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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뿌리가 가장 중요” 한국 장(醬)을 사용하는 미슐랭 스타셰프 상훈 뒤장브르의 내한 #1

지난 6일 충북 오송, 한적한 이곳에 세계적인 요리사가 찾아왔다. 인적 드문 이곳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충북 오송에는 생명융복합 전문기업과 공공연구기관이 다수 입주하고 있다. 그리고 샘표의 ‘우리발효연구중심 연구소’도 이곳에 있다. 그리고 이 연구소에 때아닌 조리과 학생들 140명이 몰려왔다. 특별한 강의를 듣기 위함이다.
샘표는 올해 6번의 장 프로젝트를 설명하기 위한 특강을 마련했다. 특강은 국내 조리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 장의 우수성과 가치를 알리는데 그 목표가 있다.
첫번째 특강을 위해 초대된 특별한 손님은 바로 세계적인 셰프, 상훈 뒤장브르(Sang Hoon Degeimbre)이다.
벨기에 최고급 레스토랑인 레르 뒤땅(L’air du temps)을 운영하고 있는 그가 한국 학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셰프뉴스가 동행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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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표의 프로젝트 – 스페인 알리시아 연구소와 동행

68년간 발효 전문기업으로 성장해온 샘표. 지난 2011년부터 한국의 전통 장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장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프로젝트 팀은 한국의 건강한 음식과 식문화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식재료로 ‘장(醬)’을 선택했다.

“한국 밥상에는 대부분 발효음식이 올려진다. 장은 발효 기술의 정수로서 우리 식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 최정윤 과장

이미 국내 절반 정도의 간장 점유율(2013년 기준 48.8%)을 차지한 샘표는 국민기업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장 프로젝트의 핵심은 장과 발효의 가치를 국내외로 알리는 데에 있다. 첫 진출 국가로 스페인이 선정됐다. 스페인은 미슐랭 최고 등급인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이 많아(2014년 기준 8개, 영국 4개) 샘표가 취한 톱-다운 전략과도 잘 맞는 나라이다. 또한 스페인은 한국 장을 새롭운 식재료로 받아들였으며, 현재 스페인 파인 다이닝 중 100곳이 넘는 곳에서 한국 장(샘표 제공)을 이용하고 있다.

오송 알리시아
샘표의 오송 연구소(좌)와 스페인 알리시아 연구소 전경

 

2012년 샘표는 알리시아(Alicia) 연구소(관련기사 바로가기)의 문을 두드렸다. 이 연구소는 스페인 카탈루냐 주정부와 합작으로 만들어진 연구소로서 분자요리와 스페인 미식 거장인 페란 아드리아(Ferran Adria) 셰프가 주축이 되어 운영하고 있다.
참고로 샘표와의 협업 이전에는 스페인 외에 다른 나라 식재료를 연구한 적이 없었다. 
샘표는 매년 합작연구 결과를 국내 및 해외에 공유하고 있다. 처음 한국 장을 접하는 요리사에게는 무엇보다 사용방법을 알려주면서 접근하는 게 좋다. 그래서 개발한 장 레시피 휠. 이 그래픽은 장으로 만들 수 있는 해외 요리들이 약 150여 가지를 표현한다. 

장 레시피 사본
“장을 처음 접하는 외국 요리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용할 수 있는 방법. 레시피.”

 

이후 장프로젝트 팀은 2012년부터 3년간 지속적으로 마드리드 퓨전(스페인 최대 규모의 미식 컨퍼런스)에 참가했으며, 벨기에 코리안 컬리너리 랩(2011~2013), 프랑스의 옴니보어 파리 박람회(2014), 뉴욕 와인&푸드 페스티벌 등 다양한 미식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 “젊은 요리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 프로젝트 최정윤 과장

조리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총 150여명의 학생이 참가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행사의 첫 강연자인 최정윤 과장은 자신이 샘표의 장 프로젝트 팀의 일원이 된 이유와, 스페인 알리시아 연구소와 함께 일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또한 해외의 유명 셰프들이 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명해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최정윤
“샘표는 우리 장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요리를 찾고 있었고,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한 데이터가 필요했다. 그리고 알리시아 연구소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주변 동료나 해외 친구들을 만날때마다 ‘한식은 이미 세계적인 이슈이다. 지금 요리를 배우고 있거나 하고 있는 20~30세 사이의 젊은 요리사들이 앞으로의 한국 식문화를 이끌 것이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다닙니다.”

최 과장은 강연을 이어가면서 위와 같이 한식이 갖고 있는 세계화에 적합한 요소와 젊은 요리사에 대한 기대를 설명했다.
“샘표와 함께 일하면서 많은 조리학과 학생들을 만났었습니다. 약 2년 전만해도 한식을 설명할 수 있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을 직접 담고 있는 학생이 생길 정도입니다.”

| 한국 소스와 사랑에 빠진 테크니컬 셰프상훈 뒤장브르

특강은 상훈 뒤장브르 셰프의 강연으로 최고조를 이뤘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탓에 동시 통역으로 진행된 강연이었지만,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요리철학을 듣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준비해온 30여장의 사진과 영상 덕분에 그의 요리가 만들어진 이유 또는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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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mera – 연두와 간장을 이용한 분자요리. 오징어와 쌀, 먹물 등의 재료를 이용했다. 껍질을 벗긴 오징어에 연두를 입혀 구우면 살짝 간도 맞고 오징어가 구워지면서 색이 변하지 않고 하얀 색을 유지할 수 있다. 흑백의 대비를 극명하게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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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 Ssam – 고추장과 된장을 이용한 보쌈요리. 된장으로 마리네이드한 돼지고기를 저온에서 숙성하여 향을 높이고 아삭한 배추와 상큼한 레몬향, 달콤한 단호박, 고추장의 매콤한 맛 등으로 조화를 이룬 요리이다

상훈 셰프는 “한국문화는 내 요리의 양념과도 같은 존재이며, 개성을 살려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그래서 내 요리는 지역적인 특색을 찾게 되었고 (한국)양념도 추가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재료를 접하면서 발효에 관심이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코스요리에도 사용하고, 디저트 계열에도 한국식 발효 음식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요리에 발효를 사용하면서 내 요리의 가치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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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쌈(Bo-Ssam)을 설명하는 상훈 뒤장브르 셰프

그는 특강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식을 오래 전부터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내 뿌리는 한국입니다. 내가 이 자리에서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통과 뿌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 된장 쌈장 이런 것은 재미없는 재료일지 몰라도 해외 셰프들 사이에서는 새롭고 흥미를 느끼는 재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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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뉴스는 내일도 상훈 뒤장브르와의 인터뷰 및 요리사에게 전한 조언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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