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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에서 은퇴까지” – 셰프가 되는 일반적인 과정

예전엔 셰프가 되는 길이 다양하지 않았다. 요리학교에 들어간 후, 불어난 학자금대출 또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노예처럼 일하는 것이 전부였다. 운이 좋아 폐병이나 심장질환에 걸리지 않고 계속 진급하면 상위 2%의 성공한 셰프가 될 수 있었다. 유명한 식당에서 일하면 셰프가 되는 시점을 조금 앞당길 수 있다는 정도의 장점이 전부인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셰프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배경이 너무나 다양해졌다. 독학으로 성장한 헤스턴 블루멘털Heston Blumenthals, 출장 뷔페를 하다가 셰프가 된 비니 도톨로Vinny Dotolo와 존 슉Jon Shook을 예로 들 수 있겠다. 그 외에도 전혀 주방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음에도 TV쇼에 나와 “셰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사람들도 생겼다. 각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셰프가 되는 방법은 다양해졌고, 그만큼 유명 셰프를 대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다양해졌다.

아래의 내용은 최근의 요리사가 걷고 있는 일반적인 과정을 담고있다.

| 요리학교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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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셰프처럼 보이고 싶어서 늦은 밤에 음식 사진을 올리는 시기다. 진학 상담사들은 요리학교에 다니고 1년 안에 수셰프가 될 것이라고 설득한다. 그러나 곧 말이 많고 어딜 가든 어질러놓기 일쑤인 신입은 채용을 꺼린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칼은 무디고 도마는 더럽지만, 빨리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에 요리 방송프로그램에 지원만 2번했다.

| 첫 직장: 식자재 준비 P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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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주방에 들어오면 요리를 하거나 신메뉴를 짤 것이라는 환상 대신에 매일 한 상자씩 마늘만 까고 있다. 아무도 내 이름을 모르고 좋아해 주지도 않을뿐더러, 항상 꾸중만 듣는 일상이 반복된다. 혼나는 일이 많아지자 직장에서 잘리지는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다른 직원들과 어울리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일을 망쳐버리거나 불가피하게 일찍 퇴근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나를 좋아해 줄 사람은 더 줄어든다. 비정규직엔 먹을 음식도 따로 안 남겨준다. 그렇게 지내다 어느새 눈에 띌 좋은 기회가 나타나게 되면 그 이미지를 깨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저녁 근무자 중 한 명이 결근일 때 한번 도전해 볼 기회가 오게 될지도 모른다.

| 파트 요리사 Line 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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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감언이설에 혹해 요리학교에 진학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다르다. 요리 매거진을 읽고, 완벽한 요리를 위해 핀셋을 잡고 있으며, 수란 만들기를 연습하고 있다. 매일 한 시간씩 일찍 출근하고, 다음날 오픈 준비를 위해 퇴근을 늦추다 보니 일이 끝나는 순간 녹초가 되어있다. 아직 하루에 한가지 정도의 실수는 하는 시기다. 샐러드에 드레싱을 많이 얹는다든지, 가니쉬를 까먹는다든지, 바깥은 타고 속은 안 익힌다는 등. 당연히 주방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하며, 자신도 마음에 들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최소한 밥은 챙겨 먹을 수 있는 시기다. 보통 1년이 지나고,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질 즈음 셰프에게 다른 파트로 가고 싶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 견습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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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학교에 다니면서 스타지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 시기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제 현장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할 수 있는 시기다. 덴마크와 같이 완전한 타지에서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여기 주방에서는 전혀 없는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 제공해주는 기숙사에서 많은 사람과 먹고 자면서 일을 하러 간다. 겨우 30분 정도의 낮잠을 제외하고는 새벽 2시까지 일을 해야 한다. 아마 당신의 인생 전체에서 가장 피곤할 수 있는 억센 시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수 셰프에게서 다른 파트로 옮겨 일해볼 것을 권유받거나, 가니쉬 파트 또는 생선을 구울 수준까지 일을 맡을 수도 있는 시기다. 드디어 요리사라고 불릴 수 있을 시간이 온 것이다, 더 중요한 건 이 시기가 자신의 요리에 자신감이 붙을 때라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셰프가 다른 지역의 레스토랑 오픈 멤버로 추천할 수도 있다.

| 레스토랑 오픈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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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지 과정에서 얻은 엄청난 피로감과는 차원이 다른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는 시기다. 레스토랑 오픈은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 선반을 만들고 칠하고 건조기를 조립하는 것은 기본이고, 메뉴 선정과 어울리는 접시를 준비하는 등의 새로운 일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공식적으로 22일 일한 것으로 작성되었으나, 사실 한 달 내내 일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정도로 노력하고 애정을 가지게 되면, 저녁 요리의 메인파트를 맡기도 한다.

오픈할 땐 정말 정신없고 바쁘지만, 왠지 모르게 활기차다. 어린 요리사들이 자신을 우러러보면서 파트에 관해 질문할지도 모른다, 그럴 땐 이때까지 배워온 기술들을 하나하나 꺼내주면 된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르고, 수 셰프가 자리를 슬며시 넘겨주기도 한다.

| 수 셰프 Sous Ch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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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과도하게 힘들지 않으냐고, 또는 너무 지쳐 보인다고 걱정해주는 사람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시기다 “수셰프는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면서 기본적으로 내가 없이는 주방이 돌아가지 않는다, 나는 셰프의 오른팔이다”

물론 월급을 무시할 순 없는데, 파트 요리사였을 때가 오히려 더 많이 받았다는 것을 깨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셰프가 되는 순간부터는 건강보험과 함께 월급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전혀 적은 게 아닐 수도 있다.

가끔은 ‘이제 다 왔어!’라고 착각할지도 모르지만, 아직 셰프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혹시나 주말에 주문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는 날에는 어마어마한 호통을 들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전람회에 참가하거나 특별한 실적을 올리는 등 직원들의 선망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주방을 완전히 책임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평균 16시간씩 일을 하면서 클립보드를 손에서 놓는 일이 없다. 수셰프가 된다는 것은 멋지지만 불공평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셰프 Chef de Cuis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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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주방을 관리하고, 메뉴를 짜고, 직원들 교육과 맛보는 것까지 망라해서 관리한다. 지금쯤이면 요리를 하면서 심신의 안정을 얻는 경지에도 도달한다. 특기도 요리, 취미도 요리인 시기다. 음식에 창의력을 입히기보단 손님에게 더 맛있는 요리를 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가끔은 후배 요리사들을 쉬는 날에 데려와 고기 해체, 손질 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셰프가 되는 순간부터 공급업자나 농부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 왜냐하면, 납품업자들이 있기에 셰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슬슬 운동을 시작하기 시작하는데 일을 하면서 봐온 많은 셰프들이 건강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이다. 학자금대출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고, 원하는 일을 마음껏 못하고 있지만, 점점 인생에서 균형을 잡아가고 모든 것들이 만족스러울 때다.

| 유명 셰프 Celebrity Ch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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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홍보, TV 방송과 만족스러울 만큼 가득 채워진 이력서 등 왠지 모르게 유명한 셰프가 되어있다. 요리 그 자체는 더 하지 않고 항상 여러 행사하러 다니기 바쁘다. 식당은 셰프가 없이도 몇 달간 잘 돌아가고 있다. 셰프의 스케줄 전문 팀은 낮이고 밤이고 상관없이 전화에 문자에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하나하나 스케줄과 함께 부담감도 덤으로 얹어준다. 가금은 아무도 몰라주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조차 든다.

| 지친 셰프 Burn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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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여행, 회의, 아이디어 구상, 낡고 해진 조리복에 10년간 변동이 없는 메뉴. 사실 ‘2006년 최고의 레스토랑’이라는 호칭에 별 3개를 달기 전과 다른 건 크게 없다. 때때로 자잘한 것에도 칭찬을 받던 예전 풋내기 때를 회상하기도 한다. 어리고 능력 좋은 요리사들은 밑에서부터 내가 밟아온 코스를 밟으며 치고 올라오고 있으며, 또 단골손님들이 많다 보니 메뉴를 섣불리 바꿨다간 직접 자기 무덤을 판 꼴이 되기에 십상이다. 대부분 저녁엔 스케줄을 짜기 위해 줄담배를 피우며 한 손엔 휴대전화에 올라오는 SNS를 보며 프론트로 나간다.

| 돌아온 셰프 Come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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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은 또래 요리사에게는 영향력 있고 재능 있다고 인정을 받지만,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더는 회자하지 않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대부분의 나날을 조용히 바닷가에서 요리를 하며 보내기도 한다. 가끔 대형 기업의 CEO들이 거금을 제안하며 큰 일자리를 제안하기도 한다. 은으로 장식되어있고 크리스털 샹들리에에 턱시도로 잘 차려입은 웨이터들까지. 예전처럼 높은 위치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어느 날 밤 음식 평론가들이 왔다 가면서 비난하는 글을 남기게 되면 다시 회의감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외에도 요리사로서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다. 푸드트럭으로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팔 수도 있고, 부유한 가정의 개인 요리사로 활동할 수도 있으며, 호텔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모든 요리사들이 셰프를 목표로 달릴지 몰라도, 이루는 방법은 각자 다르다. 위의 내용대로 셰프의 길을 걷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름의 방법대로 셰프의 자리에 오르는 사람도 분명 존재했으니.

Editor’s Note : 본 콘텐츠는 firstwefeast의 <THE LIFE CYCLE OF A MODERN-DAY CHEF>콘텐츠를 번역,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About 김 승훈

김 승훈
현재 한국관광대학 호텔조리과 학생이며, 미국문화를 좋아해 영어도 좋아하게 되었고 또한 양식을 좋아하여 점점 큰 세계로 나갈 도움닫기 중인 준비된 요리사이다. 요리심리치료나 푸드스타일리스트 계열의 일을 목표로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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