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율 88%로도 적자를 보지 않는 레스토랑을 꿈꾸다.

l9788983925923Editor’s Note : 저자 사카모토 다카시는 1991년 ‘북오프 코퍼레이션 주식회사’를 설립, 일본 전역에 1000개의 서점을 운영했다. 서적 유통업계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그는 이후 2009년 벨류 크레에이트 주식회사를 통해 요식사업에 뛰어들었다. 고급 요리를 레스토랑의 절반가격으로 제공하는 콘셉트로 도쿄 신바시에 오픈한 ‘오레노 이탈리안’ 레스토랑. 얼마 안 있어 손님이 구름 떼처럼 몰리기 시작했다. 그가 원가율 60%이상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 <오레노 식당>(북앳북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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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시작할 때 내가 마음속으로 늘 되새기는 단어는 경쟁 우위다. 경쟁 우위란 다른 사업장과의 차별화 요인으로서, 진입 장벽을 높게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선술집과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결합한 형태를 새로운 업태로 정했을 때, 야스다(공동창업자, 전 금융권 종사)가 “자, 잠깐 계산해봅시다” 하며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단가가 얼마고 손님이 얼마나 찾아오고 경비가 얼마라면, 얼마까지 원가를 올려도 괜찮은지를 알아보는 단순한 계산이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매우 놀라웠다. 고객의 테이블 회전수가 늘어나면 원가율 60퍼센트로도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관건은 회전수다.

| 회전 수는 큰 차별화 요인이다.

야스다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뉴욕에서 일할 때 ‘수치로 뒷받침되는 근거가 중요하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다. 제가 번뜩이는 발상을 내세우며 ‘아마도 이럴 거야’ ‘저럴 거야’ 하고 말했더니 주변에서는 정말 그러냐고 의심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정확한 숫자로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남을 설득하려면 번뜩이는 발상뿐만 아니라 그 발상을 뒷받침할 확실한 수치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통용돼온 상식과, 확실히 숫자가 뒷받침된 아이디어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제 경험으로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의 계산 결과, ‘서서 먹는 음식점’이라는 업태에서는 원가율을 높이고 질 좋은 음식을 내놓아서 이익률을 낮춰도, 회전수만 늘리면 충분히 가게를 꾸려나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다음 <표>는 2012년 7월 도쿄 시부야의 에비스에 ‘오레노 프렌치 에비스’를 오픈하면서 시뮬레이션한 수치다. 테이블 회전수가 늘어나면 식자재를 구입하는 데 돈을 많이 써도 경영 상태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레노_원가율표

이 표에서 88퍼센트라는 수치는 매우 중요하다. 즉, 테이블 회전수가 4회면 식자재 원가율을 88퍼센트로 유지해도 수지가 맞는다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인상적인 사실이다. 원가가 90퍼센트 가까이 되어도 적자를 보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회전수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1회밖에 회전하지 않으면 원가율 0퍼센트로도 적자를 보게 된다. 다시 말해 경영상 원가율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그보다는 회전수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생각해보면 단순한 이야기다. 가게 임차료를 예로 들어보자. 가게 임차료 비율이 15퍼센트면 일반적인 수준이다. 그런데 그랑 메종(미슐랭 3스타급의 최고급 프랑스 음식점)에서는 4인석에 세 사람이 앉을 수도 있으므로 회전수가 0.75회밖에 안 된다.
하지만 4.5회 회전한다면 손님 수는 여섯 배로 늘어난다. 그러면 매출도 여섯 배로 늘어나서 임차료 비율이 2.5퍼센트까지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매출 대비 임차료 비율이 15퍼센트이므로, 실제 매출이 발생한 후 임차료 비율이 2.5퍼센트가 되었다면 평균 12.5퍼센트의 임차료를 절약하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식자재에 더 많은 비용을 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랑 메종의 식자재 원가율은 보통 18퍼센트라고 한다. 요리사의 솜씨가 좋은 만큼 원가율이 낮다. 그러나 인테리어가 아름다운 만큼 인테리어 비용이 더 들 것이다. 그랑 메종의 식자재 원가율이 18퍼센트이고, 오레노 이탈리안과 오레노 프렌치의 식자재 원가율이 90퍼센트라고 한다면 오레노의 음식 가격은 그랑 메종의 5분의 1 수준이 된다. 그랑 메종의 요리 한 접시가 3,000엔이라면 오레노 이탈리안의 요리 가격은 그 5분의 1인 600엔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보다 더 낮게 가격을 580엔으로 매겼다고 해보자. 그러면 고객들은 3,000엔의 음식을 500엔대에 사 먹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까지 가격이 낮으면 손님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오레노 이탈리안에는 580엔짜리 메뉴가 많다. 금액 끝자리에 8이나 9가 붙으면 값이 싸게 느껴지고, 3이나 4가 붙으면 비싸게 느껴진다. 요즘에는 웬만한 식사 한 끼가 500엔을 훌쩍 넘기는 시대이다 보니, 손님은 10~20엔의 차이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과장을 조금 보탠다면, 상품의 가격 구성을 보면 그 회사의 정신과 숙명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매긴 가격대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곧 기업 전략이다.
함께 업태 개발을 모색하던 모리노(공동 창업자, 요리사)는 요리사로서 요식업계 상식을 그대로 따르던 사람이다. 모리노는 업계 상식을 뒤집는 야스다의 시뮬레이션을 보고 “정말 원가율을 높여서 오픈할 생각이에요?”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원가율을 높이고도 기존의 레스토랑처럼 테이블마다 손님을 한 번만 받는다면 당연히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리라. 시뮬레이션에서는 ‘회전수가 1회일 경우 187만 엔을 손해 본다’라고 나타났으므로 걱정되는 것은 당연했다.

나는 과감하게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러쿵저러쿵 얘기만 하지 말고 일단 해봅시다!”두려움을 떨쳐내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새로운 업태는 영원히 추진되지 못할 것이다. 빚 덩어리를 끌어안고 시작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게 조금이나마 정신적 여유를 가져다주어, 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기업이 의사 결정을 하는 데는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자금이 빠듯하다면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기에 급급할 뿐, 그 이상을 시도하기는 어렵다. ‘온리 원’ ‘넘버원’만 살아남는 냉혹한 세상에서 기존의 방식만 모방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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