에서 요리사로 성장하는 것과 벨기에서의 그것과는 어떤 점이 다르다고 보나요?
– 한국에서는 많은 학교를 방문해보지 못해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두세 군데 방문했었는데 모든 학교가 높은 수준의 교육 커리큘럼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요리뿐만 아니라 마케팅, 손님과 소통하는 법 등을 알려주는 걸로 압니다. 벨기에는 그렇지 못합니다. 벨기에는 요리사 엘리트주의가 남아있어 문제입니다. 현재는 벨기에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식이 세계적인 퀴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 한식은 세계화에 필요한 조건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채소를 많이 이용합니다. 그리고 지역 특산물도 많습니다. 또 한식의 맛은 신맛이 강해서 모던한 요리에 어울립니다. 다만, 한가지 부족한 것은 외국 현지에 어울리도록 소통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상필 셰프 인터뷰 기사를 보여주며) 한국의 젊은 요리사 중에 상훈 뒤장브르 셰프를 멘토로 여기는 요리사가 있습니다. 기억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 오늘 행사가 끝나고 서울로 돌아가 이 요리사의 음식을 먹기로 약속이 되어있습니다. 당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웃음)

본인의 요리 철학은 무엇인가요?
– 컨템프러리 떼루아Contemporary Terroir입니다. 요리할 때는 우리가 사는 땅에서 난 식재료의 풍요로움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농산물을 존중하며 자신을 남들과 구별 짓는 행동에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한국적 뿌리는 나만이 가진 장점이고, 내 요리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후배요리사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합니다.
– 겸손하고 개방적인 마음을 갖고, 듣고 보면서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요리를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길 바랍니다. 무엇을 하든지, 신념을 지키고 열정과 행복함을 느끼면서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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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의 끝자락세어 한 학생에게 받은 질문 “창의적인 요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4가지 단어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들어라, 흡수하라, 이해하라, 창작하라’ 입니다. 우선 정보를 얻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은 공개적으로 외국의 많은 정보를 배울 수 있으니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각자 방식을 찾아서 이해해야 합니다. 또한 많이 배워야 합니다. 요리뿐만 아니라 물리, 화학, 디자인 분야에서도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 모든 토대 위에 자신만의 메뉴를 창작할 수 있습니다.”

“더욱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장을 이용하면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요리사가 되도록 지금부터 노력하길 바랍니다. 그래야 세계무대에 섰을 때 내가 누구이고, 어떤 요리를 하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기 때입니다.”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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