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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최전선 스페인에서 한식의 미래를 묻다 1 – 끼께 다코스타

매년 4월 런던에서는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래스토랑을 선정하는 행사이자, 세계적인 가스트로노미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셰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이 열린다.

최근에는 미슐랭 가이드 못지않은 명성을 얻고 있으며, 전 세계의 요리업게 관련자들이 이 행사의 결과 발표를 밤을 새우며 기다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맛있고 서비스가 좋은 레스토랑의 순위척도가 아니라 현재 전 세계 요리 업계의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 그리고 어떤 콘셉트의 요리가 가장 주목받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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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13년도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의 1위의 영광을 차지한 곳은 어디일까? 바로 스페인의 엘 세에르 칸 로카( el Celler can roca)이다. 엘 불리(el Bulli)가 문을 닫고, 북유럽 음식 중심으로 이어졌던 미식의 흐름이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온 것에 대해 그 어느 해보다 1위를 차지한 레스토랑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1위를 차지한 엘 세예르 칸 로카 이외에도 4위에 무가리츠(Mugaritz), 8위에 스페인 요리업게의 대부인 후안 마리 아르작(Juan Mari Arzak)의 레스토랑 아르작(Arzak), 그리고 26위에 끼께 다코스타(Quique Dacosta)가 올라 스페인 가스트로노미의 파워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는 것이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이슈였다. 이렇게 식지 않고 2000년대 전 세계 요리업계의 흐름을 이어가는 스페인 가스트로노미의 힘은 과연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은 앞으로 스페인 요리업계의 흐름을 이끌어갈 셰프들을 통해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끼께5첫 번째로 소개할 셰프는 페란 아드리아(Ferran Adria)의 뒤를 잇는 끼께 다코스타이다. 끼께 다코스타는 스페인 남부 발렌시아Valencia 지방의 재료와 전통 조리법을 기반으로 개성 있는 요리 세계를 선보이는 셰프다.

특히 올해(2013년) 미슐랭 3스타를 획득하면서 발렌시아 지방의 유일한 미슐랭 3스타 셰프가 되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작은 피자, 타파스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요리사가 레스토랑 엘 포블렛(el Poblet)에서 일을 시작하며 지역의 특산물인 쌀, 해산물 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관심이 집중되었다. 최근에는 엘 포블렛을 직접 인수하여 ‘Restaurante Quique Dacosta’로 이름을 바꾸고 매해 6개월 동안은 레스토랑 문을 닫고 연구에 전념하여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2013년도 첫 번째로 ‘Made in the Moon’이라는 대주제를 다섯 개의 파트로
나눠 약 55가지 테이스팅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달이라는 주제로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을 셰프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해 각종 재료를 표현하고 있는데, 올해의 메뉴에 특별하게 한국의 장을 사용해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다.
2011년 벨기에에서 열린 Korean Culinary Lab 행사와 Madrid Fusion 2012, 2013행사를 통해서 한국 음식을 접한 셰프 끼께 다코스타는 향후 새로 개발하는 자신의 요리에 한국 음식을 접목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가 추구하는 요리의 세계와 한식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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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셰프의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 주방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다. 물론 요리의 기본은 최상의 식재료를 가지고 최고의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거기에 덧붙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고 그걸 접시 위에 나만의 언어로 표현해 많은 이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내 요리의 특징 중 하나는 지방의 지역색이나 그걸 느꼈던 나의 감정들을 다시 재해석하는 것이다.
지금 이 레스토랑 안에는 60여 종의 식물이 있고 그중 귤citrus은 14종이나 있다. 또한, 이 지방의 재료만 고집하는 것보다 아시아나 아메리카 대륙에서 들어오는 재료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풍부한 요리를 하는 것이 나의 철학이다.
내 요리 세계를 영화로 비유한다면 내 영화의 주인공들은 이곳에서 나는 해산물, 채소, 육류들이지만 외부에서 들여온 재료들 덕분에 주인공이 훨씬 다채롭고 인상적인 배우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또 한가지, 혹자는 나의 요리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요리를 한다고 하는데, 고급 요리는 소수의 요리사들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요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이 축구 강국이고 모든 이가 축구선수는 아니지만 축구에 대해 이해하고 이야기할 수 있듯이,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요리에 대해서도 더 많이 공개하고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 극소수의 요리사들에 의해서만 전달되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가 함께 나누고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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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식에 대한 첫인상은?


주한 벨기에 대사관과 장 피에르 가브리엘, 상훈 드장브르 셰프의 초대로 Korean Culinary Lab 2011행사에 초대받았다. 벨기에에서 처음 접한 한식은 내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했다. 그때 병 속에 들어있던 장, 장아찌,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과 재료들을 맛보면서, 전혀 새로운 문화지만 이렇게 작은 용기에 담아 직접 가져와 보여줄 수 있는 문화에 놀랐고, 단순한 제품이 아닌 문화의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왠지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신세계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조선간장을 처음 맛보았을 때, 간장에서 고기 맛이 났다. 돼지고기 아니면 쇠고기? 그리고 동시에 흰 살의 고기 맛이 연상되고, 또 콩의 맛이 연상되어 이 장을 주체로 해서 연상되는 맛들을 찾아 함께 선보이는 방식으로 요리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전통 장을 소믈리에가 와인을 대하듯 하나하나 맛을 보고 배우고 싶다. 장은 한국 문화를 소개해주는 신비로운 소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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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식 세계화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현재 북유럽 음식이 유행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북유럽은 남유럽보다재료가 척박하고, 특별한 음식 문화가 없어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북유럽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난 한국 음식문화가 북유럽보다 더 풍부한 전통 음식문화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을 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을 바탕으로 또는 원래 전통적으로 없던 것이라도 새롭게 창조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장을 디저트에 사용하는가? 만약 전통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 독창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음식들을 만들어낼 수 있으면 한다.

| 본 기사는 라망 19호에 게재되었습니다.

About 최 정윤

최 정윤
최정윤 팀장은 현재 '샘표 장 프로젝트팀'을 이끌며 한국의 발효와 장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전에는 조선호텔, 호주 파크 하얏트 호텔과 스페인의 Fundació Alícia에서 셰프와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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