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광적인 푸디즘의 시대를 살고 있다” – 유행을 집은 포크

x9788998439217Editor’s Note: 저자 스티브 풀Steven Poole 음식에 지나칠 정도로 몰두한 지금과 같은 상황을 상당히 날카롭고 풍자적인 언어로 거침없이 비판한다. 제3세계 농민들의 생존이나 연대에는 관심도 두지 않고, 그저 자신의 건강에만 신경 쓰거나 혹은 정치적 올바름을 드러내는 간편한 기표가 된 로컬푸드와 유기농을 비판하는 데에도 거침이 없다. < 미식 쇼쇼쇼 – 가식의 식탁에서 허영을 먹는 음식문화 파헤치기>는 우리 시대의 광적인 푸디즘을 지혜롭게 바로잡아야 함을 피력한다.

음식은 유행과 사람들의 일시적인 열광에서 완전히 단절된 적이 없다. 학계에서 말하는 소위 ‘식생활 방식food-ways’은 수세기 동안 극적인 변화를 거쳤다. 이를테면, 영국인은 늘 구운 베이컨을 즐겨 먹었던 반면, 500년 전에는 굴에 설탕을 뿌려 먹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레스토랑’이라는 말은 1765년이 되어서야 그 역사가 시작되었는데, 파리의 불랑제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판매하던 원기를 회복시키는restorative 수프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또한, 모든 음식을 한 번에 테이블에 차려 놓는 ‘프랑스 방식’에서 ‘러시아 방식’(음식을 별도의 접시에 따로따로 내어 오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668년 피프스(유명 일기 작가)는 “한 번에 하나씩 작은 접시가 놓인” 테이블에서 식사한 사실에 놀라워하며 서술하였는데, 1862년까지도 한 번에 모든 음식을 차려 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최첨단이라고 여겨지는 재료와 요리 혹은 국민 요리에서 오늘날 나타나는 변화의 속도는 신경질적으로 빨라진 듯하다. 1907년, 유행을 좇는 손님들이 쳐다보지도 않아서 신선한 대구나 농어로 요리할 수 없다는 에스코피에의 한탄과 비교해 보더라도 그렇다. 그는 “이러한 생선의 미식적 가치는 레스토랑 손님들이 즐기는 유행보다는, 툭하면 돌변하는 대중의 별난 변덕과 더 관련 있다.”라며 유감스러워했다.

오늘날 최첨단 푸디스트들은 패션과의 비교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1984년, 《공식 푸디 안내서》에서는 “유명 디자이너의 쿠튀르가 그 위상을 음식에 내 주었다.”라고 이미 호언했고, 헤스턴 블루먼솔은 그의 요리를 길거리 모조품이 아니라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고급 의상)에 비교하며 평범한 요리사를 위해 그의 ‘팻덕’요리법의 강도를 조절하지 않겠다고 한다.

“더 훌륭한 푸디는, 훌륭한 푸디의 유효기간이 지나 버린 옛 미식가의 필수 음식을 사거나 요리하거나 주문하지 않는 데 조용히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 푸디스트 트렌드는 한때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을 파악하려고 언어적인 역성법을 필요로 한다. 2011년 여름, 런던 북부의 가스트로펍의 메뉴에는 ‘암탉의 달걀’이란 요리가 있었다. 나는 그 말이 뜻하는 게 그냥 일반 ‘달걀’임을 알게 될 때까지 혼란스러웠다. 사람들이 타조나 공룡 알이 나온다 해도 심드렁한 나머지 요즈음엔 그냥 ‘달걀’이라고만 하면 모험적인 푸디스트에게는 오히려 모호하게 들리는 걸까? 그래서 암탉이라고 꼭 집어 말해 줘야 하나보다.

2Molecular-Gastronomy-Restaurants-and-Molecular-Mixology-Bars-mydesignweek1
source : mydesignweek.eu

당연히 재료뿐만 아니라 요리 스타일에도 유행이 있다. 이른바 분자 요리는 에르베 디스와 영국의 물리학자 니콜라스 쿠르티가 1988년 처음 명명하고15 이어 헤스턴 블루먼솔, 페란 아드리아, 누누 멘데스 같은 요리사에 의해 실행에 옮겨졌으나, 2009년 디스에 의해 죽음이 선고되었다. “유행을 탔다”는 게 그 이유였다.

또한, 서빙 스타일에도 트렌드가 있다. 자부심 강한 돼지갈비 살이라면 적어도 슬레이트가 아닌 다른 곳에 놓이기를 원치 않을 테다. ‘비아잔테’의 여러 요리는 따뜻하거나 차가운 도석陶石 위에 나왔다. 요즘 감자튀김은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작은 체인 식당에서나 좀 황당하게도 ‘비커’에 담겨 나온다. 또한, 아마추어 푸디스트가 사용하는 요리 도구에마저 유행이 난무한다. 일본의 글로벌 나이프는 앤서니 보댕이 추천한 이후로 판매가 치솟았고, 현재는 뭘 골라야 할지 당황스러울 정도로 많은 종류, 가령 절구·공이 세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대형 백화점에서 고를 수 있다. (나는 런던의 존 루이스 백화점에서 독신자 시대의 가슴 아픈 상징적 제품인, 딱 한 개의 달걀만 부치도록 디자인된 최소형 프라이팬, 스테이크 조각 하나를 굽는 작은 번철 팬을 보았다.)

이 정도면 과시적 소비 아니겠는가. 모든 종류의 풍미와 관련해 오늘날 푸디즘에 나타나는 유행 가능성은 그 자체로 유행이 돌고 돈다는 걸 보여 준다.

현대 푸디스트들은 심지어 자기 가정의 천진하고 무방비 상태인 구성원에게마저 똑같은 열정을 강요하는 듯하다. 호세 존스턴과 샤이언 바우만은 현대 푸디즘과 관련해 사회학적으로 흥미롭게 분석한 《푸디들: 민주주의와 미식가 푸드 스케이프 내 차별》에서 이렇게 전한다.

한 음식 담당 기자에 의하면, 최근 우리 주변에서 ‘푸디 아이들’은 새롭게 떠오른 액세서리다. 어떤 부모가 “자기 애들이 동네 한국 음식점에서 돼지 곱창을 먹었다”고 자랑스레 떠벌리는 걸 엿들었다. 아이들에게 종교를 주입하는 것도 일종의 아동 학대라고 본 도킨스 파의 견해에 따르면, 이 또한 학대가 아닌지 의문이 든다.

물론, 전반적으로 유행을 따르는 것이 언제 어디서나 선택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에서 벗어나려는 방어 기제가 아니겠느냐며 푸디스트 유행을 진지하게 옹호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특정 시기에 푸디스트 유행을 타는 것은, 그들이 인정하는 재료의 범위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편이 아닌데도, 하나하나 살펴보면 여전히 머리가 멍해질 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따라서 현대의 슈퍼마켓에서는 올리브유를 살 때도 스무 가지나 되는 오일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

About NewsCurator

NewsCurator
NewsCurator는 요리사들의 필요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계정입니다. 요리사, 셰프와 관련이 있거나 이 직업군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는 수많은 매체에서 다뤄지고 있으나 모두 산재되어 있어 효율적으로 소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리사를 주 독자층으로 보유하고 있는 셰프뉴스라는 플랫폼 위에서 NewsCurator는 그 소식을 모으고 큐레이션해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