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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요리의 합리적인 선택”-크레아(Cre’A)의 양지훈 셰프를 만나다.

최근 셰프테이너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셰프테이너의 원조 격으로 이미 국민적인 주목을 받았던 셰프가 있다. 지난 2009년 MBC ‘무한도전’ 뉴욕 특집에서 큰 키와 뽀얗고 자그마한 얼굴과는 달리 경상도 사투리에 자상한 코칭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양지훈 셰프다. 지난해 9월 양지훈 셰프가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근처에 프렌치 요리의 대중화를 기치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크레아Cre’A를 선보였다. 지난 연말에는 셰프로서 자기 일과 삶, 그리고 레시피를 담은 에세피북(에세이와 레시피 합성어) <밥 무러 온나>를 출간했다. 현장에서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는 양지훈 셰프를 만나봤다.

|무한도전의 스타셰프로 기억되는 사람, 양지훈

양지훈 셰프는 ‘무한도전’의 셰프로도 통한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당시, 뉴욕 특집에서 팀 배틀 형식으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노홍철, 정형돈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한식 세계화 이슈와 함께 뉴요커들을 대상으로 선보일 한 식 메뉴를 팀원들과 짜고, 요리 코칭을 통해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었던 기억이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양지훈 셰프가 두바이 피에르 가니에르 등 해외의 유수 레스토랑에서 일하다가 2009년도 말에 한국으로 돌아와 무한도전에 출연한 지도 6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자상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그를 사람들은 여전히 무한도전의 스타셰프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방송에서 그의 매력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양쉐프15 copy

사실 방송 출연 후 여기저기서 광고 모델 등 다양한 제안이 있었지만, 당시 그는 세상 물정 전혀 모르는 숙맥이었다. “한꺼번에 터지는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럽기도 했고, 요리사는 요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 요리사로서, 생활인으로서 삶의 우여곡절을 넘어본 지금 생각해보니 속된 말로 광고모델 등으로 한밑천 챙겨서 좋아하는 요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비자금 정도는 마련해 둘 걸 하는 생각도 든다.” 농 삼아 말하지만, 그는 결국 방송 셰프보다 요리사의 길을 선택했다.

국내 프렌치 레스토랑업계 화려한 데뷔 후 파란만장 최근 양 셰프는 먼 길을 돌아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크레아Cre’A를 선보였다. 불어로 창조한다는 의미의 크레아는 최근 방송가 스타들의 인기 레스토랑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먼저 옅은 화이트를 주조로 로렉스 시계의 상징 컬러인 그린과 골드가 포인트 색상으로 들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양 셰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을 보면 대부분 로렉스 시계를 차고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나도 성공하면 꼭 로렉스 시계를 차야지 생각했는데, 꼭 성공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이런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으로 로렉스의 상징 컬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매장 입구 맞은편 창 넘어 보이는 도산공원의 풍경은 사계절, 매일매일 바뀌는 그림 액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크레아를 오픈하기까지 지난 6년 동 안 셰프로서의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루카511’의 수석셰프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오너셰프로 루카511을 운영하기도 했다. 또 ‘남베 101’ 총괄 셰프에 이어 부산 해운대에서 ‘레스토랑 G’ 오너셰프와 광화문에서 ‘비스트로 G’ 오너셰프로 매장을 운영했다.

그간의 사정을 잘 모르는 세인들 가운데 일부는 양 셰프를 레스토랑 오픈만 해놓고 소위 ‘치고 빠지기 선수’로 오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부분이다. 루카511의 투자자가 자리를 옮겨 오픈하면서 그에게 대표자 등록을 원했고, 폐업하면서 대표자인 그가 모든 부채와 채무를 떠안게 되었다. 남베 101은 투자자에게 문제가 생겨 업소를 닫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상처받은 후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가 자신의 힘으로 오픈한 레스토랑 G는 매우 반응이 좋아 짧은 기간에 자리를 잡았다. 그때 또 다른 지인이 서울 광화문에서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데 함께 하자며 달콤한 제안으로 유혹을 해왔다. 덥석 합류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규모의 빚을 떠안게 되었다.
“레스토랑에 필요한 집기, 주방 기물, 식재료 등 모두 내가 알고 있는 거래처에서 물건을 넣었다. 그런데 투자자가 갑자기 사라졌다. 알고 보니 임대 보증금조차 투자자의 자본이 아니었다. 나를 믿고 물건을 주었는데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한국에서는 영원히 셰프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부산에서 운영하고 있던 2개의 레스토랑과 아파트 등을 모두 처분해 부채를 갚고 레스토랑을 떠안게 됐지만 결국 문을 닫았다”며 아팠던 과거 속내를 밝혔다. TWG는 처음부터 1년간 오픈 컨설팅 계약으로 진행했지만 이런 저간의 사정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그저 묵묵히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담담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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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파인다이닝 시장은 겉으로는 멋있어 보이지만 사업성이 매우 약해 철학이 없으면 롱런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한 번 해볼까 하고 덤볐다가 비용부담을 못 이겨 중도에 포기해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파인다이닝의 대중화 기치로 ‘크레아’ 선보여

양지훈 셰프의 주 종목은 프렌치 요리다. 크레아의 음식은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인터내셔널 컨템포러리 퀴진’이라고 할 수 있다. 제철 식재료를 가미해 프렌치 요리 기법을 기반으로 창작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모든 디쉬에 음식에 맞는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양지훈 셰프 음식의 특징이다. 채소는 한국인 식습관과 정서상 맞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맛과 식감이 다르므로 각 디쉬의 요리에 맞는 다양한 채소를 곁들이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크레아에서 사용하고 있는 채소는 대부분 ‘해오름’ 농장에서 직송해 사용하고 있다.

양지훈 셰프는 파인다이닝의 대중화를 위해 소위 힘 빼고, 거품 뺀 부담 없는 요리로 고객들의 문턱을 낮췄다. 이러한 가격 정책에 대해 양 셰프는 “국내 파인다이닝 시장은 겉으로는 멋있어 보이지만 사업성이 매우 약해 철학이 없으면 롱런하지 못한다”며 “대부분의 투자자가 한 번 해볼까 하고 덤볐다가 비용부담을 못 이겨 중도에 포기해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한다. 가격뿐만 아니라 파인다이닝은 형식이 부담스럽고 어렵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정통 프렌치 요리가 아닌 크리에이티브한 컨템포러리 퀴진을 선보이고, 가능하면 직접 음식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크레아는 모델 야노시호, 소녀시대 유리, 탤런트 유호정 등 유명 연예인들의 릴레이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기업의 회장을 비롯해 옛날 루카 때부터 그가 오픈하는 레스토랑마다 방문해주는 팬 고객들도 수두룩해 이제 오픈한 지 3개월 남짓한 크레아는 사람들의 온기로 따스한 느낌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양지훈 셰프는 “예전엔 오뜨 퀴진Haute Cuisine(프랑스의 고급 정찬 요리)을 추구한다며 에르메스 그릇에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후원해 준다고 하면 들떴던 것이 사실인데, 그동안 높은 가격대의 파인다이닝을 하면서 현실의 장벽에 많이 부딪히고 깎였다”며 “나만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갖고 대중들과 소통함으로써 파인 다이닝 시장의 판을 구축해보자는 생각으로 크레아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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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다이닝 저변 확대 위해 불합리한 가격 감수

크레아는 런치 3만8000원, 디너 8만8000원이라는 가격에 코스요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취향에 따라 메인 요리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은 크레아의 음식가격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 셰프는 “우리 음식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불합리하다”며 “보다 많은 대중에게 파인 다이닝을 알리기 위해 아주 조금의 이익만을 보고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고가의 파인 다이닝에 대해 거품이라는 둥 말들이 많지만, 가격이 비싼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 예를 들어 25만 원짜리 코스요리는 식재 료 원가만 1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플레이트, 커트러리, 리넨, 분위기, 서비스 등 모든 것을 그에 맞춰 최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그릇은 세척기를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씻고, 주방의 요리 섹션도 더욱 세분화해 인건비 또한 만만치 않다. 그 모든 비용이 요리 가격에 포함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갈비도 한우냐 수입고기냐에 따라 다르고, 스테이크라도 부위, 숙성, 조리 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처럼 최고의 식재료와 정성, 자부심이 포함된 가격이기 때문에 그 또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현재 크레아에서 낮은 가격에 음식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정성과 경륜, 기술로 커버하고 이윤을 포기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양지훈 셰프는 “한국의 미식 문화는 너무 맛에만 치중하고 식재료의 가치나 정성, 노력, 창의력에 대한 가치는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같다”며 “언젠가는 고객들의 수준도 프랑스나 일본처럼 높아질 것이고, 그때 최고의 식재료로 최고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요리를 최고의 가격에 선보이고 싶은 바람은 여전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

‘셰프테이너=레스토랑’ 인식될 수 있어 ‘양날의 검’ 양지훈 셰프는 최근 거세게 부는 쿡방과 셰프테이너의 열풍에서는 조금 비켜서 있다. 그는 자신을 주어진 대본대로 캐릭터를 만들어가며 이미지를 소비하는 예능보다는 ‘세계견문록’과 같은 다큐멘터리에 맞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는 아마도 어릴 적 그의 꿈과도 맞닿아 있음 직하다. 원래 영화 연출을 하고 싶어 삼수까지 했지만 결국 조리 과를 선택했고, 그게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셰프테이너에 대한 그의 생각도 앞으로는 방송하는 셰프와 레스토랑에서 요리하는 셰프로 분명하게 나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쿡방 열풍으로 인해 셰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쌓인 만큼 ‘셰프테이너의 이미지=레스토랑’으로 소비될 수 있으므로 자칫 양날의 검 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셰프테이너냐 셰프냐를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셰프 개개인의 몫이며, 자신은 그 가운데 레스토랑을 선택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양 셰프는 강의 요청조차 거절할 정도로 크레아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다행히 한 번 방문하면 돌아갈 때 다음 식사 예약을 하고 가는 고객이 많아 고무적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셰프 관련 프로그램은 향후 보다 세분화·전문화될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최근 종방한 ‘중화대반점’은 전문성과 재미를 동시에 살린 프로그램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소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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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레스토랑, 최고 대우와 근무조건 만들어 나갈 것

양지훈 셰프는 요즈음 자고 일어나면 빨리 매장에 나오고 싶은 마음이다. 셰프로서 스스로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니 힘들어도 힘들지 않게 느껴진단다. 하지만 직원들은 그와는 또 다르다. 양 셰프는 크레아를 통해 자신도, 직원들도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 일환으로 경영실적 공개 및 매월 목표달성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실시하고 있다. 새해부터는 주 5일 근무를 하기 위해 직원도 늘렸다. 물론 인건비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지치지 않고 오래, 함께 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투자라는 생각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방에서 자신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경상도 출신 남자들이 그렇듯 무뚝뚝한 데다 명령과 지시가 권위를 세운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직원들에게 목표를 갖게 만들고 내가 너를 인정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나이가 된 것이다. 주방의 규율은 수 셰프가 잡을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뒤로 한발 물러서니 오히려 주방도 잘 돌아간다고. 대신 일할 때와 매장 체크에서만큼은 여전히 철두철미하다. 테이블 면 크로스는 구김이 없도록 반듯이 다림질하고 와인 잔에 먼지는 없는지, 혹시 립스틱 자국이 남지는 않았는지, 음식 플레이팅은 제대로 됐는지 등 세심한 부분에 신경을 쓴다. 작지만 디테일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업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줘 크레아의 직원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올해 다이닝 업계의 이슈는 아무래도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다. 어떤 레스토랑은 이를 위해 매장 인테리어, 기물 등을 교체하는 등 나름 평가단 내사에 대응하는 곳도 있다는 소문이다. 양지훈 셰프 또한 미슐랭 가이드 등재가 욕심나기도 한다. 크레아는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미슐랭은 음식만 맛있다고 받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평가 기준이 있는데 그들의 평가 기준이 한국의 현실과 달라 뭐라고 자신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한다. 셰 프라면 누구나 별 세 개를 꿈꾸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매일 노력해나가는 그의 변신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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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발간 31주년을 맞은 월간식당은 한국 외식 시장의 전문매체로서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앞으로도 식품외식산업계의 전문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혁신과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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