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동아] 차세대 인터뷰 – ‘누구나 요리사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다’

비스트로 메메(Bistro Meme) 헤드세프 김연재

“한국에 가서 프랑스 요리의 대중화와 저변확대 시키고 싶어요

애니메이션 ‘라따뚜이(Ratatouille)’를 보면 요리사가 되고픈 생쥐 레미가 프랑스 전설적인 요리사 구스또의 ‘누구나 요리사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꿈을 키운다.

재능과 실력이 뛰어나야 하겠지만 열정과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 되야 한다는 말이다. 셰프(Chef)는 최근 한국에서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로서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호주에는 이미 다양한 종류의 특색 있는 유명 레스토랑이 산재해있고 많은 스타 셰프들이 배출됐다.

프랑스식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인 ‘비스트로 메메(Bistro Meme)’의 김연재(30) 헤드셰프(총주방장)는 스스로를 ‘프렌치 요리를 잘하는 한국인’이라고 표현한다.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6년째 프랑스 요리를 하고 있지만 어떤 손님들은 헤드셰프가 동양인이라는 사실이 낯설다.
그래도 주방 총책임을 맡고 있는 그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예스! 셰프”를 외치며 바쁘게 팬을 돌리는 요리사들을 지휘해야 한다. 밝고 평온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는 달리 주방은 전쟁터이다. 칼, 불, 기름이 있는 주방은 종종 전쟁터에 비교된다.

지난 22일 글래이즈빌에 있는 비스트로 메메에서 김연재 헤드셰프를 만났다.

 

  • 5년 만에 헤드셰프가 됐다는 것은 초고속 승진인데 한인으로써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지 않나?

사실 한인인 내가 헤드셰프로서 프랑스인이나 호주인 요리사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음식을 맛있게 먹고 셰프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려고 찾아 오는 손님들 중 내가 셰프라고 말하면 의아하게 쳐다보는 이도 있다.
그러나 주방에서 빠른 스피드, 실력, 일 처리 능력을 손수 보여주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나는 2007년부터 같이 일해 온 프랑스인 고용주에게 ‘성실하다고 당신이 나를 이용하고 써먹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나는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그는 나를 만나고 한국인들이 매우 성실하다고 생각해 이후 5-6명의 한인들을 요리사로 채용했다.

 

  • 어릴 때부터 꿈이 요리사였나?

군대생활을 하면서 정규 직업군인이 돼야겠다고 결심하고 제대 후 편입을 위해 영어공부를 하다가 2005년 9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에 왔다.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시기라 빨리 직업을 결정하거나 평생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하다가 요리를 해보니 재미있었고 당시 요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 구체적인 요리공부 계획을 세웠다. 2006년 7월, 시드니에서 요리학교인 르꼬르동블루(Le Cordon Bleu)에 입학했고 2006년초 파라마타의 한 이탈리안 음식점에서 키친핸드(Kitchen hand)서부터 커리어를 쌓았다. 그 일자리는 내가 이력서를 87통을 돌린 끝에 얻은 것이었다. 이후 IKEA 식당,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 ‘라그랑부프(La Grande Bouffe)’ ‘샹그리라 호텔’ 등을 거쳐 5년 만에 프렌치 레스토랑 ‘아프레(Apres)’에서 헤드세프가 됐다. 지금은 지난 2월 문을 연 비스트로 메메에서 일하고 있다.

 

  • 요리사가 되려면 실력 이외 어떤 점이 요구되는가?

체력, 정신력, 열정, 성실성, 희생정신이 있어야 한다. 희생정신이란 개인적으로 누리고 싶은 시간적 여유나 삶의 즐거움을 일정 정도 포기해야 함을 말한다. 주방에서는 자신이 쉴 수 있는 시간조차 희생해서 다같이 일을 마칠 수 있어야 한다.
혼자서는 성장할 수 없는 게 우리의 일이다. 팀웍이 중요하고 팀플레이로 일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기술은 반복하면 어느 정도 익힐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 프랑스 요리가 가지고 있는 위치는? 당신은 왜 프랑스 요리를 하고 있나?

자동차를 사라면 벤츠를 몰고 싶듯이 요리에서 프랑스 요리를 하고 싶은 것은 같은 이치이다. 프랑스 요리는 정통성, 우아함, 정확함, 화려함을 모두 가지고 있다. 서양요리에서 요리법이나 레시피(recipe)의 조합이 가장 체계화 돼있고 구체화 돼있는 요리라고 보면 된다.
일정한 틀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숙련된 경험도 중요하지만 지식이 필요하다. 흔히 중국 요리는 식재료의 한계가 없다고 말하는데 프랑스 요리도 만만치 않다.

또 내가 이를 선택한 이유는 나중에 한국에서 레스토랑을 열 때 경쟁력 있는 요리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프랑스 요리를 대중화시키고 싶다. 사람들은 프랑스 요리하면 정장입고 우아한 샹들리에 아래서 비싼 와인과 함께 해야 하는 줄 알지만 나의 레스토랑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편안하게 프랑스 음식을 접근하도록 만들고 싶다. 온 가족이 함께 편한 복장으로 평범하게 와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비스트로 메메가 바로 그런 곳이다.

나는 프랑스식 한국요리에도 무척 관심이 많다. 두 음식이 서로 섞이는 퓨전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한식을 하되 요리법과 상차림을 프랑스식으로 하는 것이다. 결국 아무리 내가 프랑스 요리를 잘한다 해도 나는 프랑스 요리를 잘하는 한인 요리사인 것이다.

  • 지금 일하는 비스트로 메메는 어떤 곳인가?

비스트로(Bistro)란 음식점의 한 형태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가볍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메메’는 불어로 ‘할머니’란 말로 시골에 가면 늘 따뜻한 얼굴로 우리를 맞아주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엄마보다 한 수 위의 음식 솜씨를 발휘하는 할머니의 솜씨에서 컨셉을 땄다.

1비스트로 메메는 내부 인테리어나 소품들 하나 하나에서 프랑스 남부 시골 지역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잼과 소스가 가득 든 유리병, 나무 테이블과 의자, 새장 모양의 등, 나무로 짠 바구니, 벽돌을 살린 내부 벽, 라임이 매달려 있는 과일나무 등 평화로운 시골의 자연이 주는 혜택을 레스토랑에 고스란히 담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남부는 이러한 ‘프로방스(시골) 스타일’로 소박하고 음식도 비슷하다.

 

  • 호주에서 직업으로서의 셰프는 어떤가? 지금 요리사의 꿈을 키우는 한인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노동량, 근무시간, 근무환경, 노동 강도 등을 생각하면 셰프가 아주 좋은 직업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호주에서 요리만큼 시작하기도 쉽고 그만두기도 쉬운 일이 흔치 않다. 만약 요리사로 성장하고 싶다면 좋은 학교를 다니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내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호주에서 일하려면 주방에서의 영어소통 능력은 필수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영어공부를 하면서 생활 여건만 허락된다면 무료로 일하는 한이 있더라도 현장에서 부딪히며 일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2007년부터 5년간 라그랑부프에서 일할 때 헤드셰프였던 로버트 허드슨에게 학교에서보다 더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셰프의 테이블에서 자기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요리는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절대 손님에게 내보내지 않았다. 수준을 지키는 데는 그만큼의 철저함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호주에서 요리를 하면 다양하고 풍부한 식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써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특히 고기와 야채는 종류도 많고 신선하고 값도 싸다. 시드니는 해산물이 특히 풍부하다. 셰프에게 좋은 식재료를 이것저것 손질하고 맛있는 요리로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은 천혜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세프들은 직업 특성상 새벽에 나가고 밤늦게 들어오는 일이 많다. 따라서 가족들의 자는 얼굴만 보는 때도 많다. 신혼인데 자주 시간을 내지 못하고, 매일 밤늦게 밥 차려놓고 졸린 눈으로 나를 기다려주는 아내를 볼 때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원문 보기 : http://www.hojudonga.com/news/articleView.html?idxno=19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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