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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음식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봅시다” 끼니 발기인 대회를 다녀오다

“협동조합 끼니가 짧은 시간에 하였던 일을 여러분은 보았을 것입니다. 세상에 태어나 겨우 숨 한번 들이고 내었을 뿐인데 끼니의 이 신선한 숨은 음식 난장 안으로 스미어 새로운 기운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끼니의 숨을 나눈 이들에게서 끼니와 함께 가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을 봅니다.

자, 판을 벌립니다. 한국인은 무엇을 먹고 살며 또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나 발랄하게, 비판적이나 낙관적으로, 치열하나 포용력 있게, 입과 몸으로 풀어나갈 사람이면 모두 이 판에 오시어 말과 행동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다 같이 음식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봅시다.”
– 사단법인 끼니의 취지문 중 발췌

황교익 사본

한국인의 삶과 먹을거리를 고민하는 모임, 끼니가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지난 3월 14일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와인 재즈바에는 대략 120여명의 맛칼럼리스트(맛.칼) 과정 동문들이 모였다. 이 날은 ‘협동조합 끼니’에서 ‘사단법인 끼니’로 그 몸체를 바꾸자고 선포하는 발기인 대회날이었다. 끼니는 현재 5기 과정의 ‘맛.칼’ 동문과 ‘맛 콘서트’를 통해 끼니를 경험한 사람들을 포함 대략 200명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 한국 음식문화를 같이 고민하자

지난 2012년 8월 맛 콘서트를 시작으로 맛 전문가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협동조합 형태를 갖추고, ‘삶과 먹을거리 협동조합 끼니’라는 이름아래 삼삼오오 모였다. 그리고 조합원 스스로가 만든 게 ‘맛.칼’이었다. 이름은 맛 칼럼리스트지만, 글쓰는 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글쓰기 전에 사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준다는 게 오히려 설득력이 있는 강의 구성이다.

행사모습

최근 공개된 맛.칼 6기(자세히보기)의 강의 구성은 이렇다. 초대 이사장을 맡게 될 황교익 맛칼럼리스트의 인간의 본능과 문명을 꽤뚫는 강의에서 박찬일 요리사의 국수이야기, 박상현 맛칼럼리스트의 한국인과 외래음식 사이에 얽힌 이야기, 고영 음식문헌 연구가의 다양한 문헌을 통해 살펴보는 한국 음식문화, 고은정 선생의 손수 담근 김치와 우리 제철 식재료의 중요성, 계절과 지역을 잃어버린 밥상에 담긴 문제점을 함께 고민할 허남혁 지리학자, 맛의 획일화에 경종을 울리는 정은정 강사까지. 이들이 전달하는 고민거리는 강의에 참여하는 동문들에게 숙제를 남긴다. 해답을 전달하기 보다는 같이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 사단법인 끼니는 어떻게 달라질까?

“조직은 작게 가자. 마음껏 떠들어 볼 수 있도록 하자.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보고, 음식문화에 대한 아젠다를 공유하자. 전문가 집단이 되어보자.” 이날 발기인 대회에서 밝힌 김경 사무국장의 끼니 협동조합 설립당시의 목표다. 그리고 당시에 약속했던 사업을 확장시킬 때가 됐다. 그렇다면 앞으로 사단법인 끼니는 지금과 어떻게 다를까?
일단 회원 구성에서 더 단단해질 예상이다. 약 200여명의 맛.칼 동문회원 중에 사단법인 회원으로 신청한 회원들과 인문, 사회, 과학, 어학, 요리, 식품업체, 과학사, 생체학 등 다양한 분야 100명의 전문위원이 모임에 합세할 예정이다. 복합 문화인 음식문화 정립을 이야기하는 모임답게 각 분야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기 위함이다.

김경국장1 사본

2019년까지 끼니는 다각적인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 중 올해 중점 사업으로는 첫째, 한반도 식재료 재발견 사업이다. 약 5년을 목표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반도에 제대로에 된 식재료 백과 하나 없는 실정을 타개하기 위해 시작한다. 이 사업은 민간 단체에서 진행하기에는 사업의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정부 및 관련 재단과의 연계도 고려하고 있다. 둘째, ‘올해의’라고 불리는 사업이다. ‘올해의’ 김치 사업, 올해의 장 등이다. 이 사업은 콘테스트로서 한가지 식품이나 음식 코드가 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도록 기준을 발견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음식 콘텐츠를 전시하는 기획도 올해 중점 사업에 포함됐다. 이 사업은 서울시와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전문 강의는 계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단법인 끼니는 4월 18일 정식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사무실 위치도 지금 수운잡방이 아닌 별도의 공간을 임대해 운영되며, 공간활용도를 높여 동문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계획도 이미 마친 상태다.

음식문화나 사회 문제를 맛으로 꿰뚫어 본 모임이 또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건, 변화를 위한 작은 실천이 중요함을 알기 때문이다.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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