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의 불만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다

l9788983925923Editor’s Note : 저자 사카모토 다카시는 1991년 ‘북오프 코퍼레이션 주식회사’를 설립, 일본 전역에 1000개의 서점을 운영했다. 서적 유통업계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그는 이후 2009년 벨류 크레에이트 주식회사를 통해 요식사업에 뛰어들었다. 고급 요리를 레스토랑의 절반가격으로 제공하는 콘셉트로 도쿄 신바시에 오픈한 ‘오레노 이탈리안’ 레스토랑. 얼마 안 있어 손님이 구름 떼처럼 몰리기 시작했다. 그가 원가율 60%이상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 <오레노 식당>(북앳북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레노 식당> 구매 바로가기 : http://bit.ly/2aVhv3g

 

오레노 이탈리안과 오레노 프렌치가 성공할 수 있었던 중대한 요소 중 하나는 3만 엔짜리 풀코스 요리를 만들던 셰프에게 객단가 3,000엔짜리 요리를 만들라고 주문하고, 그들로부터 ‘예’라는 답변을 받아낸 것에 있다. 자부심 강한 요리사는 대개 순순히 ‘예’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그래서 요리사를 설득하는 일은 매우 힘들다. 나는 인재를 발굴하는 일을 모두 인재 소개 회사에 맡긴다. 경쟁 회사의 인재를 빼 오는 비겁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 원래 밸류 크리에이트 주식회사는 객단가 2,500엔짜리 꼬치구이를 팔던, 과연 망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회사였다. 이런 회사에 미슐랭 스타급 요리사가 순순히 와줄 리가 없었다.

처음에 나는 요리사를 스카우트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탈리아 요리나 프랑스 요리에 문외한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면접을 보러 온 요리사에게 오히려 배워야 할 정도였다. 첫 면접에서 물어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왜 우리 회사에 지원하셨습니까?”, “지금까지 일한 식당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에 대부분의 요리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외국에서 갈고 닦아 온 기술을 가지고 손님에게 맛있는 요리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거의 메뉴를 바꾸지 않는다. 바꾸더라도 1년에 한두 번 바꿀까 말까다. 요리사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직장에 개인 사물함이 있고 주방도 넓은 데다 성능 좋은 최신 설비도 갖췄지만, 과연 그곳에서 일하는 요리사가 자기 일에 보람을 느낄까? 요리 전문학교를 졸업한 사람 가운데 10년 후 계속 요리사로 일하는 비율은 10퍼센트도 채 안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일이 지루해서’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음식점이 커다란 기업으로 성장하면 품질의 균질화를 추구하고 기계화를 추진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냉동식품이나 완제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손님이 일부러 찾아와 먹는 음식에서 ‘맛’을 사라지게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4C_1フレンチ銀座 copy

내가 수많은 요리사와 면접을 치르며 깨달은 바는, 바로 ‘음식점에서 요리사에게 재량권을 주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있고 기술을 갖춘 요리사가 솜씨를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려면 그가 자기 실력을 갈고닦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요리사에게 재량권을 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에 식당이 열 군데 있다면, 각 식당의 요리사에게 재량권을 주고 그들이 서로 자극을 받으며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같은 회사 내에서 경쟁을 붙이면 요리사들은 다른 식당의 데이터까지 모두 파악한 후에 경쟁하게 되므로 실력이 부쩍 늘 수밖에 없다.

면접의 다음 단계는 요리사뿐만 아니라 요리사의 부인까지 대동하고 긴자의 고급 초밥 전문점 같은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요리사에게 지금껏 일하며 품었던 불만과 그 해결책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은 이렇게 대답한다. “회사는 점점 요리사를 무시하기 시작합니다. 원가와 품질을 안정시키기 위해 센트럴 키친(중앙 집중식 조리 센터로, 원가를 낮추기 위해 식자재를 완전히 가공하거나 일부 가공한 상태로 각 체인점에 공급한다—옮긴이)을 만들어 효율화를 추진하지요. 경기가 좋았을 때는 그런 방식으로 회사와 요리사 모두가 이익을 얻었는지 몰라도, 불황인 지금은 원가를 낮추고 메뉴를 수정하느라 바쁩니다. 월급도 깎이고요…….”

외국의 고급 음식점에서 수련한 요리사든, 음식점에서 주방장급으로 일했던 요리사든 모두들 처음에는 다른 얘기만 늘어놓다가 끝에 가서는 결국 이런 불만을 토로하고 만다. 요리사가 토로하는 이런 불만의 핵심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에 반영되었다. 요컨대 요리사가 불만을 해소하고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이다. 요즘의 요식업계는 일류 음식점에서 일하는 요리사도 자신의 장래에 위기감을 느낀다고 한다. 오레노 이탈리안, 오레노 프렌치에 일류 요리사가 속속 모여든 이유도 그들이 일했던 일류 음식점보다 객단가 3,000엔짜리 서서 먹는 음식점 오레노 이탈리안, 오레노 프렌치에서의 미래가 훨씬 밝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코 아전인수 격의 해석이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요리사로부터 불만을 들어왔던 터라 객관적으로 판단해도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우리 회사 상무인 야스다는 요리사를 면접할 때마다 다음과 같은 말로 우리 회사를 어필한다.

“요리사로서 오레노 이탈리안, 오레노 프렌치에서 일하는 것은 최고의 기회를 잡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요리사가 매우 열심히 일하고 분발해서 독립하려 해도 위험부담이 큽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위험부담을 짊어질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사카모토 사장님은 젊은 사람들에게 밝은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 항상 노력하시지요. 회사가 잘되면 이익을 분배할 수 있도록 주식을 나눠주고 상장할 계획도 있습니다. 주식을 갖는다는 것은 식당의 하루 매출이 아닌 10년 후, 20년 후의 수익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위험부담을 짊어질 필요 없이 평생 벌어야 할 돈을 한 번에 거머쥘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레노 이탈리안과 오레노 프렌치에서는 지금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불황에 이런 기회는 또 없습니다. 일류 요리사로서 지금 우리 회사에 입사하지 않는다면 너무나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겁니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About 북앳북스

북앳북스

시대와 문화의 트랜드를 한 걸음 앞서 읽고,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현대인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문화가 담긴 고품격의 양서를 만들어내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