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vs 요리사, 푸드테크(Food Tech) 전성시대

올해 상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세간의 이슈는 상금 100만 미국 달러(약 11억 원)를 놓고 벌어진 인공지능과 인간 세기의 역사적인 대결, 알파고AlphaGo 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의 바둑 대국이었다.

첫 대국에 앞서 많은 이는 ‘이세돌 승리’를 예상하였지만, 알파고의 4승 1패로 최종적으로 알파고가 승리하는 결과를 거두었다. 현재,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은 바둑뿐 아니라, 기후변화 예측, 질병 진단 및 건강관리 등 여러 분야에 접목되어 다양하게 연구개발 중이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이 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하고 있음에 따라 경제적, 사회적 효과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대체, 통제 불능 문제 등 사회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으로 생길 ‘일자리 문제’는 요식업계를 긴장하게 한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인해 20년 내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수많은 직종 중 ‘요리사’가 96%의 확률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요식업계를 주목시킨 첫 고성능 인공지능 로봇은 IBM과 요리 잡지 본 아페티Bon Appetit가 협업해 제작한 ‘셰프 왓슨Chef Wats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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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은 보통 과학자가 하루 5개씩 읽으면 38년이 걸릴 7만 개의 논문을 한 달 만에 분석하여 항암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6개를 찾아내는 등 의료 분야에서 주로 활동했다. 이후 ‘셰프 왓슨’이 개발되어 본격적으로 요식업계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셰프 왓슨은 단순히 요리 과정만 보여주는 것 아니라, 새 레시피를 직접 개발하고 사용자에게 추천까지 한다. 요리사가 번거롭게 수많은 조합을 시도하지 않아도 입력된 데이터만으로 번거로운 과정을 쉽게 구현해낼 수 있다. 재료의 조화, 영양 및 화학적 성분의 조합과 같은 광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수한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 현재 IBM에서는 왓슨의 레시피를 이용한 푸드 트럭(사진)을 직접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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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로봇 회사 몰리 로보틱스Moley Robotics와 셰도우 로보틱스Shadow Robotics가 공동으로 개발한 주방용 자동 조리 로봇 ‘몰리Moley’ 또한 큰 화제를 모았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몰리는 약 2,000가지 음식의 레시피를 내장하고 있으며, 사람의 손 구조를 모방하여 같은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사람이 요리하는 것과 같은 속도와 동작으로 정교하게 움직이며 요리를 해낸다. 실제로 사람의 개입 없이 직접 로봇이 수프를 만드는데 총 30분이 소요되었다.

이 밖에도 로봇 천국인 일본에 위치한 구라스시는 시간당 3,500개의 초밥을 쥐는 초밥 로봇을 도입해 체인점을 350개로 늘리는 등 성공을 거두었다. 그야말로 미스터 ‘로봇’ 초밥왕 시대를 구현해낸 것이다. 초밥 로봇이 인간 요리사보다 무려 5배 빠른 속도로 초밥을 만들기에 그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판매한 점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 “요리는 기술일까?”

우리는 이 질문에 “(요리사에게) 요리는 기술이 아닌 ‘예술’이다” 라고 답하고 싶다. 제아무리 뛰어난 고성능 인공지능 로봇이 빼어난 셰프의 레시피를 그대로 복사하고 흡사한 맛을 구현해낸다고 해서 ‘요리사’라 불릴 수는 없다. 요리사는 사람에게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그 이상의 가치와 감동을 선사한다.

로봇은 정확히 예측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만들지만, 요리사는 순간의 실수나 찰나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요리를 창작해내기도 한다. 퍼프 페이스트리Puff Pastry와 타르트Tart의 기초인 ‘퍼프 페이스트리 반죽’은 버터 넣는 것을 실수로 잊어 어쩔 수 없이 나중에 버터를 첨가해서 탄생했다. 이러한 발견은 데이터를 근거로 작동하는 기계로는 할 수 없다.

스시바와 같은 레스토랑에서는 손님과 요리사가 갖는 ‘의사소통’이 중요한 요리 과정으로 취급된다. 셰프와 직접 소통하며 즐거운 추억을 남기는 것이 방문 목적이 되기도 한다. 또한, 많은 이가 ‘손수 만든’ 빵을 먹기 위해 먼 여정도 마다치 않는다. ‘핸드메이드’ 혹은 ‘수제’라는 단어가 소비자에게 큰 어필이 되는 이유는 이들이 찾는 맛의 가치가 다름 아닌 ‘정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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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보편화하면 어느 레스토랑을 가도 비슷한 맛과 비슷한 품질로 인해 여러 음식점을 비교하며 다닐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굳이 같은 음식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아 나설 필요성조차 없어질지 모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레스토랑마다 ‘차별성’을 지녀야 하는데 이것은 오로지 ‘요리사의 몫’이다. 기계는 한결같은 음식을 만들어 내놓겠지만, 요리사는 같은 레시피로도 각자의 개성과 감각으로 다른 음식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기술과 예술이 적절히 융합될 때 비로소 우리에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의 미래가 그려지게 될 것이다. 요식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을 경제적으로 진보시킬 로봇을 현명하게 잘 사용한다면 인공지능은 요리사에게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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