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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맛, 발효와 부패의 경계”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맛의 발견

LEiditor’s Note : 사람들은 보통 맛은 인문학이나 감성의 영역이지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맛을 과학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제대로 된 맛의 이론도 없다. 식품 과학과 요리의 과학을 말하지만 그것은 성분이나 가공법에 대한 내용이지 왜 그렇게 해야 맛이 있는지, 그것을 왜 맛있다고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맛에 대한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맛의 즐거움(Food pleasure)’을 식품학, 생리학, 뇌 과학, 음식의 역사,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맛을 아는 것은 단순히 즐거움의 수단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다.

신맛 자체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상한 음식의 징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맛(주로 단맛)과 어울리면 맛과 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것이 과일이다. 과일의 맛은 단맛과 신맛이 기본이다. 단맛이 약해지면 향이 약해지는데 신맛 또한 그렇게 작용한다. 산을 첨가하면 신맛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향과 감미마저 증가한다. 경우에 따라 구연산 같은 산미료가 감칠맛도 높여주는 효과를 보인다. 심지어 호박산은 산미료보다 감칠맛 원료로 구분되기도 한다.

산미료는 상큼한 맛 성분일 뿐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보존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보존료를 무조건 나쁘게 생각하지만 우리 뱃속에는 이미 100조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중에는 유해균보다 유익한 균이 많다. 특히 젖산과 같이 보존료 기능을 하는 산미물질의 역할이 크다. 장류, 김치 등의 발효제품을 장기간 저장 가능하게 해주는 것도 발효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산미 물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품에 보존료로 허용된 소르빈산, 안식향산 같은 물질도 크게 보면 산미료이다. 산미 부여보다는 보존성에 효과가 좋기 때문에 보존료라는 별칭이 추가된 것뿐이다.

산미료 자체가 훌륭한 자극제이기도 하다. 소스나 드레싱에서 산은 없어서는 안 되는 자극 즉 맛 물질이다. 그렇다 보니 레몬의 경우 과일보다는 산미료라고도 부를 수 있다. 산미료는 싫어하는 정도가 아닌 범위에서 모든 맛을 올려주고 식품의 비효소적 갈변도 억제해준다. 산미뿐 아니라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고, 색을 유지하고, 향을 올려주니 다재다능한 첨가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새콤한 맛은 침을 고이게 하며, 침은 소화를 돕고 맛을 느끼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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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pequemonstruos.blogspot.com

산미물질은 생명의 기원과 관련된 물질이다. 원시 대기 조성을 흉내 낸 실험에서 만들어 진 물질도 모두 산성이었다. 산소가 없던 초기 대기에는 이산화탄소가 많았고, 이것이 물에 녹으면 탄산이 된다. 즉, 탄산과 소금이 녹아 있는 바다가 모든 생명의 고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탄산은 상쾌함과 스트레스 해소 기능이 있고 여러 가지 식품의 맛의 비밀이기도 하다. 콜라,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뿐 아니라 맥주, 막걸리, 샴페인에도 중요하고, 김치의 청량감도 발효 중에 발생한 탄산 때문에 느낄 수 있다. 심지어 빵이나 커피는 가열 중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맛으로 작용하지 않지만 제품의 조직을 변화시켜 맛이나 적용성이 달라지게도 한다.

산미료는 무조건 좋아하는 맛은 아니다. 음식이 절대 부족한 과거에 어지간한 상태의 음식이면 먹어야 했고, 먹어도 되는지(발효) 아니면 포기해야 되는지(부패)의 판단 방법은 산미와 후각에 의존하였기에 경계의 맛이자 조심스러운 맛이었다. 그래서 음식에 대한 학습이 부족한 아기의 경우 신 것을 싫어한다. 신맛과 쓴맛은 안전히 확인되고 익숙해지면 좋아하는 맛이지 무조건 좋아하는 맛은 아니다.

About 최 낙언

최 낙언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부터 제과 회사에서 근무했고,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하여 연구했다. 첨가물과 가공식품을 불량식품으로 포장하는 거짓된 프로그램에 충격을 받아 www.seehint.com에, 여러 자료를 스크랩하고 연결, 정리하여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한 결과물을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감칠맛과 MSG 이야기』가 있으며, 나머지 생각도 몇 권의 책으로 마저 마무리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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