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텅4

미식의 최전선 스페인에서 한식의 미래를 묻다 2 – 다비드 뒤텅(David Toutain)

  | THE DREAM HAS COME TRUE

파리에서 4~5년 전에 느꼈던 레스토랑과 요즘의 레스토랑 분위기를 비교하면 마치 북유럽이나 런던에 와있는 것 같은착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드러난 천장 마감재와 나무, 돌 등 친환경적인 재료들로 이루어진 레스토랑 인테리어는 화려하진 않지만 편안함을 주고 주방에서 요리하는 셰프들의 모습도 손님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클래식한 프렌치 레스토랑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한끼 식사에 200~300유로를 지불하며 최고급 미식을 즐겼던 손님들이 어느 순간부터 비슷비슷한 요리들에 지루함을 느껴갈 무렵, 본인의 개성이 묻어난 요리를 하고 싶어하는 젊은 셰프들이 미슐랭 스타에 연연하지 않고 작은 공간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개스트로급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차리기 시작했다.

뒤텅1

이들은 이미 미슐랭 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에서 기본기를 다진 셰프들이다. 하지만 프렌치 요리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창적인 미식 세계를 만들어 ‘네오 비스트로(Neo Bistro)’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좋은 재료를 보는 눈이 있고, 그 재료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있다. 그들은 스페인이나 북유럽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얻은 것들을 소화해 자신만의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간 프렌치 요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거품을 걷어내고 어깨 힘을 뺀 실용적이고도 실험적인 이들의 시도들이 미식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네오 비스트로 셰프들은 새로운 요리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프랑스 밖으로 나가 새로운 것을 배워오고 있다. 전 세계 요리사들이 프렌치 요리를 배우기 위해 프랑스로 몰리던 것과는 반대로 이제는 프랑스의 젊은 요리사들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과감히 프랑스를 떠나는 것이다. 이런 젊은 셰프들이 프랑스 미식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이런 움직임의 시초를 따라가보면 현재 네오 비스트로 셰프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셰프 파스칼 바흐보(Pascal Barbot)가 있고 이 셰프의 뒤를 잇는 소위 천재라 불리는 젊은 셰프 다비드 뒤텅(David Toutain)이 있다. 이 두 셰프 모두 현재 비스트로가 아닌 개스트로를 운영하고 있지만 네오 비스트로 셰프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셰프 다비드 뒤텅은 남부 노르망디 지방의 농부 아들로 태어나 자연스럽게 많은 식재료를 접하게 되었고, 알랑 파사르(Alain Passard), 마크 베이라(Marc Veyrat)의 밑에서 프랑스 요리의 기본을 배웠다.
그 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스페인으로 떠나서 무가리츠(Mugaritz)의 안도니 아두리즈(Andoni Aduriz)에게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요리 방법을 익혔다. 이런 경험들은 현재 그의 음식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재료의 조합이나 표현 방법은 매우 창의적이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리고,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그의 요리를 보면 그를 왜 천재셰프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다.

뒤텅6

다비드 뒤텅은 지난해 12월에는 Agapé Substance의 헤드셰프 자리를 떠나 드디어 본인의 모든 철학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개인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안정적인 자리를 버리고 다양한 나라로 여행을 했고, 프랑스 밖의 세상에서 만난 셰프들을 통해서 얻은 영감으로 자신의 요리 세계를 만들고 싶었던 젊은 셰프의 꿈이 드디어 실현된 것이다.이 젊은 천재셰프의 새로운 도전은 파리 미식 업계 관계자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전 레스토랑이 실험적인 공간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 레스토랑은 빛이 잘 들고 참나무, 콘크리트, 유리 등과 같은 자연친화적인 소재로 지어졌다. 특별하면서도 따뜻한 공간이다.
레스토랑 가운데에 놓인 4~6명이 앉을 수 있는 원목 테이블은 셰프가 자란 노르망디 시골에서 봐왔던 공동 식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이 테이블은 예약을 받지 않으며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오는 손님이나 친구들을 위한자리 혹은 가족을 위해 남겨둔다고 한다.또한 2층에는 룸을 겸한 셰프의 사무실이 있는데, 이 공간 또한 요리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회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모든 가치를 레스토랑에 고스란히 녹여놓았다.

얼핏 보면 노르딕Nordic 스타일의 레스토랑과 그의 요리가 비슷해 보일수 있겠지만그의음식을먹다보면다른어떤레스토랑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맛의 근원과 창조적인 조합이 독특하게 느껴진다.
다비드 뒤텅 셰프 한 명만으로 전체적인 프랑스 요리 업계의 트랜드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이런 셰프들의 움직임은 더 이상 고리타분한 프렌치가 아니라 ‘새로운 프렌치, 젊은 프렌치’를 기대하게 해준다. 더불어 파리의 식당으로 발을 끊었던 미식가들의 발걸음을 다시 파리로 이끌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뒤텅5

| INTERVIEW

Restaurant David Toutain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리&서비스’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모든 요리는 손님들에게 즐거움과 새로움을 안겨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섬세한 서비스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죠.

요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새로운 메뉴를 만드나요? 먼저 저는 계절에 따라 요리를 합니다. 제철 재료만 가지고 요리를 하죠. 저는 재료와 각 재료의 무르익음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사람들과의 만남도 창조에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 저는 농부들과 만남을 좋아해요. 이분들은 작물을 잘 알고 사랑하죠. 이분들과 나누는 대화는 저에게 굉장한 영감을 줍니다. 여행 역시 창조의 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방식의 레시피를 발견하고 맛보며 저의 요리법을 확장시킬 수 있죠.

당신이가장존경하는요리사,당신이이제까지요리를하는데가장큰영향을 준 요리사는 누구인지, 그리고 그 요리사에게 어떤 점을 배웠는지 궁금합니다.
훌륭한 셰프분들께서 제 길을 인도해주셨습니다. 제 요리뿐만 아니라 셰프로서의 몸가짐, 또는 경영 노하우 등 많은 영향을 주셨죠. 모든 분을 언급하고 싶지만 세 명 정도를 꼽자면 알랑 파사르(Alain Passard) 셰프는 정확성과 끈기를 가르쳐주셨죠. 채소를 다루는 법도요. 마크 베이라(Marc Veyrat) 셰프와 함께 식물, 꽃, 풀 등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안도니 아두리즈(Andoni Aduriz) 셰프를 통해 그의 혁신력, 창조력, 정확성을 물려받았습니다.

2011 Korean culinary lab 행사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행사에서 한국 음식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한국 음식에는 흥미로운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발효 과정에 관심이 갔어요. 아직 제 레스트랑에서 발효 기법을 사용하진 않아요. 아직도 발효에 대해 배울 게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2014년 파리 외식 업계의 트렌드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요즘 많은 분들이가공하지않은천연재료로만든요리를맛보고싶어하는것 같습니다. 채소, 버섯, 고기 본연의 맛을 말이죠. 올해의 트렌드는 재료를 존중하는 요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신을 존경하는 한국의 젊은 셰프들을 위해, 좋은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오히려 너무 많은 노력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네요. 본인의 본능과 욕구에 손을 맡겨 보세요. 본인 자신을 믿어보는 거죠.

| 본 기사는 라망 19호에 게재되었습니다.

About 최 정윤

최 정윤
최정윤 팀장은 현재 '샘표 장 프로젝트팀'을 이끌며 한국의 발효와 장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전에는 조선호텔, 호주 파크 하얏트 호텔과 스페인의 Fundació Alícia에서 셰프와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