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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Republic] 한식, 미국내 상승세 – 일류 음식으로의 여정이 시작됐다

해가 쨍쨍한 11월 오후 오드리나 패트리지(Audrina Patridge) 는 눈 덮힌 산과 얼음장같은 바다로 둘러 쌓인 항구도시, 고성의 배추더미 옆에 서있다. 패트리지는 MTV의 ‘The Hills’와 ‘Dancing With The Stars’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녀가 매니큐어 바른 손에 작은 칼을 들고 무성히 자란배추의 뿌리를 자르기 시작한다. 옆에 있던 에드워드 리(Edward Lee) 셰프가 조심스레 배추 밑둥을 어떻게 잘라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는 뉴욕 브루클린 출신이지만 캔터키 지방에 레스토랑 그룹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한국계 미국인 셰프다. 지금은 미국 방송국 NBC의  Saturday Night Live(SNL) 바로 다음 코너에 배치된 프로그램에서 요청한 요리여행 프로젝트를 위해 패트리지와 몇명의 스텝들을 한국으로 안내하고 있다.

해외에 한식과 문화를 알리는 ‘한식재단’의 후원으로 시작된 이 방송에서는 한식의 최근흐름인 바베큐, 타코 등 서구화된 음식에는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김장같은 한국 식문화 축제를 위해 패트리지씨가 배추를 캐도록 한다. 한국의 김장은 어직도 오래된 방식으로 치뤄진다. 대량의 파, 채썬 무, 다시마, 말린 대구, 멸치 등으로 우려낸 국물을 새우젓과 액젓, 소금과 고춧가루로 버무린 질척한 소스를 만든다. 이 알록달록한 속은 절여진 배추 안에 겹겹이 채워지고, (독에 담겨) 땅에 묻혔다가 한 달 후 꺼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의 한국음식은 좋게 말하면 호기심, 나쁘게 말하면 상투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적이다’라고 말한다는건 친구들과 숯불구이를 먹거나, 소주를 마시면서 이상한 설명과 엄청나게 다양한 국과 찌개 등 시킨 음식을 먹는 즐거움으로 밤을 보내는 정도다. 여기에 2차로 노래방을 간다면 완벽하다. 분명 나쁘지 않다. 하지만 2014년 한국 음식과 관련해 중요한 무언가가 바뀌었다.

필자는 한식의 변화라는 주제에 대해 요리책을 쓰고 있는 관계로 한국 음식의 변화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그리고 몇가지 일들과 레스토랑 개업, 언론의 언급, 패트리지가 직접 한국의 전복을 괴짜스럽게 다룬 것을 보면서, 한국음식은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음식 등 다른 아시아 요리들을 따라잡을 만큼 중요한 한해를 보냈다고 판단한다.

“김치가 살사만큼이나 흔하게 알려지는건 시간문제라고 봐요.” 시카고의 유명한 한국식 미국 레스토랑인 패러슈트(Parachute)의 오너셰프인 비벌리 킴(Beverly Kim)은 말했다. 유명 요리 프로그램인 탑 셰프(Top Chef)의 참가자였던 그녀는 남편과 함께 레스토랑을 개업했고, 전통의 한국 음식과 맛을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했다. 이 레스토랑에서는 한국의 전형적인 만두를 빚을 때, 돼지고기와 쪽파로 만든 소 대신 캐러맬라이즈 된 콜리플라워, 타마린 배 처트니로 만두를 빚는다. 떡볶이라 불리는 쫄깃한 떡 요리도 시골풍의 햄과 페코리노, 흑후추, 계란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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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의 Parachute 오너 셰프 비벌리 킴과 그의 남편 조니 클락.

 

그녀는 레스토랑의 성공비결로 합리적인 가격과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을 꼽는다. 거기에 “건강하고 한국 정신을 담은 풍미”로 요리한게 주효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은 11월 페러슈트가 잇터 시카고(Eater Chicago-레스토랑 가이드 웹사이트 시카고 편, 편집자 주)에 올해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페러슈트가 시카고 유일의 성공적인 한식 레스토랑은 아니다. 에드워드 김은 지금도 위커 파크(Wicker Park)의 레스토랑 Mott Streetwith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 레스토랑에서는 김치 엠파나다와 같은 퓨전 메뉴뿐만 아니라 직접 만든 배추 김치, 돼지고기로 맛을 낸 김치볶음밥도 최고의 메뉴로 인정받는다. 비벌리 김과 그녀의 남편 존 클라크도 시카고에서 유명한 한국식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할 점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한식의 영혼이 베여있는 수도와도 같다. 2012년 미국 내 인구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한국인이 살고 있고, 그 중 250,000명은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었다.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 타운은 엄청나게 크다. (2012년 비평가인 조나단 골드(Jonathan Gold) LA Weekly에 이 주제로 60개의 레스토랑에서 60개의 음식을 맛보고 이를 바탕으로 석사 논물을 쓰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타운은 그 규모와 다채로움에서 놀라움을 주지만(주말을 보내기에는 안성맞춤), 대게의 레스토랑은 여전히 전문적이지 못하고 가족 경영에 의존한다. 서비스 과정이나 메뉴 등의 영어 소개가 엉망이며, 누추한 환경은 유명한 파티광을 끌어들이지 못한다. 오히려 새벽 3시 설렁탕이라고 불리는 뼈 국물로 파티를 마무리 하기에는 어울리는 정도다. 다시 말해, 코리아타운은 ‘쿨’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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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 호텔 전경과 음식들. 일하고 있는 로이 최.

쿨하지 못한 코리아 타운이 바뀌고 있다. 요리사이자 푸드트럭의 전설인 로이 최(Roy Choi)와  뉴욕 노메드(NoMad)호텔과 팜스프링 사구아로(Palm Springs’s Saguaro)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시델(Sydell) 그룹이 합작해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코리아타운의 오래된 윌셔 프라자 호텔(Wilshire Plaza Hotel)을 The Line이라고 이름짓고 창의적인 요리의 연출가라는 역할을 줬다. 목 좋은 노르망디 거리와 윌셔 거리의 코너 쪽 1층에는 POT레스토랑을 열었고, 중세풍의 모던 타워를 세웠다. “이 곳은 블리커 가와 보워리 가의 코너만큼 강력해요. 인터섹션의 노장이죠.”, 2013년 가을 로이 최가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POT과 The Line 호텔은 코리아타운에 활기를 불어 넣어줬어요.” 매트 강(Matt Kang)은 말했다. 그는 동네 토박이이자, 한국계 미국인이며 Eater LA의 편집장으로 LA식도락의 흐름을 꿰고 있다.  그는 코리아타운에 이름이 붙여 부를 만한 장소가 없었기에, 한국인들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방문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호텔이 코리아타운을 먹고 마시기에 충분하며, 즐기기 위해 그간 방문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 호텔이 인기를 끌자, 코리아타운은 LA 밤문화의 중심지가 되었고, 한국계 미국인과 지역의 유명인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The Line 호텔에서는 늘 파티가 시작되죠. 그리고 지역 중심지에 있기도 하죠”

2014년 들어서 로이 최 셰프는 LA의 The Line 호텔에 한국 식당 POT를 열었다. 미국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었던 매트 강 편집장에게는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다. “한식은 쉽고, 편하고, 엄청나게 다양해요. 슈퍼마트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집에서도 쉽게 요리할 수 있죠.” 게다가 요리 자체가 지겨워지지 않는다는 장점을 덧붙였다. “다른 아시아 음식처럼, 일주일에 다섯번 이상을 먹어도 질리지 않죠.”

핸드폰으로 대충 훑어봐도 레스토랑의 현재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뉴욕에서도 일주일 내내 한국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진짜로 있는 것 같다. 맨하탄과 퀸즈, 그리고 조지 워싱턴 다리 건너 뉴저지 북쪽 코리아 타운의 성장과 함께 한국 음식은 뉴욕에서 미식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특히 2014년은 대중매체와 대중들이 즐겨오던 이 한식과 레스토랑이 더 주목받는 기간이기도 했다.(필자는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한국 음식에 대해 커지는 관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언론 쪽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전해 들은 바가 많다.)

지금까지 한국 음식에 대해 언론에서 가장 크게 다룬 것은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 평론가가 피트 웰즈(Pete Wells)가 퀸즈의 12개의 한국 식당에 방문해 작성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수개월의 제작과정을 거쳤고, 분명 상당한 시간과 자원의 투자가 있었다.  “머레이 힐, 어번데일, 배이사이드와 그 주변 지역에 숯불갈비와 순대, 뜨거운 밀국수와 찬 육수의 칡면, 두부 전골과 산낙지 등을 먹을 수 있는 수백개의 식당이 있다.”라고 웰즈는 썼다. 아쉽지만, 여지껏 타임지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기사는 1999년 플로렌스 패브리컨트가 쓴 “Next Big Thing”, 2009년 당시 평론가였던 샘시프턴이 “사라져 가고 있는 바베큐 가게에 대한 기사”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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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한주칡냉면, 거시기 감자탕, 강호동 백정

웰즈의 기사에는 한국 식당 중 최고라고 여겨지는 대부분의 식당들은 한 두가지의 음식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라고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LA토박이들은 묵은지 김치찌개가 어느 식당에서 제일 맛있게 즐길 수 있는지 알려준다고 쓰여있다. 그는 또 ‘한주칡냉면’ 식당의 삼겹살(돼지 뱃살)과 ‘거시기’식당의 감자탕(들깨와 후추로 요리한 돼지 목살 찌개)에 대해 잘 설명했다. 횟집 탐방도 잘 설명되어 있다. 한국인들은 커다란 물탱크에서 잡아 올린 물고기와 낙지, 오징어 등을 바로 잡아 얇게 썰어 쫄깃함을 즐기며 먹기를 좋아한다. 이 쫄깃한 음식은 초장(고추장, 식초와 파인애플즙으로 만든 빨간 소스)과 참기름이 함께 서빙된다. 하지만 웰즈는 일본식 스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뉴욕 맨하탄에 새로 열린 ‘강호동 백정’에는 자리를 잡기 위해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훈이 김 셰프는 “피트 웰즈의 기사는 뉴욕 한식당의 판도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한국식 레스토랑의 랜드마크격인 그의 두 레스토랑은 모두 뉴욕 타임지의 호평을 받았고, 그중 단지 레스토랑은 미슐랭 스타를 받기도 했다.
뉴욕에서 자란 훈이 김은 맨하탄의 코리아타운이 거의 30년간 바베큐 이상의 것으로 한식을 발전시키지 않았다고 말한다. “지난 30년 동안 음식의 변화가 전혀 없었어요. 지금은 엄청나게 많은 메뉴와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변형됐다고 생각합니다.”

시카고든 로스앤젤레스든 뉴욕이든, 애틀란타는 말 할 것도 없고, 시애틀이나 오클랜드에서 한국 음식은 분명 상승세에 있다. “코리아타운에 있지 않지만 그 주변 지역에 있는 한국 식당들의 수준이 점점 개선되고 있는게 보인다.”라고 매트 강은 말한다. “전에는 코리아타운에서 멀어질 수록 음식은 더 나빠졌어요. 더 이상은 아닌거죠.”

그리고 훈이 김은 한국 음식이 상승세에 있고, 앞으로도 전망이 밝아 보인다고 동의한다. “2014년은 한국 음식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해 였지만, 여전히 일본, 중국 또는 베트남이나 태국 음식 만큼 주류는 아니죠.”고 말한다. “미국 푸디(Foodie)들은 한국 음식이 뭔지 알고 이에 대해 견해를 갖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저녁에 티비를 보며 중국 음식이나 인도 음식을 시켜 먹듯, 주류로 되기 위한 여정은 한참 남았죠.”

About 김 규희

김 규희
말레이시아에서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전공으로 마케팅을 공부하고 있지만, 요리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셰프뉴스에 관련 정보를 올리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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