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레스토랑에서> 핵심내용 훔쳐보기

Editor’s Note : 독일 출신의 문화사회학자인 크리스토프 리바트의 신간 <레스토랑에서>. 레스토랑이라는 현대적 공간이 빚어내는 다층적 풍경을 조망한다. 리바트는 오늘날 우리가 열광하는 미식의 문화가 싹 트고 꽃을 피운 과정을 조목조목 보여 준다.

10쪽> 프랑스 혁명 이후 전국의 국민 의회 대표들은 파리에 모였고,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했다. 파리 사람들은 그들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18쪽> 열성적인 레스토랑 고객들의 호기심이 아무리 커도, 그들은 주방에 들어가지 못한다. 웨이터와 웨이트리스 들만 소비 공간과 준비 공간을 드나든다. 그 밖의 사람에게는 정선된 요리가 제공되는 화려한 공간과 김이 피어오르는 주방은 분명하게 분리되어 있다. 레스토랑의 성공은 여기에 토대를 둔다. 환상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32쪽> 호텔에서 박봉을 받고 일하는 요리사들은 눈에 띄지 않았고, 존중받지도 못했다. 그들은 하루에 14시간, 15시간, 16시간씩 일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40살이 되기도 전에 죽었다. 육체적 과로에다 대부분 창문도 없고 공기가 통하지 않는 주방 구조 때문이었다. 요리사들은 광부들보다 많은 직업병에 걸렸다. 그들은 만성적인 산소 결핍과 폐결핵, 정맥류에 시달렸고, 심지어는 영양 결핍인 경우도 많았다.

52쪽> 파리의 요식업계에서는 요리사들만 콧수염을 길렀다. 그에 따라 웨이터들도 콧수염이 없기 때문에 서열상 최하위에 있는 주방 보조는 당연히 콧수염을 기를 수 없었다. 주방 보조가 콧수염을 기른다는 것은 그가 웨이터보다 우월하다는 뜻이었다. 요리사들은 웨이터들에 대한 우월함을 드러내려고 콧수염을 길렀다.

58쪽> 민족적 정체성은 오랫동안 식습관을 결정했다. 그러다가 1920년에서 1930년 사이에 이르러 현대화되고, 유동적이고, 대중 매체의 영향력이 커진 사회에서 그러한 관계가 비로소 해체되었다. 미국은 이제 동일한 것을 소비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이 ‘화이트 캐슬White Castle‘에서 대량으로 판매한 표준화된 햄버거였다.

70쪽> 오웰은 웨이터가 무대 뒤의 어둡고 지저분한 곳에서 레스토랑 홀로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갑작스러운 변화’를 관찰한다. 웨이터는 갑자기 방금 전과는 다르게 어깨를 곧게 펴고, 위엄 있게 행동하는 사제처럼 양탄자 위로 가볍게 나아간다.

85쪽> 장 폴 사르트르의 사고 구조에서 웨이터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웨이터는 사르트르가 말하는 ‘자기기만mauvaise foi‘, 즉 불성실을 대변한다. 자기기만에 빠진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속인다. 그는 초월성과 사실성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그 두 가지 존재 방식의 차이를 모른다.

110쪽> 이탈리아 음식점들은 ‘대중문화가 낯선 것에 익숙해지는 장소’의 역할을 했고, ‘타국인들과의 민간 교류’의 장이었다. 이민자들의 정치 참여는 제한적으로만 가능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음식점을 통해 독일 사회에 영향을 끼쳤다.

121쪽> 초밥의 성공은 미국의 기술과 일본의 전통을 결합시켰다. 또한 문화적, 경제적 세계화에 의해 촉진되었다. 미국이 점령하기 전 일본에서 참치는 이류 생선으로 여겨졌다. 일본인들의 입맛에는 너무 기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군과 그들이 숭배하는 스테이크의 영향 아래 일본인들의 입맛은 변했다.

127쪽> 레스토랑의 백인 전용 스탠드는 새로운 흑인 저항 운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전의 흑인 단체들은 대부분 인종 범죄나 차별 대우와 같은 일이 생겼을 때 반응하는 정도였다. 확고한 직위에 있는 변호사들이나 마르틴 루터 킹과 같은 목사들이 시민 저항 운동을 이끌었다.

176쪽> 앨리스 워터스는 화재로 무너진 레스토랑 주방과 홀 사이의 벽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다시 세우지 않기로 결정했다. 레스토랑은 화재 이후 2주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개조된 주방은 더 이상 즉흥적이라는 느낌 없이 고도로 전문적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손님들은 전에는 벽으로 차단되어 보이지 않던 요리사가 흰옷을 입고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192쪽> 엘 불리는 해방된 스페인의 일부가 되었다. 그해 프랑코가 죽으면서 그동안 억눌린 카탈루냐 문화가 활기를 찾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카탈루냐 요리도 되살아났다. 엘 불리에서는 카탈루냐 요리를 조심스럽게 프랑스의 누벨 퀴진 원칙과 결합시켜 나갔다.

225쪽> 미국 요식업 분야의 직업 가운데 다섯 개 중 하나만 실제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 밖의 모든 자리는 팁에 의존해야 했다. 게다가 레스토랑 노동자 40퍼센트는 노동 허가증이 없는 이주자들이었고, 이들의 상황은 훨씬 더 열악했다. 고용주와 갈등이 생기면 언제든 당국에 신고를 당할 수 있는 처지라 부당한 착취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241쪽> 버포드가 볼 때 전통을 파괴하는 것은 패스트푸드가 아니다. 이제는 수중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요리사/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언제, 무엇을 먹을지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262쪽> 대도시의 고급 음식점들에서 비교적 좋은 보수를 받고 일하는 웨이터와 웨이트리스, 바텐더는 백인이었다. 그러나 보수가 적은 테이블 청소와 주방 보조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레스토랑 뒤쪽에서 일하는 보이지 않는 일꾼들은 앞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피부색이 검었다.

269쪽> 음식점에서의 식사는 관계를 가꾸고, 고무하고, 지식을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다른 문화와 새로운 유행, 새로운 창의적 형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외식을 했다.

270쪽>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일하던 웨이터와 웨이트리스는 사실상 미래에서 온 외교 사절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관찰자(사르트르나 조지 오웰)들에게는 낯선 일이었지만, 서비스직 노동자들은 단지 측정할 수 있는 육체 활동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감정 노동으로 돈을 벌었다. …… 오늘날에는 우리 모두가 웨이터고 웨이트리스다.

275쪽> 오늘날 ‘올바르게 먹는 것’은 중산층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음식점에서든 집에서든, 아니면 텔레비전에서든 그것은 수많은 욕구를 충족시킨다. 뉴욕 칼럼니스트 애덤 고프닉Adam Gopnik에 따르면 마치 새로운 종교나 스포츠, 신분 증거, 섹스 대용, 윤리적 의식으로 여겨진다.

282쪽> 레스토랑의 의미를 해석하려면 음식과 주방에서의 작업만 보아서는 안 되고, 레스토랑의 공간, 즉 음식점들 자체도 주시해야 한다. 영화관이나 백화점, 해변처럼 레스토랑은 공공연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예전에 칼 포퍼Karl Popper가 말한 ‘열린 사회’의 전형적인 영역으로 볼 수 있다.

286쪽> 레스토랑이 개방적이고 다양한 사회를 탄생시키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평가는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에 따라 매우 다르다. 이른바 ‘민족 요리’는 기분 좋은 상호 작용뿐 아니라 수많은 인습적인 생각과 오해도 낳았다. 가령 영국에서의 인도 요리의 성공이 정말로 이민자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를 증명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90쪽>’예술’이라는 개념처럼 레스토랑 개념도 가치를 상승시키는 용어다. 물론 그러한 용어에 의구심을 품을 수 있지만, 레스토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일상생활에서 효과를 드러낸다. 윈스턴 처칠은 그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영국의 평범한 전시 급식소를 브리티시 레스토랑이라고 한 것이다.

291쪽> 우리는 레스토랑의 개념을 폭넓게 사용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양만큼, 미리 정해진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공개적인 장소로 말이다.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수요와 문화적 경향, 식욕과 오락의 새로운 형식에 늘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극도로 변화무쌍한 사업 분야인 요식업의 역동성을 밝힌다.

295쪽> 레스토랑은 250년의 역사 속에서 미식 평론과 요리책뿐만 아니라 전기, 자서전, 심층 보도, 팸플릿, 비망록, 선언문, 소설과 학문 연구에 영향을 주었다. 프랜시스 도너번, 조지 오웰, 귄터 발라프, 빌 버포드, 바버라 에런라이크와 같은 관찰자들은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되어 낯선 사회 계층의 일부가 되고, 음식점에서 일하는 굳세게 뭉친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에서 이득을 보았다. 레스토랑은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게 그처럼 열려 있기 때문에 소비와 연출, 노동, 불평들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생산적인 실험실이 되었다.

이 책은 레스토랑의 역사를 상상할 수 있는 한에서 가장 먹음직스럽게 요약한다. 공중의 식사 장소가 오늘날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인 순간들을 보여 준다.
-『함부르커 아벤트블라트』

이 흥미로운 책은 사전 지식 없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일화와 이론, 사실들로 가득하다.
-『쥐트도이치 차이퉁』

식탁에서 꺼낼 얘깃거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베이저-쿠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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