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옛 명성 되찾자”…프랑스 대대적 ‘미식외교’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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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스타셰프 조엘 로뷔숑과 알랭 뒤카스(오른쪽) AP=연합뉴스DB)

프랑스 정부, 내년 1월 요리사 이주 허가 완화 등 발표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프랑스가 세계 최고의 요리 국가라는 평판을 지키기 위해 대대적인 ‘미식 외교’에 나선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가 미식 외교에 신경쓰는 것은 영국이 프랑스를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음모를 벌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선데는 프랑스 요리가 세계적으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위기감도 한 몫하고 있다.

로랑 파비위스 외교장관을 비롯한 프랑스 고위 관리들은 영어 사용국가들이 역공을 가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프랑스 요리를 헐뜯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한 3개국에서 대사로 재직했고 권위있는 식당 안내서인 ‘골미요’의 회장을 지낸 필립 포레는 “앵글로색슨 쪽에서 우리를 왕좌에서 끌어내리려 하거나 프랑스는 예전에는 훌륭했지만, 지금은 경쟁력을 잃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이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일류 프랑스 셰프와 일하고 싶어하는 외국인 요리사들에 대한 이주 허가를 대폭 완화하는 것을 포함한 미식외교를 가동할 것을 지시했다.

프랑스 정부는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수백개 공관들을 통해 프랑스 요리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미국 다음으로 큰 외교망을 자랑하고 있다.

파비위스 장관은 ‘미슐랭 가이드’에서 ‘슈퍼셰프’로 평가받은 알랭 뒤카스와 기 사보이에게 영광을 되찾기 위한 ‘작전계획’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이들이 만드는 특별보고서는 내년 1월 발표될 예정이다.

텔레그래프가 입수한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두 셰프는 실제로 프랑스 요리의 국제적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인들이 잘 알려지지 않거나 관광지에서 멀리 떨어진 특정한 맛집들을 빼고는 더 이상 고급 요리를 문화유산으로 간직할 수 없다는 생각들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우리는 대응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두 셰프는 미슐랭 가이드에 필적하는 영국의 ‘레스토랑 매거진’이 연례적으로 평가하는 세계 50대 식당에 단 5개의 프랑스 식당만이 올해 순위에 포함돼 있고 10위안에는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을 프랑스 요리의 퇴색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았다.

뒤카스와 사보이는 이 잡지가 “분명히 재정적으로 보조해주는 업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프랑스도 “세계 곳곳에서 더욱 영향을 미치고 소통하며 우리의 요리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셰프는 프랑스의 최상위급 식당들은 건재하지만 중하위급 식당들은 걱정스러울 정도로 취약하며 특히 몽셸 미셸이나 센 강변과 같은 유명 관광지의 식당들이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누가 프랑스 요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프랑스 요리의 전통은 수십년간 쇠락하고 있다”고 단언한 바 있다.

이 기사는 파리를 “시시한, 뻔한 요리의 도시”라고 표현하면서 “진짜 감동은 런던, 도쿄, 뉴욕, 코펜하겐, 산 세바스티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측에 더욱 뼈아픈 충고는 신세대 외국인 셰프나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프랑스 셰프들 덕분에 파리가 미식의 황무지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말한 대목이다.

뒤카스와 사보이는 언론들의 이런 부정적 평가에 맞서 20개항의 행동지침을 제안했다.

이들은 우선 요리의 질을 고려해 전채 요리(스타터)와 주요리(메인 디시)를 3개로 제한하고 반드시 향토에서 나온 신선한 비가공 식재료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재료 선별을 강조한 까닭은 지난해 식품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음식들을 손님들에게 내놓은 프랑스 식당들이 70%나 달한다는 뉴스에 프랑스인들이 경악했던 현실 때문이다.

두 사람은 ‘홈메이드’ 표시 제도가 도입되긴 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냉동 혹은 진공포장 음식의 제공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맹점이라고 지적하면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을 구했다.

이들은 프랑스 와인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프랑스의 관료적 적폐 때문에 대부분의 보르도 와인 거래가 런던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정부가 술 광고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에 집착하지 말 것도 아울러 주문했다.

트립어드바이저와 같은 웹사이트들의 식당 평가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대해서는 미슐랭 가이드의 2015년 수상자들을 프랑스 외교부 청사에서 발표하고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스타들을 행사에 초청하는 것도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내년 3월부터 세계 각국의 프랑스 식당과 대사관에서 국적이 각기 다른 1천명의 외국인 셰프들을 동원해 프랑스 요리를 선보이는 이른바 ‘굿 프랑스’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뒤카스와 사보이는 그러나 보고서를 통해 해외의 평판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긴급한 과제는 지독히 비관적인 프랑스인들에게 그들의 요리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았다는 확신을 주는 일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장점을 강조하고 프랑스인들이 이 땅, 이 나라를 새삼 사랑하게 하는 것”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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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라스베이가스 요리행사 참여한 프랑스셰프들. 왼쪽이 기 사보이(AP=연합뉴스)

jsmoon@yna.co.kr

원문 보기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12/22/0200000000AKR201412220675000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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