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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코리언(New Korean)을 외치는 사람들, 정식당 김정호 헤드셰프

현재 정식당에서 헤드셰프로 일하고 있는 김정호 셰프를 만났다. 그는 최근 산펠레그리노에서 주최하는 세계 영셰프 대회 한국 대표 8명 중에 한명이기도 하다. 그가 정식당에서 일한지는 6년이 넘었다. 2009년 6월 당시 직원이 총 5명 정도였으니, 거의 창업시절부터 같이 한 셈이다. 처음 신사동에 정식당을 문을 열고 얼마뒤에 면접을 봤다. 그 전까지는 미국 네바다 하얏트 호텔과 시카고 모토에서 일하면서 파인다이닝을 경험했다. 그리고 찾아간 정식당. 당시 임정식 셰프가 만들어준 요리(치킨로드)는 지금도 잊지 못한단다. 이제는 면접 때 먹어봤던 메뉴를 만들수도 있지만, 처음 느꼈던 신선함만은 평생 못 낼거라 말하는 그다.

먹는 이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줘야 한다는 파인다이닝의 숙명. 그렇기에 정식당에서의 첫 경험은 매우 다행스럽게도 그에게 추억이 됐고, 각인이 됐다. 원래 프렌치 요리에 욕심이 있었지만, 임 셰프가 갖고 있는 생각과 음식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김정호 셰프 그의 아이디어와 철학이 이제는 정식당의 정체성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

그에게서 새로운 우리음식, New Korean에 대해 들어봤다.

김정호 헤드셰프 3

|정식당에서 말하는 New Korean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한마디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우리가 먹었던 익숙한 음식이 제일 맛있지 않은가? 일단 맛있는 음식이어야 하고, 한국사람에게는 익숙한 그렇지만, 한국 음식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억이 될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식만 전공한 요리사와 서양식을 접한 요리사와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단적으로 말해서 스킬에서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하지만 식재료에 대한 이해나 요리에 대한 철학의 깊이 등이 조금씩 다른것 같다. 누가 옳다라고 할 수 없다. 나도 여기서 일하면서 우리 음식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와이프도 계속 공부 좀 하라고 그런다.(웃음) 이전에는 서양식만 했는데 지금은 우리 음식을 다루기 때문에 고서도 찾아보고 궁중요리도 들춰보고 있다. 정말 방대하다.
참고로 우리 음식이 손이 많이가기는 한다. 그만큼 신경써야 할 부분이 더 있는 것 같다. 수비드 같은 조리법은 없지만, 숙성과 발효 기술이 세심한 관찰을 요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정식당

|한식을 알리고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각기 다른 방법으로 하고 있다. 본인 생각에는 어떤 방식으로 알리는 게 좋다고 보나?
우리 음식을 정의하기도 힘들고, 스펙트럼도 넓어서 각자 하는 일에서 전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베이스를 전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특히 장류나 소스를 전달하면 세계 유명 셰프들이 갖가지 요리를 만들지 않나? 이렇게 접근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나도 스타지나 인턴 생활할 때 직원식사로 우리 음식을 자주 만들었다. 다들 반응이 좋았고, 궁금해 하더라. 우리가 원하는 맛을 내기에는 우리 재료가 더 어울린다고 본다. 내가 먹던 음식의 맛을 그대로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게 우리 맛과 정신을 알리는데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식당에서는 피클보다는 장아찌를 선호하고, 간장 같은 장류를 사용해서 감칠맛을 낸다.

정식당2

|정식당에서 음식을 맛본 외국 손님들의 반응은 어떤가?
매일 외국 손님들이 온다. 사업차 대접하는 사람도 있고, 소문듣고 오는 손님도 있다. 오히려 한국 손님보다 한식의 클래식한 맛을 더 궁금해 한다. 정식당만의 컨셉이 있기 때문에 익히 퍼져있는 한식과는 차이가 좀 있다. 뉴욕에 있는 정식당에도 스테이크에 김치 국물에 참기름을 더한 소스가 같이 나간다. 소스에 관심을 갖고 흥미롭게 물어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미국에는 한식 클래식 코스가 따로 있다. 한식 코스를 따로 떼어낸 것이다. 대구조림이나 갈비, 문어 숙회 등이 나간다. 전부 우리 음식이다.

|요리사로서 한식을 대하는 최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재료에 과할 정도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 거기다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해야 한다. 우리가 모르던 음식을 통해 그 맛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익숙한 정도에서 멈추면 안된다고 늘 생각한다. 쉽지 않다. 방법이 복잡하면 요리가 퍼지기 어려우니 간소하게 만드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이런 일들은 어느 요리사 한 두명의 역할이 아니다. 조직적인 지원과 움직임이 같이 가야한다. 그래야 한식이 좀 쉬워지지 않겠나 이런 생각도 해본다.

정식당3

정식당. 기사 식당이나 백반집처럼 들릴지 모를 이름이다. 아마 사장님이 정씨겠지?라는 의도치 않은 의심도 하겠다. 아쉽게도 임씨 성을 가진 사장님이다. 그것도 젊고 서양식에도 유능한 유학파 출신이다. 정식당에서는 우리가 흔히 먹던 한식을 한번 더 비틀어 그간 보지 못했던 비쥬얼을 탄생시켰다. 임정식 오너 셰프의 한식에 대한 애틋한 애정은 아시아 베스트 50 레스토랑에 청담동 정식당을 20위에 얹혀 놓았고, 한국 레스토랑의 마수걸이 글로벌 입선 레스토랑이 됐다.
정식定食은 어떤가? 사전적으로 식당에서 일정한 값을 정하여 놓고 파는 일정한 음식, 식당이나 여관 따위에서 때를 정하여 놓고 먹는 끼니때의 음식을 뜻한다. 순순히 와닿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찬正餐의 의미가 강하다. 우리 음식은 우리가 먹는 고유한 맛과 추억이 있다. 파인 다이닝을 선호하는 미식평가 매체들은 우리 음식을 평가할 때 시간에 겹겹이 쌓인 스토리를 놓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은 우리음식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그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길 기다리는 때이겠다. 그리고 성격 급한 한국인들은 세계 요리 현장에서 부대끼고 있는 요리사들에게 그 바통을 넘기고 있다. 이런 면에서 적어도 한국 셰프라면, 정식당이라면 어깨가 무겁다.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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