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이겨야 식당이 살아남는다.

나는 손님을 이기고 싶었다. 당당하게 좋은 재료와 최선의 서비스로 손님의 기를 죽이고 손님 위에 우뚝 서야 당당한 사장이 될 것 같았다.

이른 새벽부터 수산 시장에 나가 오늘 쓸 식재료를 구입했다. 피곤하고 힘든 일이다. 자존심이 강한(?) 나로서는 손님에게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잘난척하는 손님들의 입을 콱 틀어막고 싶었다. 어느 점심시간 영업 때였다. 초밥을 주문해서 한 점 먹고 난 어떤 남자 손님이 이렇게 말을 했다.

“이거 오늘 들여온 재료 맞아?”
“네, 맞습니다. 손님. 오늘 새벽시장에서 제가 직접 구입한 재료입니다.”

나는 다소 당황한 듯 대답했다.

“근데 맛이 왜 이래?”
“무슨 문제가 있나요?”
“안 싱싱해”

9평 남짓한 매장에는 손님과 알바로 북새통이었고 시끌벅적 했지만 그 손님의 한마디는 메아리처럼 크게 울렸다.

“아닙니다. 손님 새벽에 들어온 거 맞습니다. 저희는 나쁜 재료 쓰지 않습니다.”
“사장! 내가 초밥을 한 두 번 먹어본 줄 알아?”

여자 한 분이 일행이었는데 여자 손님은 그만 하라는 식으로 자꾸 남자 손님을 끌어 당겼다.

“이 사람이 나를 뭐로 보고 이런 거 주면서 돈 받으려고 해!”
“네. 손님 돈 안 받을테니 그냥 가십시오!”

결백하다는 듯이 나는 다소 격앙된 소리로 이야기 했다.

“뭐? 그냥 가라고? 이런 재료 팔면서 그냥 가라고? XX 말이면 다인 줄 아나!!”
“뭐? XX? 너 이 XXX 이리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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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다른 손님도 식사 도중 모두 나갔다. 경찰을 불렀지만 그 자리에서도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그 사람이 자리를 뜨며 상황이 정리됐다. 기분이 상할대로 상한 나는 그날 저녁 장사도 일찍 접었다.

한참 혈기 왕성한 나로서는 그런 상황을 참아 넘기지 못했다. 그 손님의 행동은 나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일이었고, 손님을 밟고 일어서서 당당하게 서겠다는 나의 계획에 반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해야 손님을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님을 이겨야 우리 식당이 진정한 맛집으로 설 수 있다는 이상한 괴론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그 진상의 악성 댓글로 한동안 힘들었고. 나에게는 반성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바로 ‘손님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똑같은 상황이 다시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 정중히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면서 상황을 조용히 처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결국 손님을 이기는 방법은 대화를 통해 필요를 해결해주는 것이다. 그래야 식당도 살아남을 수 있다. 진정으로 손님을 이기기 위해서는 손님이 먼저 이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렇다면 손님이 이긴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간단히 말해 손님이 우리 식당에 방문했을 때 그 식당에서 손님이 지불한 것보다 무엇이든 더 가져갔다는 느낌을 받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손님이 이겼다고 느낄까?

첫째, 지불한 금액보다 훨씬 좋은 상품력을 갖춘다.

상품력은 모든 마케팅의 근간이다. 그것이 없다면 어떤 마케팅도 통하지 않는다.

둘째, 내가 만족하는 것이 아닌 손님이 만족할 방법을 찾는다.

장사 안 되는 식당을 가보면 주인이 하고 싶은 것 투성이다. 손님이 먹고 싶은 것과 보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셋째, 절대 남들과 똑같이 이익을 남긴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라.

남기는 것은 손님이 줄을 설 때 생각해라. 그때 생각해도 늦지 않다.

그것이 맛이 되었든, 그 음식의 양이 되었든,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들어 음식값이 아깝지 않았든. 손님이 지불한 것보다 뭔가를 더 얻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한 손님은 또 다시 주인 몰래(?) 금액 이외의 뭔가를 갖고 싶어 다시 그 식당을 방문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식당은 자신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손님들로 꽉 찰 것이다. 그 식당은 손님이 이긴 것 같지만 결국 손님을 이긴 식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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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민쿡

민쿡

고양시 최초의 초밥집 다시마, 민쿡의 화덕쭈꾸미를 운영 중입니다.
식당 창업으로 힘들어하는 모든 식당 사장님들에게 식당 살리는법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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