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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의 불금은 일요일 밤에서야 시작된다.” 셰프의 늦은 밤 3회 모임을 가다.

밤 열 시, 하루를 마치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거나 일직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라면 벌써 침대에 누워있을 시간이다.

일요일, 주말 이틀을 푹 쉬고 다음 날 출근 걱정에 월요병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시점이다.

일요일 밤 열 시, 일반인의 주말이 끝났음을 알리는 시간, 요리사들은 이제서야 그들만의 ‘불금’ 아닌 ‘불타는 일요일’을 맞이한다. 월요일에 쉬는 식당이 많은 만큼 한 주의 고생이 저물고 뒤늦은 휴식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2월 8일 일요일 늦은 밤, 홍대의 중식 팝업레스토랑 모던객잔에 오십여 명의 요리사가 모였다. 작년 연말 송년회를 시작으로 매달 정기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셰프의 늦은 밤” 3회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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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늦은 밤’은 하루에 12시간씩 요리하느라 육체노동에 지친 요리사들이 휴식하고 치유될 수 있도록 마련된 모임이다. 이전이라면 폐쇄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회식을 했을 터인데 새로운 사람들과 대외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 있게 여기는 요리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참여하는 요리사들은 새벽 늦은 시간이 되도록 차가 끊기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 2시까지, 길게는 5시까지도 이야기를 나눈다.

요리에 지친 요리사가 힐링을 하기 위해 하는 활동이 다시 요리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요리사가 모이니 요리사가 필요한 식재료가 지원되었고 이번 회는 중식 요리사가 많이 모였음에 중식 요리사 1명과 현장에서 즉석 추첨한 요리사가 짝을 지어 블랙박스 미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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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의 해오름 농장에서 희귀 채소 50종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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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팀 : 최형진 (P.F Chang 총괄 주방장) / 최은태 (포항 총각꼬치 이자까야 총괄셰프)

보이는 것과 맛에서 모두 양식과 중식의 조화로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닭고기 딤섬이다. 만두피 대신 닭고기를 얇게 포를 떴고 그 안에 표고버섯을 간을 해 넣어 말아 튀겼다. 검은콩 소스를 곁들이고 받은 특수 채소를 겉에 감쌌다. 맛은 중식 맛이다.

B팀 : 중식 유원정(조선호텔 셰프) / 고민재 (한식 전공)
B팀 : 중식 유원정(조선호텔 셰프) / 고민재 (한식 전공)

향라 닭고기다. 매운 향이 나는 닭고기 요리다. 세팅이나 가니쉬는 양식으로 만들었고 마리네이드와 소스는 중식으로 한 중식메뉴이다. 중식과 양식의 조화가 적절히 이뤄지도록 노력했다.

C팀 : 박건영 (중식 전공)  / 정헌 (브라질 요리 전공)
C팀 : 박건영 (중식 전공)  / 정헌 (브라질 요리 전공)

닭의 모든 부위를 사용한 라조기다. 고기 자체에 간을 베게 한 다음 부수적인 채소를 넣었다. 중식의 매운맛이 나도록 소스를 넣었고 바삭한 식감을 만들기 위해 닭 껍질을 이탈리아 방식으로 요리했다. 그리고 브라질 요리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소스를 만들어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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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팀 : 최병욱 (몽중헌 방이점 매니저) / 고영인 (베이징 코야 오리파트)

힐링셰프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표현한 요리다. 알을 표현했다. 이걸 깨봐야 무엇이 나오는지 안다. 여러분들의 깊은 속도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있다. 서로를 알아간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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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임은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로 다각화될 예정이다. 주최자인 이산호 셰프는 앞으로 요리 경연대회도 진행하고 팝업 레스토랑, 선배와 후배의 만남 등을 주최해보겠다며 다음 모임에도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닭 손질 미션에 도전한 김순태 셰프와 임용순 셰프
닭 손질 미션에 도전한 김순태 셰프와 임용순 셰프

요리사들이 한 자리에 함께 모인 일요일 밤, 이산호 셰프는 요리에 대한 열정을 계속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스로 그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제가 한 호텔에서 오랫동안 일한 편이거든요. 빡빡한 스케쥴에 새로 배우는 것도 없이 같은 요리만 반복하고 있으니 열정도 잃고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는 작년부터 선배 요리사분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으러 나섰고, 혼자서만 배울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이 좋은 내용을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모임을 운영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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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욱 활발해진 요리사들의 사회활동을 통해 외식문화도 함께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About 이은호

이은호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다." 음식을 만드는 당신을 아는 것으로 대한민국 식문화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셰프뉴스 대표 robin@chef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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