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가 특이한 유니폼을 입어야 했던 이유

하얀색 조리복과 모자는 요리사의 상징입니다. 머리 위로 불룩하게 솟아오른 모자, 체크무늬 바지, 양면으로 입을 수 있고 단추가 달린 재킷이 그것이죠.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주방에는 비슷한 형태의 조리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요리사 사이에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조리복에는 재밌는 역사적인 사실이 숨어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조리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몰랐던 요리사라면 신기하게 여길만합니다.

조리복은 대부분 필요 때문에 개발되었습니다. 재킷을 예로 들면, 양쪽 단추는 재킷에 묻은 얼룩을 반대편 단추를 잠금으로써 가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면이 두 겹으로 된 것도 화상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죠. 매듭진 버튼도 생긴 이유가 있습니다. 자주 빨고, 냄비나 팬같이 무거운 장비들에 걸려도 잘 붙어있으니까요. 총주방장 같은 경우에 까만색 바지를 입기도 하지만, 그 밑의 요리사들은 보통 얼룩지고 뭐가 묻더라도 잘 티가 안 나는 검은색과 흰색의 체크무늬가 들어간 ‘하운드 투스 무늬’(격자무늬)의 바지를 입습니다. 요즘은 네커치프(목에 두르는 수건)를 유니폼의 미적인 요소 때문에 하고 있지만, 원래는 목 주변에 흐르는 땀을 흡수하도록 두르는 것이었습니다.

토크Torque blanche라고도 불리는 전통적인 모자는 세프 유니폼에서 가장 눈에 띄고 독특한 부분이죠. 또 가장 말이 많은 부분이기도 하고요. 16세기의 요리사들은 다 해진 모자를 썼다고 전해집니다. 그 당시에는 장인들이 (요리사를 포함한) 종교적인 문제 때문에 감옥에 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처형당하기까지도 했지요. 종교적 박해를 피하기 위해, 몇몇 요리사들은 교회로 피난해 사제로 속여 은신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들은 한 가지만 빼고 사제들과 똑같은 옷차림을 했는데, 요리사들의 옷은 회색이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사제들의 옷은 검은색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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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eksitarif.com

1800년대 중반 마리 앙투안 카렘Marie-Antoine Careme이 조리복을 새로 디자인하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는 흰색의 유니폼이 주방이 깨끗하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더 적합하고 생각했습니다. 양면 단추도 그와 그의 직원들이 입으면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모자 또한 말단 요리사부터 총주방장까지 직급을 나타내기 위해서 높이가 다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경력이 있는 요리사들은 높은 모자를 썼지만, 어린 요리사들은 야구모자에 가까운 낮은 모자를 사용했습니다. 카렘은 무려 45층에 달하는 모자를 썼던 것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모자에 있는 주름도 지금은 하나의 특징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요리사가 달걀 요리 방법에 따라 주름의 수가 정해졌습니다. 일종의 요리사 실력의 척도를 나타낸 셈입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셰프는 왜 그 멍청한 모자를 쓰는 것일까?>

에스코피에Escoffier 또한 조리복의 청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겼고, 곧 프로정신과 연결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직원들은 일하는 동안 항상 깔끔한 조리복을 입어야 했습니다. 일하지 않을 때는 코트와 넥타이를 해야 했죠. 지금의 요리사들은 그 역사가 4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조리복을 입고 있는 것입니다. 1950년대부터는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는 종이로 된 모자가 쓰이고 있지만요.

조리복의 역사가 오래되기는 했어도, 착용에는 어떤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학교나 소속 레스토랑을 자수로 새겨넣기도 하며, 강렬한 색의 바지를 입기도 하지요. 몇몇 요리사들은 이런 새로운 조리복이 프로정신에 어긋난다고 거부하지만, 일부는 또 이런 조리복이 편하기도 하고 요리사들에게 각자의 개성을 음식뿐 아니라 옷을 통해서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요리사인 저도 전통적인 유니폼을 선호하고 그에 담긴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요리사의 마음도 이해합니다. 21세기에 맞는 현대적인 모자는 최신 레스토랑에서 더 눈에 띄는 게 사실입니다. 아마도 조리복은 계속해서 진화를 거듭할 것이고, 미래에는 또 어떻게 바뀔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요리사의 이미지죠, 깨끗한 흰색 조리복과 모자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요리사에 대한 신뢰도를 생각해 조리복을 디자인한 과거의 요리사들에게 감사해야 하겠죠.

Editor’s Note : 본 콘텐츠는 Chef Talk의 <Jackets And Toques The History Of The Chef Uniform>를 번역,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About 변 창일

변 창일

현재 시드니 윌리엄블루에서 요리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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