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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세에 시작해 자영업이 목표인 한국 요리사, 14세에 시작해 고액 연봉의 셰프가 목표인 프랑스 요리사

올해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은 해다. 양국은 지난해 9월부터 2016년 말까지, 1년 4개월 동안을 “한-불 상호교류의 해”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에 미식은 물론, 문화, 체육, 과학, 교육 등 많은 분야에서 명사들이 초청되어 교류행사를 이어간다. 24일 열린 ‘한국-프랑스 식문화 비교 세미나’도 한-불 상호교류의 하나로 열렸다.

우연히도 양국의 식문화는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우리는 김장 문화가 저들은 미식 문화가 인류 무형유산 대표 목록에 오른 것이다. 특히 프랑스의 미식 문화는 다양한 국가 식문화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널리 퍼져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86년도 아시안 게임을 시작으로 서양식 음식점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올해에는 미쉐린 가이드가 서울편 레드 가이드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양국의 식문화를 비교할 수 있도록 세미나가 열린 것이다. 강사는 윤화영 셰프, 박준우 푸드 칼럼니스트, 유럽 음식역사 및 문화 연구소IHECA의 로익 비에나시스Loic BIENASIS연구원과 데이비드 피에르David PIERRE 파티시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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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요리사는 자영업을 목표, 프랑스는 고액 연봉의 셰프로 남길 원한다.”

이 중 윤화영 셰프는 자신이 과거 12년간 프랑스에서 요리사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레스토랑 문화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가 설명한 차이점은 크게 4가지다.

  1. 요리사의 관점 차이

부산에서 ‘메르씨엘’이라는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윤화영 셰프는 직원 면접을 통해 들었던 요리사의 최종 목표를 예로 들었다. 한국의 많은 요리사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할 수 있는 식당을 원한다. 그러다 보니 레스토랑 오너 셰프들의 나이가 대부분 30대 중반으로 비교적 젊은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든든한 자본력 없이 창의성 짙은 음식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경력 쌓기와 이력서 관리에 집중한다고 전한다. 한국의 오너 셰프들과 비슷한 연령대에 주로 수셰프나 셰프드 팍티를 하면서 경력을 쌓다 보니 오너로 전환한 셰프의 연령대가 높다고 설명했다. 창의적인 요리보다는 오랜 시간 도제 시스템 안에서 클래식 음식을 반복하며 테크닉을 숙달한 케이스가 많다.

  1. 콜키지 문화

프랑스에서는 레스토랑에 자기가 마실 와인을 가져가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어떤 음식이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레스토랑의 준비를 무시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와인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음식과 페어링 해서 즐기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국에서는 프랑스 와인이라고 하면 화이트 와인보다는 레드 와인에 높은 점수를 주는데, 사실은 대부분의 프랑스 음식과 어울리는 건 화이트 와인이라고도 설명했다. 상급 식재료의 대부분이 해산물이기 때문이다.

  1. 한국 식단은 탄수화물, 프랑스 식단은 단백질 위주

한국은 밥과 반찬이라는 식문화 덕분에 탄수화물 섭취량이 프랑스에 비해 많은 편이다. 반면 프랑스는 다양한 육류와 생선 갑각류 등으로 식단을 구성하기 때문에 단백질 위주로 음식을 만든다고 한다. 또한, 탄수화물이 단백질보다 단맛을 내는 경우도 많고, 다양한 반찬에 설탕을 이용하는 레시피로 음식 전체가 프랑스보다는 단맛이 강하다고도 설명했다.
프랑스와 디저트에 대한 개념이 다른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전채 요리, 주요리에는 단맛보다는 짠맛으로 자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디저트를 이용해 단맛에 대한 욕구를 해소한다. 반면 우리는 입가심이라는 후식으로 입에 남아 있는 단맛이나 매운맛을 씻어내는 개념이라고도 설명했다.

  1. 노쇼 한국은 일상적, 프랑스는 기이한 일

메르씨엘을 운영하면서 노쇼가 생겼을 경우 자신의 반응을 예로 들었다. 국내 외식업계에 노쇼가 빈번하다 보니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반면, 과거 프랑스에서는 ‘에이, 설마’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예약 부도의 빈도가 적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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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인인가 요리사인가? 균형이 필요하다.

불과 10년도 안 된 어느 시점부턴가 방송가에 요리사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분명 직업은 셰프인데, 전문 방송인처럼 자주 등장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사람들은 이들을 일컬어 ‘셰프테이너’라고 불렀다. 본인도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지금도 활발한 방송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박준우 칼럼니스트가 ‘셰프테이너 열풍’ 현상에 대해 발표를 했다.

그는 시릴 리냐, 크리스토퍼 미샬락, 크리스토퍼 아담 등을 거론하며 프랑스에도 요리사가 방송에 등장하고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단지 프랑스의 특이한 점은 어느 요리 프로그램이건 프랑스 단일 국적의 요리사가 아닌 프랑스 문화권에 있는 벨기에, 퀘벡 주 등 각국의 유명인을 초빙해 녹화한다는 것이다. 더 많은 시청자를 얻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시청자를 고려한 요리사 섭외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가 말한 ‘셰프테이너’에게 필요한 자질은 첫째 외모였다. 같은 소재를 말하더라도 더 재미를 줄 수 있는 언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 이해도, 쇼맨십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요리 솜씨는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박준우 칼럼니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쉐린 스타를 받은 조엘 호브숑과 폴 보퀴즈를 예로 들어 균형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나 방송에 자주 등장하더라도 요리사로서의 본업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우리나라는 아직도 과도기다. 경제도 너무 빨리 성장했고, 문화도 너무 빠르게 변한다. 이제는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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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관객 질문과 답변

Q 윤화영 셰프의 발표 잘 들었습니다. 프랑스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서양식 문화가 특이하게 정착된 사례가 더 있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윤화영: 레스토랑에서 식전에 수프를 제공하는 것. 사실 프랑스에서도 달곰한 양파 수프 같은 걸 식전에 따로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수프를 제공하고 있죠. 한국의 독특한 식문화라고 봅니다.
이다도시: 저도 한가지 신기했던 게 있어요. 식전에 빵과 버터를 먼저 먹으라고 주는 건데요. 프랑스에서는 식전에 빵을 먼저 먹으면 배불러서 본식을 못 먹는다고 부모님이 아이들을 오히려 타이르거든요. 식전에 빵 먹지 말라고요. 한국은 거의 모든 레스토랑에서 내주더라고요. 신기했어요.

Q 현재 미디어에는 음식 쪽 인사가 대부분이다. 아이템도 음식이 전부인 것 같다. 음료나 주류 계열의 방송이 등장할 것 같은 기류는 없는가?
박준우: 한국 방송에서는 현재 법률문제로 와인이나 주류를 다룰 수 없는 것으로 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소믈리에가 몇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단순히 업계에서만 유명한 정도다. 방송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기에는 아직 무리가 많다. 반면, 새롭게 등장하는 매체에서는 자주 다뤄지고 있는 아이템이다. 스마트 폰에 등장하는 신매체를 통해 그 가능성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Q 앞으로 우리 식문화가 발전하려면 어떤 아젠다가 제시되어야 할 것 같은가?
박준우: 선진국의 유행하는 식문화가 우리와 다른 시간적 배경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으면 좋겠다. 모든 문화는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벤치 마킹이라는 의도로 해외 유명 도시의 식문화를 국내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당장 도입하면, 의도한 대로 정착되지 못한다.
윤화영: 어느 정도 공감한다. 먼저 우리는 우리 것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다시 돌아봐야 할 때다. 이번 미쉐린 가이드 발표 후 별 세 개를 받은 곳에 대해 사치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봤다. 우리는 지금까지 무조건 싼 것만 찾았다. 좋은 것이 아닌 싼 것을 찾은 것이다. 가격이 아닌 가치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비용을 들이더라도 즐길 수 있는 존중의 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정부가 나서서 한식을 세계화하겠다고 하는데, 국민에게 한식이 어떤 것이고 우리에게 어떤 식문화가 있는지 먼저 알려주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진 제공: 소펙사 코리아 SOPEXA KOREA

 

About 이 인규

이 인규
'미식에는 층위가 없다. 단지 아직 느끼지 못한 음식이 있을 뿐.' 이래 생각합니다. 비록 글로 배운 음식문화이지만, 혀로 배우고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그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맛을 표현하는 글인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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