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요리유학 떠난 3명이 보내온 현지 경험담

최근들어 요리사로 살기 위해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더 늘고 있다. 그 중의 많은 사람들이 영어권 생활과 높은 임금, 귀국 후에도 글로벌 트렌드를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호주로 떠난다. 이런 흐름은 비단 우리만의 사정이 아니다. 작년에만 약 64만 명의 전 세계 해외 유학생이 호주를 찾았다. 하지만, 늘어난 수요만큼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비자와 언어, 취업 등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진로를 포기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셰프크루는 한인 요리유학생이 겪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현지 사정에 맞는 가이드를 제공하는 한인요리사 단체다. 오늘은 셰프크루의 조언을 통해 호주에서 새로운 환경에도 잘 적응한 요리사들의 경험을 공유한다. 모든 후기는 셰프크루가 제공했음을 밝힌다.

07.최준현

| 최준현 (현재 Sake the rocks 근무 중)

호주에 온 지 7개월을 갓 넘긴 준Jun입니다. 지금은 르 꼬르동 블루 중급과정에 있으면서 Sake the rocks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학원을 3개월 다니다가 요리학교에 들어가서야 칼을 잡아 봤을 정도로 요리 문외한이었습니다. 하지만, 욕심은 많아서 요리사 경력을 빨리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정보를 모아, 호텔 키친핸드Kitchen hand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근데 일을 하면 할수록 제 생각과는 다른 날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던 Jay Lee셰프에게 SOS를 부탁했죠. 내 상황에 관해 설명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사랑을 담은 욕설과 조언이었습니다. 하하

“너는 지금 당장 오지잡. 텍스잡 꼬미Commis로 들어가야 한다.”

단순한 조언이었지만, 엄청 도움이 됐습니다. 현지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셰프님의 조언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희망 고문 당하면서 새벽까지 주방 잡무만 하고 있었을 거에요. 직장을 얻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이력서 작성법과 인터뷰 요청하는 요령 등도 먼저 알려주셨고, 좋은 일자리도 먼저 추천해주셨습니다. 제이 셰프 덕분에, 혼자 고생하면서 해야 했을 일을 생각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거죠.

제가 일하는 Sake라는 레스토랑은 Urban Purveyor Group이라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일식 레스토랑입니다. 이 그룹에 속해있는 레스토랑 체인이 10개 이상이고, 그룹의 재정상황도 꽤 튼튼한 편입니다. 음식도 비싼 가격대에 퀄리티 있는 것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제 능력에 비해 좋은 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실제로 일하는 거는 학교랑 정말 다르고 힘드네요.

 

17.박진봉

| 박진봉 (현재 Lodge 샐러드&디저트 파트 근무 중)

안녕하세요. 시드니 르 꼬르동 블루에서 요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박진봉입니다. 현재 중급Intermediate 과정에 있고 10월부터는 상급Superior과정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저는 늦은 나이에 요리를 시작했기 때문에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호주로 오기 한 달 전 한국의 유학박람회에서 Jay Lee 셰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관련 경력이 없었던 저는 현지에서 일을 통해 경력을 만들어 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제 예상보다 훨씬 더 힘들었습니다. 주방 보조Kitchen hand에서 조리 과정Cook position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다행히도 셰프크루의 도움으로 LODGE라는 카페 겸 레스토랑에서 샐러드&디저트 파트를 맡을 수 있었고, 주방 경력을 계속해서 쌓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유학 학교를 선택하실 때는 한국에서의 고정관념에 따라 무작정 인지도 높은 학교를 선택하기보다는 비자와 호주 외식산업을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선택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아마 자금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30.이상민

| 이상민 (현재 NSW Art Gallery근무 중)

저는 시드니 르 꼬르동 블루를 졸업하고 지금은 아리아 케이터링Aria Catering이라는 회사의 소속으로 NSW Art Gallery에서 일하고 있는 에이미Amy라고 합니다. 저는 지방 국립대에 진학해 4년간 장학금을 받았고 교직 이수도 했기 때문에 꽤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취업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이공계 전공이라 남학생보다 취업 문이 좁아 면접까지 가서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습니다. 또한 취업 후에도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 하는 날이 계속됐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했던 당시에 저를 위로했던 것은 친구들과 함께 맛집을 다니며 먹은 음식이었습니다. 그 때의 기억을 통해 요리사는 그저 배를 채워주는 존재가 아니라 삶에 즐거움과 위로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런 생각이 들자, 요리에 관심과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유학을 결정하고 나서, 부모님을 설득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했던 것도 아니라 모아둔 돈도 없었고, 시드니에서 일한다고 해도 학비와 살인적인 물가는 부모님의 지원 없이는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결국, 일 년간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해보고 유학을 가는 것으로 부모님과 합의했습니다. 아마도 제 자립심과 끈기를 확인하고, 사회가 어떤지도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유학 가는 시간이 늦춰져 조바심이 많이 나기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잘한 일 같습니다.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외국에서 혈혈단신으로 살아가기란 만만치가 않을 것이라는 것을 1년간 일하면서 조금이나마 안거죠.

아무튼, 제가 좋아서 결정한 유학이지만, 기본적인 준비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고생 꽤나 했습니다. 토익 공부만 했지, 회화 수업 한 번 들어본 적 없었기에 들리는 영어는 한정적이었습니다. 게다가 호주 문화나 생활 방식에 대한 정보도 없었습니다.

르 꼬르동 블루을 졸업했지만, 경력이 없었던 저는 유명 레스토랑에서 일하기에는 경쟁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한인 음식점에서 일하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시드니에는 제 학교 출신 요리사들이 넘쳐난답니다. 그래서인지 호주에서는 학교보다는 경력을 보고 사람을 뽑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한인 음식점에서 일할 때 457 비자(고용주 후원 비자)를 받았는데, 일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당시는 지금과 달리 요리사가 독립기술이민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호주 영주권을 따기 위해서는 후원 비자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졸업생 비자를 받고 영주권을 생각해 보다가 비자 비용이 엄청 오르고 난 뒤에야 후원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후원을 받고 일 년 후 믿었던 사장이 가게를 팔면서 생겼습니다. 457 비자 특성상 후원자가 바뀌면 비자가 취소될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전 사장은 A.B.N.Australian Business Number만 같으면 상관없다고 절 안심시키고 떠나고 새 사장은 가게 인수 2주 만에 전 사장이 계약 당시 한 말과 가게 사정이 다르다며 잠적했습니다. 졸지에 일자리도 잃고 비자도 위태해진거죠. 90일 안에 다른 후원자를 찾지 못하면 제 비자는 취소되고 다른 임시비자로 전환한다 해도 영주권에서는 멀어지니까요.

심적인 고생을 하던 무렵 다행히 한인 목사님을 통해 Jay Lee 셰프를 알게 됐습니다. 당시에 Jay 셰프님이 변호사도 소개해 주시고, 제 일자리도 알아봐 주시고 이모저모 신경을 많이 써 주셨죠. 직접적인 도움도 고마웠지만, 누군가 제 상황을 같이 걱정하고 격려해주는 게 힘이 났어요. 다행히도 전 90일 안에 457 후원을 해준다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어요. 시드니에서 요식업으로는 좀 큰 회사인 MorSul에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큰 가게에서 일하니 다양한 사람들과 일할 기회가 생겨서 좋았고,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About 셰프크루 (ChefCrew)

셰프크루 (ChefCrew)

일반 유학원이 하는 서류대행서비스와 비자관련 업무 뿐 아니라, 학교의 선정과 입학, 졸업 그리고 요리사 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정보 교환 및 상담을 총체적으로 도움드리고 있습니다.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요리사의 네트워킹 뿐만 아니라, 10년간 쌓아온 호주의 Hospitality Industry의 인맥을 이용해 각자에게 맞는 방향으로 컨설팅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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