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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식당보다 착한방송이 절실하다.

세상에서 MSG보다 안전한 물질도 별로 없다. 더욱이 세상 모든 나라에서 MSG에 대한 오해가 풀려 유해성 논란이 종식되어가는 마당에 한 방송사의 선정적인 취급으로 한국에서만 MSG에 대하여 새삼 논란이 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과거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실험 결과를 토대로 생긴 의혹들은 불신으로 성장했고, 그 결과 우리는 세계에서 보기드문 편견의 나라가 되었다.

| 아주 많이 쓴다고? 항상 1인분 대신에 바가지로 넣는 100인분 만드는 장면을 보여준다.

TV 고발 프로그램은 MSG 들어가는 장면은 꼭 1인분을 만드는 화면 대신에 수십 인분을 만드는 장면을 보여준다. 칡냉면의 비법에서 등장하는 배합표도 100인분 기준이고, 보통 식당에서 MSG 사용 장면도 몇 인분이 아니라 100인분 전후의 양이다. 군대에서 수백인분을 만들 때 주걱이나 국자대신 삽을 쓰듯이 100인분을 만들려면 당연히 큰 국자를 써서 만든다. 미리 커다란 포장에 담긴 MSG등을 보여주고 온갖 MSG 쓰는 장면은 반드시 국자로 퍼 넣는 화면을 동원하면서 그것이 몇 인분에 해당하는 것인지는 절대 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TV를 본 시청자의 뇌리에는 국자로 마구 퍼 넣는 장면만 기억되게 한다. 대단한 이미지 조작술인 것이다

159원짜리 육수에서 그럴듯한 맛이 나는 것은 별로 특별한 현상은 아니다. 맛은 단맛, 짠맛, 신맛, 감칠맛에 불과하니 설탕, 소금, 식초, 조미료에 약간의 풍미물질만 있으면 육수 맛이 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냉면 육수를 영양 보충용으로 먹지 않고 고기 육수라고 특별한 영양성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기 등의 식재료에 존재하는 호르몬, 잔류농약, 중금속 등의 위험이 완전히 제거된 것도 아니니 안전면에서 특별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조미료 육수는 정성스럽지 못해서 싫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맛은 재료와 과학에서 나온다. 정성이라는 것은 그 재료에서 뽑을 수 있는 최적의 공정을 거친다는 뜻이지, 정성만 있으면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주장이다. 우리는 어떤 식품이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트집을 잡을 수 있다. 영양이 부족하면 품질이 떨어진다고 하면 되고, 영양이 풍부하면 비만식품이라고 하면 되는 식이다.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평가기준이 없어서 식품에 대한 평가는 항상 이 사람말 다르고 저 사람 말 다르며 오늘 말 다르고 내일 말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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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에서 MSG를 쓰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왜 집에서는 MSG를 별로 안 써도 되는데 식당에서는 MSG를 쓰는 것일까? 그리고 왜 고기로 맛있게 육수를 내내는 집마저 MSG를 조금 첨가하는 것일까? 혹시 사용하는 재료가 집에서 쓰는 것보다 나빠서? 답은 아무리 좋은 재료를 재대로 써도 MSG 넣어야만 만족하는 소비자 입맛에 있다. 대표적 외식기업인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도 그의 책<무조건 성공하는 작은 식당>을 통해서 식당음식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식당 음식과 집에서 만드는 음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양념의 과감한 가감에 있다. 즉 식당 음식은 약간 자극적이다. 음식이 맵거나 짜거나 달다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괜찮다. 단 싱겁다는 것이 문제다. 싱겁다는 것은 소금 간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양념 전체가 너무 밋밋하다는 의미다. 양념이 부족하면 맛이 없다고 느낀다. “맵지만 맛있다”는 말은 들을 수 있어도 “싱겁지만 맛있다”는 말은 절대 들을 수 없다. 그래서 식당음식은 간을 볼 때 양념을 넉넉히 넣고 강하게 맛을 내야 한다. ‘한신 포차’의 닭발은 매운맛이 콘셉트이다. 손님들이 맵다고 불평하자 나는 더 맵게 만들어버렸다. 어영우영 어설픈 매운맛보다는 차라리 극단적인 맛을 택한 것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냉면집에서 53년 넘게 근무한 분도 MSG를 안 넣을 수 없는 이유로 요리 과정을 모두 보여주면서 분명 쇠고기만으로 맛있는 육수를 만드는 것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에 MSG를 넣는다는 것도 말해준다. “손님들의 입맛이 그래. 그래야 맛있다고 하니까.”  집에서는 편안한 음식을 먹다가 외식을 할 때면 꼭 맛있는 집을 찾는데 맛이라는 것이 짠맛과 감칠맛에 향의 조합이라. 점점 강해지기 십상이다. 갈수록 자극적인 음식에 익숙하니 재료에서 나오는 맛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추가적인 조미료를 넣어야 만족하는 것이다. 이 구조를 풀지 않고 MSG를 사용여부로 착함여부를 따지는 것은 정말 적절하지 못하다

| 한국만 많이 쓴다고요? 세상의 모든 맛있는 요리의 기본이다.

감칠맛에 집착하는 한국의 정도는 어찌보면 세계적으로 별로 특별한 것도 아니다. MSG 원조 일본은 조미료의 천국이다. 일본 음식이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린다고? 물론 다시마와 가쓰오부시가 일본 요리의 기본을 이룬다. 하지만 오직 그것만으로 맛을 내지는 않는다. 간장, 식초, 맛술, MSG 등도 꽤 쓴다. 마지막 부족함을 MSG로 살 채우는 것이다. 일본 초밥이 맛있는 것은 생선을 활어로 먹지 않고 숙성시켜 유리 글루탐산이 많아지게 만든 후 다시 글루탐산이 엄청난 간장소스에 찍어 먹기 때문이다. 일본의 모든 조미 간장엔 MSG 성분이 훨씬 많이 들어가 있다.

서구의 글루탐산의 총 섭취량은 무조건 우리보다 많다. 쌀보다 밀은 단백질 량이 훨씬 많다. 그리고 밀의 단백질은 쌀의 단백질보다 글루탐산이 3배는 많다. 밀 100g을 먹으면 쌀 100g을 먹는 것보다 글루탐산 섭취량이 5배 이상 많은 셈이다. 그리고 고기, 치즈, 계란 등 글루탐산이 많은 식품을 또 얼마나 더 많이 먹는가? 게다가 향신료를 많이 사용했다. 맛은 감각의 총합이기도 하여 짠맛이던 감칠맛이던 향신료든 총체적 자극치가 만족하면 세부적인 디테일은 따지지 않는다.

한국인 MSG 많이 쓴다고 생각하지 말자. 음식의 특징이 그러한 것이다. 다른 나라는 향신료 등을 많이 쓰고 다른 감칠맛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지 감칠맛 자체를 추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나라 별로 선택이 다양한 것이지 본질은 같은 것이다.

| MSG의 유해성 논란이 결국에는 시장만 왜곡시켰다.

감칠맛에서 MSG를 대체할 세상에 없다. 단지 출처에 따른 가격차이가 있을 뿐이다. 가장 안전한 저렴한 발효조미료 MSG를 가지고 화학조미료라고 하면서 위험물로 비난하자. 식품회사는 수많은 대체원료를 개발하였고, 식당도 대체 방법을 찾았다. 식당에서는 MSG 안 쓰고 프렌차이즈 본사에서 제공하는 MSG가 들어간 양념 소스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감칠맛이 가장 풍부한 재료를 찾는 것도 하나이다.

모든 재료는 푹 고으면 감칠맛 성분이 나온다. 가격의 차이일 뿐이다. 가격 경쟁도 심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남들이 저질의 재료를 쓰거나 젓갈, 멸치, 고등어의 건조과정에 MSG를 첨가했는지를 핫이슈로 만든다.

MSG가 화학조미료라고 하는 순간 그들은 영원한 소재를 얻은 셈이다. 육수는 시작일 뿐이고 쌀국수, 짬뽕, 감자탕 등 모든 국물이 있는 폭로의 대상이다. 이도 부족하면 식당에 감칠맛의 재료로 사용하는 모든 재료 즉 멸치, 젓갈, 황태 등을 만들 때 MSG를 사용 여부가 시청율을 높일 좋은 사냥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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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ㅇㅇ 피디의 모 신문사와 인터뷰 일부

-먹거리 문제에 천착하는 이유가 있다면.

► 과거에도 먹을거리 코드를 넣었을 때 시청률이 높고 시청자의 관심이 높았다. 종편으로 옮겨 채널 친숙도를 높이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여기에 내가 가진 인지도나 신뢰도를 더하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기본적으로 먹을거리란 본능이 아닌가.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 뜨거운 반응을 예상했나.

► 그 소재를 어떻게 요리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저는 그걸로 추리물, 수사 물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실제 추리소설을 굉장히 좋아한다. 공포영화, 스릴러 영화는 극장에 가서든 VOD든 꼭 보는 편이다. 추리물의 요소를 넣어서 사람들이 끝까지 볼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스튜디오에서 시연을 하고 판을 벌이는 부분은 예능적 요소로 볼 수 있다. 각 요소를 적절히 결합했을 때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 불안은 신종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긍정의 효과인 플라시보 효과보다 부정의 효과인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가 더욱 강력하다고 한다. 독일 함부르크대학 울리케 빙겔 박사는 진통제를 맞는 도중에 통증이 가라앉은 환자에게 실제로는 진통제를 계속 주사하면서도 주사가 끝났다고 알리면 진통제가 계속 들어가고 있는데도 통증이 급상승하고 뇌에도 관련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밝혔다. 진통제를 넣지 않고도 진통제를 넣었다는 신호로 발생하는 긍정의 효과가 플라시보 효과라면, 노시보 효과는 그 반대인 것이다.

불안감은 병이 되고 늘어나는 중이다. 먹거리 고발프로그램을 보다보면 한국 음식(식당)은 아무것도 마음 놓고 먹을 것이 없을 것 같다. 내일이라도 당장에 나쁜 먹거리 때문에 내 몸에 이상이 생길 것 같다.

요리의 맛이란 소금과 MSG의 기반 하에 만들어진 것이고 맛(자극)을 추구할수록 이들의 농도는 증가한다. 맛있는 음식보다 편안한 음식을 찾는 것이 몸에 좋고, 맛을 즐기는 것보다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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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최 낙언

최 낙언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부터 제과 회사에서 근무했고,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하여 연구했다. 첨가물과 가공식품을 불량식품으로 포장하는 거짓된 프로그램에 충격을 받아 www.seehint.com에, 여러 자료를 스크랩하고 연결, 정리하여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한 결과물을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감칠맛과 MSG 이야기』가 있으며, 나머지 생각도 몇 권의 책으로 마저 마무리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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