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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X파일, 잘못된 음식 평가 기준으로 외식업 종사자의 공분을 사다

먹거리 X파일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한 영상이 음식판단의 기준을 잘못 제시함으로 외식업 종사자의 공분을 사고 있다. <보러가기>

해당 영상은 “당최 비싼 이유를 모르겠는 파스타”라는 멘트와 함께 소개됐다. 파스타의 평균 원가가 1,880원을 넘지 않는 것을 직접 시연해 보이며 4분 남짓한 영상이 시작된다. 그리고 두 명의 전문가와 함께 파스타 전문점의 음식을 뒤적거리며 원가를 계산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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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xfile3334/videos/1420323671340602/

이에 네티즌들은 “이 방송 만드는 데 들어간 원가는 얼마입니까? 디지털카메라로 찍었으니 원가가 0원입니까?”, “원가를 이루는 3가지 요소인 재료비, 노무비, 경비 중에서 재료비만 쏙 뽑아 원가라고 악의적인 선동을 하고 있다”라는 댓글을 남기며 원가 계산의 오류를 지적했다. 제대로 계산을 하려면 인테리어·설비·기물을 사고 유지 보수하는 비용, 음식을 만들고·나르고·치우는 사람의 인건비, 그리고 부동산 비용까지 모두 포함해 음식의 원가로 계산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원가와 식재료비를 모호하게 구분한 잘못을 제쳐 두고, 식재료 비용도 한참 낮게 잡혔다는 지적도 받았다. 한 요리사는 “그 가격에 식재료 원가를 맞추려면 분말육수를 써야 하는데, 분말을 쓰는 순간 착하지 않은 식당이 되어버리는 건 함정”이라고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요리사는 “국내에 들어오는 파스타 식재료가 다양하지 않은데도 각 업장마다 다양한 맛이 나오는 이유는 요리사들의 연구, 개발에 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남겼다.

방송은 몇 가지의 검증을 걸쳐 전문가의 인터뷰로 이어진다. “재료비가 20% 전후인 경우가 보통인데, 파스타는 15% 정도이므로 낮은 편”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이 의견대로라면 현재 판매되는 가격에서 4~5천 원 낮은 가격인 만 원 초반대로 가격이 책정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틀린 주장은 아니다. 그리고 이 의견이 처음 등장한 것도 아니다. 업계 내부에서도 6,000원짜리 바지락 칼국수가 18,000원짜리 파스타만큼 값진 음식이라는 것을 주장할 때, 이런 계산이 종종 나오곤 했다. 재료비 계산 방법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논란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업계 종사자들이 표출하는 분노는 자신이 만드는 음식을 가성비를 따지는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한 못마땅함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파스타의 원가뿐만 아니라,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50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커피의 원가에 대해 토를 달지 않는 데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이미 생활 속에서 커피의 문화적인 부가가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공간을 빌리기 위해서, 또는 그 외의 총체적인 경험을 위해 시장에서 형성된 커피의 가격에 동의한다.

오늘날의 음식 또한 단순히 칼로리를 섭취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커피 중에서도 1,000원짜리 테이크 아웃 커피가 있는 것처럼 가성비를 장점으로 내세운 일상적인 음식도 있다. 끼니를 때우기 위한 음식이 있으면 문화상품이나 예술상품으로서의 음식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파스타가 가성비를 장점으로 내세운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음식의 재료비를 따지고 드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 그 음식의 문화적 부가가치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셈이다. 문화적 값어치를 ‘당최 이해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 가성비라는 잘못된 잣대를 들고 나타나 엉뚱한 음식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모순적인 상황이다.

자신이 만든 음식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자 평생을 바쳐 업으로 삼고 있는 요리사들이 이에 대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

About 이은호

이은호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다." 음식을 만드는 당신을 아는 것으로 대한민국 식문화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셰프뉴스 대표 robin@chef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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