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란 아드리아의 복귀를 기다리며… 그의 음식을 사진과 글로 회상해봅니다.

영국 <Restaurant>매체 주최의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에 최고의 식당으로 다섯 번 꼽혔다.
세계적 권위의 미식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14년간 별 세 개를 유지했다.
지난 20년에 걸쳐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을 미식의 성지로 이끌어 올렸다.
분자요리의 창시자로 불린다.

바로 페란 아드리아의 엘불리를 설명하기 위한 많은 수식어들이다. 엘불리의 모든 음식은 기존의 요리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화학약품을 사용하기도 하고 음식을 분자단위로 쪼개서 물성을 파악한 뒤 완전히 새로운 질감으로 재탄생시켰다. 거품과 젤과 같이 처음 보는 형태의 음식이 접시 위에 놓여진 것을 바라보는 경험은 경이롭고 유쾌하다. 손님들은 그의 요리에 설레기도 했고,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음식의 맛을 극대화하는 최첨단의 기술을 갖고 있는 요리사인 페란 아드리아. 그는 유흥비를 벌기 위해 접시를 닦기 시작함으로 주방에 발을 들였으나, 근대 미식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다.

그의 식당 엘불리El Bulli에는 세계 최고의 맛을 보기 위해 전세계 미식가의 예약이 몰렸지만, 하루에 50명의 저녁 손님만 추첨으로 받았다. 한 끼의 식사비용이 40만원을 넘겼지만 이익을 남기진 못한다. 요리 연구를 위해 1년 중에 6개월은 영업을 중단하고 50명의 요리사와 함께 요리 연구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그의 식당의 뒷 모습은 주방이라기보다는 이공계 학자의 실험을 방불케 했다.

그랬던 세계 최고의 식당 엘불리는 2014년 돌연 폐업을 선언했다. “낭만이 없으면 창조도 불가능하다”라는 말만 남긴 채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그간의 요리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정리하는 불리피디아를 만드는 일과 요리에 대한 연구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조용히 발표했다. 식당은 ‘엘불리 1846’이라는 이름의 요리연구소로 변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숫자 1846은 엘불리에서 그 동안 창조한 1,846가지의 새로운 요리를 뜻한다. 관광객이 몰려들어 환경이 파괴될 것을 반대하는 환경운동자들의 반대로 계획과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지금은 공식 활동소식이 들리진 않지만 스페인과 전세계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근대 미식의 수준을 지금까지 끌어올린 살아있는 전설 페란 아드리아의 복귀를 요리-미식계는 간절히 기다린다. 기다리기에 지친 여러분들을 위해 그의 대표 요리사진을 11장 공유한다.

 

| Margarita 2005

엘불리의 저녁은 언제나 칵테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칵테일은 큐브 형태로 얼어붙은 마가리타입니다. 소금 간이 된 거품이 위에 올려졌습니다.

 

| Olivas Sféricas 

마가리타에는 올리브를 곁들여야겠지요? 페란 아드리아의 가장 유명한 요리인 ‘액체 상태의 올리브’입니다. 이것은 평범한 올리브가 아닙니다. 입에 넣는 순간 얇은 막이 터지며 입안에 강력한 올리브향이 퍼집니다. 자연계의 올리브보다 더 완벽한 올리브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이 메뉴는 바르셀로나의 Albert Adria ‘s Tickets bar에 가면 지금도 시식할 수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 Nube de palomitas

주먹만한 크기의 이 공은 ‘팝콘 구름’입니다. 웨이터는 이 음식을 내어놓으며 한 입에 먹으라고 하지요. “이걸 어떻게 한 입에?”라는 질문이 떠오르겠지만 넣어두세요. 손가락으로 가볍게 들어 올려 입에 갖다 대는 순간, 팝콘의 맛만 남기고 구름은 사라집니다.

 

| Huevo de oro

입안에 숟가락을 넣으면 바삭한 껍질이 깨지며 노른자가 흘러 나옵니다. 따뜻한 노른자는 바삭했던 껍질의 카라멜, 소금 결정과 기분 좋게 섞입니다.

 

| Caviar sférico de melon

세계 3대 진미 중의 하나이며, 풍미 가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캐비어는 입에 넣는 순간 멜론과 패션프루츠의 맛이 나는 주스로 바뀌어 녹아 내립니다. 이 음식은 손님을 완전히 속이기 위해 <이란산 최고급 캐비어>라는 캔에 포장되어 제공됩니다.

 

| Mejillones de roca con “gargillou” de algas

해초와 절벽에서 자란 홍합입니다. 한 번에 하나씩 먹어야 합니다. 홍합과 해초를 번갈아 가며 먹으면 바다가 통째로 입안에 들어온 느낌일 것입니다.

 

| Morphings

아름다운 핑크색 산호는 다크 초콜릿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겉은 신맛의 라즈베리 분말로 코팅되어 있습니다. 이걸 먹은 후 나는 아래의 빵을 집어 들었습니다. 단 맛이 나길 기대했습니다. 입에 넣었습니다. 그것은 바위였습니다. 페란 아드리아! 그는 저를 이렇게나 골탕 먹였습니다. 기억에서 잊혀질 수 없는 저녁을 선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명은 이만 줄입니다. 이제 사진으로 감상해주세요.

About 병도 김

병도 김
요리학도 김병도입니다. 전국민의 미각과 건강을 책임지는 요리사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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